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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베르크 프로젝트 ㅣ 프로젝트 3부작
다비드 카라 지음, 허지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때는 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 11월
9일 폴란드의 유태인 강제수용소. 나치 SS의 수장 하인리히 힘러는 이 곳을
극비리에 방문했다가 자신을 겨냥해 저질러진 암살테러 속에서 극적으로 살아남는다. 희생없는 대가는 없다고 숙청과 피바람 부는 검거
바람은 자동연계. 그리고 배경은 현재로 넘어간다. 월스트리트에서 잘 나가던 주식중개인
제레미 노바체크란 남자가 있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이유도 없이 집을 나간 뒤 엄마랑 단 둘이 살았고 그때의 증오로 이름을 코빈에서 엄마의 처녀적 성을 따라 코빈에서 노바체크로
바꾼 것. 떼돈을 벌었지만 음주운전으로 한 아이를 치어 죽인 후 죄책감으로 폐인이 되다시피 했다. 어느날 미 공군으로부터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전해듣고 엄마 병문안을 갔다가 엄마에게서 받은 펜던트에서 나치 표식의 열쇠를 보고 경악한다.
그때부터 찌질했던 제레미의 일상에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회사대표인 버나드와 아버지는 CIA 요원이었다는 점, 자신과 엄마를 버렸다고 생각해왔던 아버지는 비밀임무를 수행 중이이서 부득이
가족을 멀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알게되면서 혼란에 빠지는 제레미. 하지만 정체모를 암살자들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신마저 죽이려 하는
정체절명의 순간,이스라엘의 모사드 내의 메차드 키돈에서
일하는 에이탄 모르그란 남자가 나타나 암살자들을 처치하고 자신을 구해준다. 여기에다 버나드가 제레미의 신변보호를 위해 파견한 CIA 여요원
재키까지 합류하면서 세 명은 블레이베르크 프로젝트라 명명된 어떤 음모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블레이베르크
프로젝트>는 유태인 출신 빅터 블레이베르크 교수가 아리안의
우월성에 입각하여 인간을 초인으로 개조하고자 한 비밀 프로젝트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이 프로젝트는 SS의 수장인 하인리히
힘러의 주도하에 인간을 생체실험도구로 삼아 실험을 계속했다. 그의 출신성분으로 따지자면 살아남기가
힘들었테지만 신분을 은연중에 숨긴 채 나치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마침내 실험체 중 살아남은
최후의 성공작 302호가 탄생한다. 자연의 섭리를 거부하며 경이로운 생명체로 재탄생한 302호. 그것은 바로 죽음으로 연결될 준비가 되어
있으니...
음모론을 바탕으로 한 팩션스릴러
<블레이베르크 포로젝트>는 정말 오랜만에 읽은 프랑스 스릴러. 어려서부터 미국의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작가의
이력답게 전형적인 헐리웃 액션스릴러물이다. 심리 묘사보다는 몸으로 부딪치며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특성이 있고 시로 프로젝트 3부작의 출발점으로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강대국들이 세계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패전국인 독일은 물론 경쟁국의
군사기밀을 빼돌리기 위한 물밑공작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실감나게 그려진다. 비단 핵무기가 아니더라도 선점의 우위를 누리기 위해서라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역사적 아이러니만큼 컨소시엄이라는 비밀조직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현상은 없을
것이다.
자신을 괴물로 만들어버린
컨소시엄의 파멸을 꿈꾸었던 기인 302호는 인격과 존엄성을 무참히 파괴하고 인위조작해버린 특정집단의 야욕을
누구보다도 분쇄하고 싶었을 것이고 그 분노는 인류의 존망에 위협을 가하는 자들에 대한 선전포고의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역사는 반복되고
망령은 되살아나 선이 악의 유혹을 이겨내고 선한 자들을 수호해 줄거라는 믿음은 제레미 일행에게서 이 거대조직을 상대로 승산없어 보이는 무모한
투쟁을 이끌어내도록 한 원동력이 되는 진짜 이유이다. 그러하므로
컨소시엄의 음모는 나치의 극단적인 이론에 동조해 과학의 논리를 통해 인류를 진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으니 이 어찌
비극적이며 오만의 극치가 아니랄 수 있을까?
겁도 없이 지옥의 문을 열고 유전자 변이를
통한 신인류의 탄생이라는, 인간의 이성을 초월한 극악무도한 만행을 그들은 거리낌없이 저지르려고 했다. 다만 계산에 포함시키지 못한 변수를 사전에
제거하지 못함으로서 결국은 우리가 익히 예상하고 있는 방식으로 일단 매듭짓는다. 하지만. 이제 빙산의 일각이 모습을
드러냈으니 본격적인 흥미진진함은 독자들을 영접할 준비를 하고 있으리라. 새로운 목표와 새로운 각오가 시작될 것이다. 기대치만
낮춘다면(특히 나치의 음모, 이런 걸 좋아한다면) 무난히 즐길작품이며 남녀주인공의 귀여운 로맨스는
보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