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조의 바다 위에서
이창래 지음, 나동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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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담들에 둘러싸인 각 지역 사람들은 지역 실정에 맞게 살아가는데

우선 차터 사람들은 건강에 좋은 음식만 선택해 먹고 자녀들을 과외 시킨다.

B-모어 사람들은 전형적인 중산층이라고 볼 수 있는데

특별한 호사를 누리지는 못해도 적당히 먹고 사는데 지장 없으니

차터 사람들의 지시를 받아

일하고 상납도 하면서 주어진 몫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자치주는 사실상 가진 자들의 무관심 속에서 방치되고 있는

황폐화된 지역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자치주를 포함해서

사실상으로 공통된 이슈가 없을 것 같은 세 지역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원인불명에 변변한

치료제도 마련되지 않은 C-질환이라는 질병이다.

그나마 계급사회의 빛과 그늘에 따라 의료혜택을 박을 수 있는

차터 사람들은 형편이 낫지만 B-모어 사람들은 최소한의 치료기회만

부여되며 자치주 사람들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라

모든 것은 하늘의 운에 맡겨야만 한다.

 

디스토피아로 설명되는 가상의 세계, B-모어에서 수족관 잠수부로

일하는 17살 중국계 소녀 판. 어느 날 남자 친구 레그가 사라지자

그를 찾아 나선다. 아무도 레그의 실종에 관심이 없어 대신 찾기로

한 것인데 지금까지 살던 세계를 벗어나 아직까지 가 보지 못한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판의 행보는 변화 없던 세계관에 파문을 일으키고...

 

구역의 정문은 외부로부터의 침입불가이면서 예정된 패턴대로

정해진 일상을 담보하는 수호자이자 관문이었을 것이다.

제 판의 여행은 절대 이루어질리 만무한 소망을 외부로 실어 나르는

계기가 되고 있다. 다른 세상의 사람들과의 만남과 교류는

실로 기이하고 환성적인 여정들로 빼곡한데 밖으로 나가지 않았더라면

결코 몰랐을 진실들, 학교에서 배웠던 교과서들은 순응과 질서만

가르쳤을 뿐, 바깥세상의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어려움을 겪고 헤쳐

나가는지 철저하게 눈과 입을 가렸었다.

 

점차 틀에서 눈을 뜨는 판.우리 각자는 개인의지를 가진 채

결정하고 의견도 내놓을 권리가 분명 있다.

습관화된 범례를 길잡이로 선호했을 뿐이다.

급의 불평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권태감과 텅 빈 공허감이 남게 된다.

비록 가상이지만 현실이 반영된 소설 속 사회의 모습들은

암울하고 어두웠기에 판이 여행하며

전파하는 희망이란 씨앗은 등불처럼 환하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자신들을 서로 묶고

서로 달라붙어 있었지만 틀을 깨고 나서면서

사랑이라는 응원을 점차 배우게 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에서 처음에는 낯설다. 하지만 다시 읽으면 그제야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글귀들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비로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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