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 아이야, 가라 2 밀리언셀러 클럽 47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미국에서는 매일 2300명의 어린이가 실종된다고 한다. 그들 중 상당수는 이혼한 부모 중 어느 한쪽에 의해 납치되는데, 그 경우 50퍼센트 이상은 아이의 행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대부분은 1주일 이내에 돌아온다. 실종된 아이들의 다른 예는 버려지는 경우이다.

 

- 본문 중에서 -

 

 

 

4살짜리 여자아이가 유괴당합니다. 아만다라고 불리는 이 소녀는 언론의 대서특필과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에도 불구하고 생사를 알 수 없습니다. 사립탐정 켄지와 앤지는 외삼촌과 숙모의 의뢰를 받아 아이의 행방을 뒤쫓는데요. 경찰 아동범죄반의 풀레 형사와 브루사드 형사와 공조하여 아이들을 고문 살해한 전과가 있는 사이코 부부를 추적하던 중 단순한 유괴사건의 배후에 마약조직이 개입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켄지와 앤지에게 드러난 이 유괴사건의 실체에는 잔인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데.....

 

 

혹자들은 그랬습니다. 이 시리즈의 1<전쟁 전 한잔>보다 2<어둠이여, 내 손을 잡아라>, 2탄보다 4<가라, 아이야, 가라>가 더 뛰어나다고요. 읽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요. 그랬습니다. 읽으면서 수시로 눈물 흘렸고 분노하고 좌절하고 마지막에는 짙은 여운이 남았습니다. 이 시리즈에 반해 4탄까지 오면서 이번 작품이 그중에서 최고라는 점에는 이견을 달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스릴러물은 무척이나 많았기에 어찌 보면 새삼스러운 소재선택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다른 각도에서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과연 아이는 부모를 선택할 권리 따윈 없는 걸까? 부모 잘 만나 아이는 행복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면서 구김살 없이 살 수는 없는 걸까? 왜 아이는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방임되면서도 감내하고 살아야만 하는 걸까? 이 소설을 읽고 나면 독자들은 새삼스럽게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만다의 엄마 헬렌이 그런 고민을 하게 하는 몹쓸 여자입니다. 아이에게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귀찮아하기까지 합니다. 가령 아만다를 뜨거운 백사장에 장시간 놔두고 친구랑 놀러갔다 와 보니 아이는 이미 화상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엄마란 이 여자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다 치료받게 할 생각은 않고 맥주를 아이 몸에 끼얹어 버리죠. 아이가 유괴당한 날 당일에도 친구네 집에 TV 보러 간다고 집을 장시간 또 비운 사이에 아이가 증발되어 버리구요. 뿐만 아니라 아이를 되 찾는데엔 여전히 무관심해서 TV 에 출연하여 스타가 되는 것만 즐기는 망나니 엄마이죠.

 

 

이 엄마란 여자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말을 바꿉니다. 책임감이란 것이, 모정이란 것이 카멜레온처럼 시시각각 변화해버리지요. 이제는 연인으로 맺어졌던 켄지와 앤지의 관계는 그래서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켄지의 아이를 낳고 싶었던 앤지는 양부모의 보살핌 속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아만다를 친엄마에게 되돌려주려는 켄지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양부모란 사람들이 비록 범죄를 저질렀기는 하나 아이에 대한 사랑은 친엄마보다 앞서기 때문에 묵인해준다면 아이는 행복한 가정에서 자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결국 아만다는 친엄마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아이의 미래는 참담하리란 것은 뻔할 뻔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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