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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면, 도와달라고 말해요
하세가와 야스조 지음, 이영미 옮김 / 김영사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입'은
감사할 때 쓰고 '귀'는
끝까지 경청하기 위해 쓰겠습니다.
'눈'으로는
당신의 좋은 점만을 보고 '손'을
내밀어 돕겠습니다.
'마음'으로
당신의 고통을 내 것처럼 느끼겠습니다.
저는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튼튼한
휠체어를 굴려 힘껏 달려가겠습니다.
“힘들면,
도와달라고
말해요”
절박한
업무처리에 마음의 여유는 없고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바쁜 연말연시.
솔직히
내 입에서는 "도와주세요"라는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천성적으로 자존심이 강해 다른 이의 손길 빌리는 걸 용납 못하기도 하지만,
상대방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면 어쩌나 하는 소심함도 큰 한몫.
결국
도움요청을 포기하고 혼자 낑낑대면서 받는 스트레스로 신경이 바짝 서는 와중에 이벤트 당첨으로 받은 이 책은 날씬한 분량이지만 분노와 좌절을
다스리는 처방엔 제격이다.
정말
다행이야.
저자인
하세가와 야스조는 브이리턴 종합심리연구소 소장,
심리분석사,
전문상담가이다.
네
살때 가정이 붕괴되면서 혼자 살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대한 반항심으로 폭주족이 되었지만 사고로 "너는
평생 두 다리로 걸을 수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수차례 자살을 시도한다.
사고
후유증과 장애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일하고 말할 수 있는 너는 우리의 희망의 별이야"
라고 얘기하는
주위사람들과 더 심한 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의 따뜻한 격려에 희망을 얻고 재기에 성공한다.
그
후에도 많은 시련들이 있었지만 모두 극복하고 지금은 "자살방지"를
구호로 걸고 일본 각지를 돌며 면담,
상담,
강연
등을 통해 절망에 빠진 많은 사람들을 희망으로 이끌고 생명을 전하고 있다.
여기까지가
그의 약력에 대한 설명인데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던 그를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 것은 바로 "도와주세요"라는
한마디로 친절한 도움을 받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어주게 한 점 때문이다.
야스조가
그동안 상담했던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모든 잘못은 자신에게 있고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미안함 때문에 자책하면서 하루하루 눈물과 후회
속에 점철된 인생을 살고 있는 가엾은 사람들이다.
주위사람들도
힘들거라면서 자신은 힘들다는 말을 어리광으로 금기시하면서 감정을 억누르고 살기에 미처 "미안합니다"
말만
할 줄 알았지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할 줄도 몰랐던 사람들이다.
야스조도
충분히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인생이라는 항로에 등불을 밝혀주기 위해 소중한 한마디를 그들에게 전하면서
재기에 큰 힘을 보탠다.
그것은
"도와주세요"
말
대신 자신을 책망하는 것은 감각을 마비시켜 마음의 균형까지 무너져가도록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누군가를 돕고 싶다"
생각하기에
폐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정말로 괴로울 때는 "도와주세요"라고
한번 말해보자.
그리고
도움을 받으면 "고맙습니다"
라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감사를 표시하자.
그리고
저자는 받는 것은 주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말한다.
"도와주세요"는
"사랑해요"라는
말과 같은 의미라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 멋진 말인 것 같다.
그렇다면
도움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다면 귀 기울여 관심을 표함으로서 그 사람을 향한 사랑의 증표를 보여주는 걸 어떨까?
물론
도움을 받기 전에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실천이 중요하겠지.
그런데
책의 앞 표지에는 보다시피 귀여운 냐옹이 세마리가 어깨동무를 하면서 "우리처럼
서로에게 말하세요 <힘들면,
도와달라고>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아 살짝 웃음이 나온다.
힘들
때마다 최소한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잠시라도 행복해질 것 같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우리 냐옹이들 나온 표지를 한번 노려보고 자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