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아이스

블랙 아이스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2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0월

집 아래쪽 어둠 속에서 코요테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떠오르는 달을 보며, 혹은 불길을 보며, 혹은 어둠 속에 홀로 떠도는 처량한 자기 신세를 한탄하며 울고 있는 것 같았다(본문 중에서)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2탄 <블랙 아이스>를 읽었다. 출간된 지는 한참 되었는데 계속되는 타 작가들의 신간 공세에 계속 후순위로 밀려 있다가 마침내 읽을 수 있었다. 사실 해리 보슈 시리즈의 국내 출간순서가 다소 뒤죽박죽이기도 하지만 나 또한 이 시리즈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으니 ‘뿌리 깊은 나무’ 대신 ‘뿌리 깊은 해리 보슈의 원형을 찾아서’라고 비유를 하면 될까나....

줄거리는 이렇다. 경찰국 강력계 형사에서 할리우드 경찰서로 좌천된 형사 해리 보슈는 모텔에서 발생한 마약 수사팀 형사 칼렉시코 무어의 자살 추정사건 현장으로 출동하게 된다. 처음에는 자살로 추정되었던 무어의 죽음에 무엇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음을 발견하면서 보슈는 마약상 살인사건과 관련하여 신종마약으로 급성장중인 "블랙 아이스"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자 그를 만났던 점을 떠올리며 단독으로 사건을 수사하기로 마음먹는다.

한편, 연말 살인사건 종결률이 절반에 조금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자 파운즈 과장은 보슈에게 임의의 사건을 하나 배당하여 해결토록 함으로서 저조한 실적에 대한 비난을 면하고자 사건 해결을 독려한다.

보슈는 할 수 없이 동료 형사의 사건을 떠맡아 미 해결중인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중 죽은 무어와 연관이 있음을 알게되고 무어의 팀 동료로부터 보슈에게 전달해달라는 메시지와 함게 무어가 작성했던 사건파일을 받는다.

계속 사건의 배후를 수사하던 보슈는 멕시칼리의 교황이라고 불리는 멕시코의 거대 마약조직 우두머리 움베르또 소릴료가 개입되어 있음을 직감하게 되는데...

<블랙 아이스>는 신종마약이 어떠한 배합으로 제조되고, 어떠한 수송경로를 통해 국경을 넘는지 마약의 제조, 유통에 관한 전반적인 묘사와, 미국과 멕시코 경찰 간의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공조상황이 잘 설명되고 있어 긴박감이 잘 드러난다.

또한, 이 모든 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받고 있는 멕시칼리의 교황의 정체가 드러난 순간 독자들은 작가에게 기대했던 수준의 반전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번 시리즈는 범죄스릴러로서의 매력도 좋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해리 보슈의 개인사인데, 어머니의 죽음을 전해들은 어린 보슈의 처절한 눈물, 아버지의 임종, 그리고 그때 처음 만난 이복 형인 변호사 미키 할러(링컨차를 타는 변호사의 주인공) 까지 과거 이야기에, 새로운 사랑 실비아를 만나지만 영원하지 않으리라는 것 까지... 보슈에 대한 동정과 연민이 샘솟는 걸 막을 순 없었다. 아! 가엾은 우리 보슈! 

이것으로 해리 보슈시리즈를 5편까지는 다 읽었다. 조만간에 7편 <다크니스 댄 모어 나잇>이 출간될 예정인데 <블러드 워크>의 테리 매케일럽 형사와 해리 보슈의 조우가 기대된다. 하지만 그전에 아직 못 읽은 6편 <앤젤스 플라이트>부터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