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차일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
존 하트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존 하트의 <라스트 차일드>를 읽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호평을 접하며 과연 얼마나 대단한 스릴러인지 부푼 가슴을 안고 읽어내려 갔는데요. 결론부터 얘길 하자면 메이저리그의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비유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기존 선발진에 클리프 리까지 영입하면서 게임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꿈의 선발진 "판타스틱4"를 구축했었고,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까지 필라를 2011년도 월드시리즈 우승 1순위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죠.

 

그러나 공은 둥글고 시합은 해봐야 아는 것이라 결국 지구 우승은 차지했지만 월드시리즈로 가는 마지막 티켓은 획득하지 못한 채 쓸쓸히 뒤안길로 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라스트 차일드>가 그랬습니다. 작년부터 2011년 출간 예정작 중 큰 기대를 모으던 작품이었고, 실제로 출간된 후 많은 독자들의 별 다섯짜리 서평이 쏟아졌었죠.

 

읽는 이의 마음을 때려잡는다는 이 스릴러가 내게는 결정적인 임팩트를 주지 못했던 것은 아마도 그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유괴 등 각종 범죄를 다룬 스릴러가 무척이나 많았기 때문일 겁니다.

 

자극적이고 새로운 소재의 스릴러에만 집착하는 독서 패턴이 가져온 부작용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읽다보면 언젠가는 소재의 참신성 문제로 스릴러에 흥미를 잃어버리는 날이 조만간 도래하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소설을 무작정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뛰어난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단지 사전 기대치가 너무 컸었다는 게 문제였을뿐...

 

사실 아동 유괴를 다룬 스릴러는 많습니다만 다른 스릴러들과 차별화되는 것은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애통한 심정과 핏빛 복수극이 중심이 아니라 여동생을 유괴당한 열세 살 소년 조니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겠죠.

 

피해가정이 대개 그러하듯 조니의 가정도 풍비박산 나서 아버지는 집을 나가버렸고 엄마는 남자에게 학대당하면서 약에 절어 아이는 사실상 방임되면서 세상의 외면과 무관심 속에서 세상을, 어른들을 불신하게 됩니다.

 

우연히 한 남자의 살해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그 남자로부터 쌍둥이 여동생 앨리사를 보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여동생이 살아있을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단짝친구인 잭과 함께 여동생을 찾으러 다닙니다.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를 바랐는데 예기치 못한 결말에 마음이 무척이나 무겁고 착잡했습니다. 어쩌자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런 짓들을 하는 건지... 프리맨틀의 "어린아이들은 소중한 선물이야"라는 말대로 아이들은 온전한 환경 속에서 어른들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 속에서 꿈을 먹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소설처럼 어른들의 추악한 범죄, 진실을 외면하고 은폐에 급급한 경찰들, 피해자들의 고통보단 1면 뉴스기사거리 생산을 위해 날파리 처럼 꼬여드는 저급한 언론들에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요....

 

책 표지에는 조니가 문틈으로 들여다보는 모습이 있는데 아마도 약물에 취해 폐인이 되어버린 엄마를 안타까이 지켜보는 모습일겁니다.

 

과연 이들 모자는 아픔을 딛고 다시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한번 벌어진 상처는 쉽게 아물진 못하겠지만요...

 

근데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무실에서 짬짬이 이 글을 작성하는 이때에 경찰청에서 유괴, 실종사건 발생시 공공기관 및 시설에 대하여 경보발령 관련 협조요청 공문이 결재로 올라왔습니다.

 

2007년 제주에서 있었던 여아 납치 피살사건을 계기로 시행되는 제도라고 합니다. 우연치곤 휴~~~ 우리 모두의 관심과 각성을 촉구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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