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의 서명 셜록 홈즈 전집 2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박상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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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색 연구>로부터 7년이 흘렀다. 범죄가 있어야 물 만난 고기가 되는 홈즈는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왓슨과 함께 관찰과 추리의 차이점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홈즈가 설명하는 둘의 차이점은 들어도 여전히 헷갈리지만 어쨌든 다르다. 그 때 젊고 매력적인 메어리 모스턴이라는 아가씨가 소문 듣고 찾아 왔다며 자신이 겪은 사건을 들려주는데...그녀의 직업은 가정교사이고 인도에서 군인으로 복무하셨던 아버지가 휴가차 런던으로 오신다는 전보가 도착했고 당일 약속시간에 맞춰 만나러 가니 아버지는 안 오셨다고 한다.

 

 

그렇게 연락이 끊겨 소식을 알 수 없어 애태우던 딸에게 수년이 지나 현재까지 발신인을 알길 없는 진주가 계속 배달되어 왔다. 그래서 이 미스터리를 풀어주십사고 두 남자를 찾아왔던 것이다. 일거리가 없어 전전긍긍하던 홈즈는 의뢰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사건을 조사한다. 그런데 진주를 보내준 사람을 찾아 사연을 듣고 그 사람의 형에게 같이 찾아가는데 남자의 형은 자신의 집에서 의자에 앉은 채, 죽어있었다.

 

 

살인 사건의 배후에 감춰진 과거의 진실들을 밝혀나가는 와중에 드러난 인간의 물욕은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만족을 몰라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수 없는 진흙탕 싸움에서 서로를 증오하고 죽고 죽이는 상황들은 살인을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의 합리화로 변질되어 버린다. 그렇게 해서 네 개의 서명은 배신을 증명하는 신호탄이었다.물론 제 밥그릇 뺏겨서 억울한 쪽에서는 무엇이 잘못된 거냐며 항변의 소지가 있겠지만 가정이 결과를 옹호해주지는 않는다.

 

 

대신 어쩔 수 없음에 체념하게 되는 마지막 회고담은 약간 안타까운 심정이 조금 들기는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확 들어오는 건 왓슨의 사랑이다. 뜻하지 않은 전개 덕에 그녀의 사랑을 얻었으니 훈훈한 해피엔딩에 잠시 즐거웠다. 비록 셜록 홈즈에게 오명을 덧씌우는 약쟁이의 모습, 게다가 그 행위의 합리화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결국 건전생활은 이 남자의 길이 아닌 듯싶다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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