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의 고백 우먼스 머더 클럽
제임스 패터슨.맥신 패트로 지음, 원은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현재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중 한 사람을 꼽자면 아무래도 제임스 패터슨을 빼놓고 이야기가 되지 않을 것 같다. 베스트셀러 리스트 1위에 총 19편을 올려놓았고, 연간 수입이 5천만불 이상이라고 하니 정보로만 인지하고 있는 명성 그 이상의 슈퍼베스트셀러 작가로 불리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겠다. 그런 제임스 패터슨의 <알렉스 크로스 시리즈>와 더불어 또 다른 인기 시리즈인 <우먼스 머더 클럽 시리즈>를 통해 귀동냥으로만 접했던 패터슨의 명성을 확인해볼 기회가 드디어 생겼다.

    

 

형사 린지, 검시관 클레어, 기자 신디, 검사 유키의 네 여성 주인공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의 여덟 번째 시리즈인 "8인의 고백"은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재능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이 팀플레이로, 때론 개별의 사건들을 따로 국밥식으로 나눠 수사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아침 출근길 통학버스가 갑자기 폭발하고 테러로 간주되어 용의자를 찾아야 하는 의문의 사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곧 이어 거리의 성자로 불리던 한 노숙자가 처참하게 유린당해 살해당한 채로 발견되고, 상류층 인사들이 연달아 변사로 발견되는 등, 끊임없는 사건들로 넘쳐나는데 이 사건들은 경찰의 업무과중과 중요도면에서 우선 해결순위가 정해진다.

 

 

린지와 클레어는 상류층 인사들의 연쇄죽음을 담당하게 되고 특종을 노리던 기자 신디는 일반인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노숙자 사건을 검사 유키는 존속살해 사건을 맡아 각자의 임무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이런 식으로 “8인의 고백은 제목에 등장하는 다수의 숫자처럼 여러 사건들이 다발처럼 터지는 과정과 이것을 풀어나가는 수순에서는 나름 미스터리하면서도 거의 4페이지 이내의 빠른 챕터 전환과 간결한 문체로 술술 잘 읽혀진다는 특성이 있는데 이 점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좀처럼 발견하기 힘든 간결함이라는 점에서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여성의 감수성과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장점에 있어서도 더욱 두드러지며 여성독자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아니 오히려 여성독자들이 더 좋아할만한 스타일이 아닌가 싶은 게 군데군데 양념처럼 끼어드는 로맨스는 하드보일드 아닌 소프트한 추리물로 완충시키는데 크나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랑도 중요하지만 일도 잊어선 안 되는 법, 이 숙녀분들은 자주 마음이 흔들린다. 주위에 매력적인 남자 동료나 주변인물들이 등장하기에 그러는 것도 이해하고 넘어가고 싶지만 필살기처럼 남용하는 것 같아 산만해지면서 몰입에 받을 정도이니 정신건강을 생각해서 적당히들 하셨으면 좋겠다. 사랑에 눈 멀지 말고.

 

 

결국에는 로맨스를 뒤로 물리더라도 사건의 해결과 집중을 통해 추리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초반에 발생한 통학버스의 폭발은 시작부터 스케일과 긴장감 조성면에서 탁월하게 시선 집중하는데 성공하나 이후 사건들을 해결하는 단계들이 그냥 뒤지고 다니다 단서 포착, 범인 발견, 사건해결로 진행된다. 그러다보니 범인의 정체는 허술하고 범행 동기는 더욱 개연성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다 보니 정신학적 분석에서 사이코패스로만 범행을 분석할 수밖에 없는 아쉬움이 크다.

 

 

분명 네 여성 주인공들은 캐릭터별로 개성이 강하고 좀 더 큰 물에서 놀 수 있는 재목들인 것 같은데 제임스 패터슨이 다작을 하는 것 때문인지, 공저라는 시스템의 한계인지 급히 찍어낸 수제품으로 인식된다더군다나 초기작들도 단점의 반복들이 타인의 서평들에서 자주 지적되곤 하는데 뭐든지 과하면 부족함만 못할 듯 하다. 소재면에서도 참신성도 발견하기 힘들고 반전이라고 하기에도 미흡하지만 매끄럽게 전개되는 필력만큼은 구성의 결핍을 커버할만한 솜씨임은 인정하고 넘어가야겠다. 그래서 뛰어나지도 나쁘지도 않은 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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