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자들 메두사 컬렉션 2
제프리 디버 지음, 남명성 옮김 / 시작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릴러 작가를 2명 정도 꼽는다면 마이클 코넬리와 그리고 제프리 디버이다. 제프리 디버의 소설들은 RHK에서 나오는 링컨 라임 시리즈 및 스탠드 얼론들, 모클에서 나오는 캐트린 댄스 시리즈로 접해왔는데 메두사클럽에서 나온 스탠드 얼론도 있다는 것을 한 참 후에나 알게 되었다. 임팩트 없는 제목에다 역시 임팩트 없는 표지는 과연 제프리 디버 신화에 흠집을 내진 않을지 의구심마저 드는 것은 당연한 거고... 그리고 누군가가 이 소설 <남겨진 자들>을 링컨 라임 시리즈 중 하나라는 근거 없는 허위정보를 블로그인지 카페인지에다 게시한 것을 보기까지 했다. 링컨 라임 시리즈를 타 출판사에서 내놓을 리 만무하지, 게다가 전담역자도 따로 있는데 말이다. 난 왜 잠시 잘못된 정보에 혹했던 것인지? 반성 또 반성....

 

이 소설은 여름별장에서 걸려온 911긴급전화를 받고 여 경관 브린 맥켄지가 현장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대수롭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현장에는 부부의 시체가 발견되고 브린은 두 명의 살인자로부터 갑자기 쫓기게 된다. 낯선 남자들의 다음 타깃이 자신이 되리라는 직감에 달아나다 또 다른 여성을 만나 함께 쫓기면서 이야기는 긴박감 넘치게 흘러간다. 숲 속으로 도망간 두 여자를 두 남자는 포기 대신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숨 가쁜 추격전으로 전개하게 만든다. 브린은 다른 여자와 그리고 자신의 목숨도 건지기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시간을 벌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면서 탈출을 꾀하는 것뿐이다.

 

추적자들을 떨쳐버리기 위해 다양한 도망 루트와 위장전술, 그리고 각종 기만전술을 총 동원해보나 살인자들은 용케도 간파하고 시시각각 생명을 위협해오는데 한 치의 오차, 잠깐의 방심도 용납지 않는 치밀한 두뇌싸움 속에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엎치락뒤치락하는 대혼전은 짜릿한 스릴과 쾌감을 던져준다.

 

그렇게 중반까지 흡입력 있던 전개가 어느새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계속된 숲에서의 추격전은 한정된 공간과 환경적 특성으로 인하여 곧 지루함이 엄습하면서 그때부터 이야기의 흐름을 나도 모르게 놓쳐버리게 되는데 숲을 탈출하여 도시로 도주경로를 옮겼다면 집중력을 유지한 채 새로운 공간 설정으로 이채로운 전개가 되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드는구나. 

 

<곤충소년>에서도 숲을 도망다니지만 지금과는 다르게 누명인지, 진범인지 알 길 없는 의문 속에 먼저 이 같은 공간 스타일을 접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현대적 도시에서 벌어지는 사투를 더 선호하는 나로서는 영원히 숲 속 미아가 될 것 같은 설정 속에서 스릴과 반전 모두 놓쳤다는 점은 디버의 열렬한 독자로서 처음 겪는 상황이라 많이 당황스러웠다. 그렇기 때문에 디버가 착안하고 의도한 시도는 별로 공감되지 않는다. 올해만큼은 제프리 디버의 고난기가 아닌지, <도로변 십자가>도 끝까지 집중해서 읽고도 아쉬운 반전으로 실망을 남기더니 이번 소설도 이래서 대략 난감했다.

 

좀 더 분발하시우~~ 디버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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