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문 Medusa Collection 1
토머스 H. 쿡 지음, 김시현 옮김 / 시작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지금 소개하는 이 책 <심문>의 저자 토머스 H. 쿡은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에 그리 잘 알려진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에드거상 수상 외에 배리상, 맥커비티상 등의 후보로 단골 노미네이트되는 인기 미스터리 스릴러작가 중 한 사람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중이다. 그의 작품들이 서정적 아름다움이 결합된 매혹적인 이야기라는 평가와 함께 어두운 렌즈를 통해 밤을 그려내며 우리의 영혼을 사로잡는 작가”, “지성과 감성을 겸비한 천재 작가라는 눈부신 찬사를 받고 있으니 무심히 지나쳐버릴 수 있는 작가가 아닌 것은 틀림없을 듯. 도서관에 들를 때마다 책장에 꽂혀 눈길을 끌었던 데에는 이러한 화려한 경력들이 은연중 아우라를 뿜어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날 오후, 8살 소녀 캐시가 공원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한다. 사건 발생 후 검거된 용의자는 살인현장에서 체포된 거리의 부랑자 스몰스이다. , 이 끔찍하고 몸서리치는 살인사건에 불행히도 목격자도 증거도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래서 경찰은 그의 유죄를 입증해기 위해 주어진 12시간 안에 심문을 통한 자백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용의자는 그대로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게 되어버린다. 캐시를 죽인 범인은 과연 그가 맞을까?

 

사건을 은폐하고자 하는 시도와 진실을 밝혀내고자 하는 시도 간의 피 말리는 심리전 속에서 용의자를 심문하는 형사들의 슬프고도 비극적인 삶이 마치 카메라 앵글에 포착되듯 전개되는 방식이라 영화의 한 장면을 목격하는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형사들의 어두운 과거와 가족과 연루된 아픈 상처들이 사건의 진실을 알기위해 파헤치는 모습을 따라갈 때 마다 소름이 돋게 되는 것이다.

 

용의자의 범죄를 증명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긴박감있는 심문 과정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말로 이어지면서 어둠의 심연과 부딪치게 되는데, 이야기를 능수능란하게 이끌어내는 토머스 쿡의 글 솜씨에 정녕 놀랄 수밖에 없다. 누가 토머스 H 쿡을 스티븐 킹을 닮았다고 했다는데 외모보단 스토리텔링 능력만큼은 견주어도 될 것 같다. 소설을 읽는 동안 나 자신이 형사가 되어 용의자를 직접 심문하는 것 같은 상상들이 만들어내는 긴장감들이 한눈 한번 팔지 못하게 하는 흡입력을 펼쳐내기 때문이다.

 

진실 같은 의혹과 의혹 같은 진실들이 뒤엉켜 결정적인 순간들에서 너무 슬프고 비극적인 느낌마저 들어버린다. 쉽게 감당할 수 없는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바로 쾅 뒤통수 맞은 기분이랄까, 얼떨떨했고 그 느낌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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