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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 1 ㅣ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평점 :
오늘 인터넷에서 영화관련 정보를 검색하다 오쿠다 히데오 원작의 <남쪽으로 튀어>가 충무로에서 영화화될 예정이라는 기사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임순례 감독에 주연으로 김윤석과 오연수가 주연으로 내정된다고 하는데 오오옷! 이것은 진짜 대박이 아닐 수 없구나. 호홍. 
2012년 충무로에 불어 닥친 일본소설 원작의 영화화 바람이 제대로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미 <얼어붙은 송곳니>, <화차>에 이어 <용의자X의 헌신>도 방은진 감독에 류승범 주연으로 대기 중이고 <남쪽으로 튀어>까지 줄줄이 개봉하면 거의 환성적인 라인업이 아니겠나.
그런 점에서 오쿠다 히데오는 츠츠이 야스타카와 더불어 일본 코믹소설의 쌍두마차로 추켜세우고 싶은 작가인데 <공중그네>, <올림픽의 몸값>까지 총 세편으로 날 무지 흡족케 한 바 있어 영화화 소식은 무척이나 반가운 낭보이다. 이 소설은 그냥 날 흡족케한 수준을 넘어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작품이라 아마도 일본소설 역대 순위를 매긴다면 단연 1위로 손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본 소설은 정통 추리소설보다 이런 인간미가 물씬 풍겨나는 소설이 훨씬 좋단 말이지. TOP10을 추린다면 추리소설은 2편 정도 밖에 못들 것은 거의 확실하다. 그중에서도 이 소설은 군계일학!!
나의 총애를 듬뿍 받고 있는 <남쪽으로 튀어>는 국민연금 보험료 납입도 거부하고 국회 의사당 폭파를 은근 꿈꾸는 운동권 출신의 무정부주의자 열혈 아빠와 아빠를 뒤에서 묵묵히 내조하다가 결정적인 순간 돌변하여 혁명가로 탈바꿈하는 소심한 엄마, 이런 아빠와 엄마를 뒤늦게 이해하게 되며 비로소 한 가족으로 소통하게 되는 사춘기 아들과 딸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소설이다.
아이들에게 콜라와 캔커피를 매판자본의 산물이라며 금지하고, 학교수업을 제도권의 주입교육으로 간주해 등교마저 막아버린 아빠의 행동은 그야말로 괴팍한 아나키스트라 자녀와의 포복절도할 에피소드는 시종일관 빵빵 터진다. 그 부분만 놓고 보면 단순히 웃고 즐기기에 손색없는 가벼운 소설로 치부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다면 나의 열렬한 지지는 이끌어 낼 수 없었겠지.
이런 가족들이 불가항력적으로 남쪽의 어느 섬마을로 여행을 떠나면서 그동안 몰랐던 부모들의 과거사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애들은 아빠와 엄마를 가까이에서 이해하게 되는데 이 소설의 진가는 여기서부터 발휘되기 시작한다. 이 탈도 많은 괴짜가족이 섬마을의 리조트 개발을 위한 공사강행을 저지하기 위한 일련의 투쟁들은 지금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벌어지는 격렬한 현장이 살짝 오버랩 되기도 한다. 물론 해군기지 건설을 두고 별다른 의견은 개진하지는 않겠다. 그냥 공사 저지의 목적이 닮은 꼴이라 같이 언급했을 뿐.
그렇게 국가정책에 반하는 환경보전 투쟁은 가슴 뜨거움으로 목도하게 되면서 이들 가족의 안위를 염려하고 소신있는 행동에 응원을 보내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놀래기도 하였다만. 그러나 애타는 염원을 무참히 짓밟기라도 하 듯 공권력과 자본의 논리에 굴복하여 장렬히 산화하게 된다. 뜨거웠던 한 여름의 대 소동은 그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동안 이루 말할 수 없는 열정이 빚어낸 감동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다. 어찌 보면 뛰어난 성장소설로도 읽혀지기도 하는 이 소설은 해학의 관점에서 접근해도 빛나는 성채가 되어 끝 모를 높이로 솟아있는 장면으로 자리잡는다,
그런데 일본 원작에선 우에하라 지로가 초등학교 6학년생 아들로 나오는 데 반해 영화에서는 청소년으로 변경되어 그려진다고 하는데 원작의 유쾌 발랄함과 소중한 감동을 부디 잘 버무려 멋진 영화로 재해석된다면 불만은 없겠다. 물론 영화는 기필코 관람할 것이며..... 어쨌거나 쵝오!! 기대만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