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생수는 금단현상을 불러와 마시지 않으면 두통과 고통이 한층 더 강화되고 에릭은 계속해서 과거의 특정사건들을 관찰자로서 보게 됩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숨은 강, 즉 인디애나 계곡의 지하온천수로 만든 "플루토 생수"에는 과거 이 지역을 지배했던 악의 화신과 그의 죄악에 얽힌 미스터리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마침내 생수를 마시지 않아도 환각이 현실로 나타나는 대목은 실로 섬뜩하기 그지없더군요.
그렇게 조금씩 고개를 쳐들던 악은 산 자의 정체성을 지배하려 하고 이 지역은 때마침 불어 닥친 거대한 토네이드의 영향권 아래에 들어가면서 과거와 현재, 선과 악이 일대 충돌하는 대 혼돈의 세계로 몰고 가게 됩니다. 이 순간 정말 장대하면서도 아찔한 아름다움과 쾌감을 선사하는데 정말 굉장하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직접적인 공포 대신 에릭이 겪는 광기의 체험을 통해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무색케하는 상상력은 독보적입니다. 세상의 빛과 소음들이 잠식되어 저 멀리 사라지면서 소름 돋는 희열이 느껴질 때 머리 속을 타고 춤을 추는 그 스타일리시함이란!
그런데 이 책의 배경인 웨스트바덴 스프링스와 프렌치리크, 그리고 생수관련 역사는 모두 사실이라고 하네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역사적 사실을 초현실적 소재로 탈바꿈시킨 코리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천부적인 재능에 다시 탄복하게되는 슈퍼내추럴 스릴러! 2012년에 출간된 스릴러 중 <스노우맨>에 필적할만한 스토리텔링과 몰입도, 그리고 파괴력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