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박물관 - 플라톤의 알람시계부터 나노 기술까지 고대인의 물건에 담긴 기발한 세계사
제임스 M. 러셀 지음, 안희정 옮김 / 북트리거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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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얼마 전까지 방구석 미술관이 인기를 끌었었다. 직접 미술관을 찾지 않더라도 큐레이터가 전시작품을 친절히 해설해 주는 것 같은 분위기를 방구석에 누워서 느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엔 방구석 박물관이 등장한다. 그런데 계열사가 같은가? 라고 혹하지 마라. 전혀 다른 출판사니까. 이 책은 그러니까 인류가 사용했던 물건의 탄생 연대기라고 할 수 있는데 고대인의 문명기술 수준으로는 무리니까 최소 중세 내지 근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세상에 빛을 보인 물건들이 아닐까라는 섣부른 억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실상은 놀랍다. 그렇게까지 오래전에 발명되었을 줄은 미처 몰랐다. 고대문명을 너무 얕잡아 본 거야. 현대인들의 자부심과 오만을 가뿐히 뛰어넘을 파격적인 창의력이 머나먼 그 시절에 이미 발휘되었던 것이다. 1전시실-생활용품, 2전시실-기계 및 기술, 3전시실-미스터리한 것들, 4전시실-군사 무기, 5전시실-의학, 6전시실-과학기술. 이런 식으로 실제 박물관의 전시실을 분류해서 직접 관람하는 듯한 체험을 제공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많은 발명품 중에서는 플라톤의 알람시계가 탄생하게 된 일화가 이채롭다. 느긋하였을 법한 고대인들이 아니었다. 현대인들처럼 바빠 죽겠는데 자꾸 늦잠 자서 돌아버리겠다는 플라톤이 만든 알람시계는 혁신적이기도 하고 알람소리가 시끄러운 휘파람 소리 같았다니 직접 재현해서 들어 봤음 좋겠다. 그뿐만이 아니다. 기원전 3세기에 전기 생산하는 배터리에 서기 4세기에 나노 기술이라니, 너무나도 앞서간 발명품들이지 않은가?

 

 

그리고 이러한 물건들은 대체로 중국, 그리스, 이집트가 많이 점유하는 것 같다. 특히 중국에서 유래된 것만 해도 전체 물건들 중에서 대략 3분의 1은 되나 보다. 서양 중심의 역사와 문명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히기 쉬울 때 이미 동양은 선진문명을 창조했다고도 해석된다. 다만 이 책이 아쉽다면 여학교에 부임한 미남 총각선생님께 선생님, 첫사랑 들려주세요.”라고 했더니 니들이 원한다면.., 옛날에 말이야...” 같은 농염함이 아니라 , 수업하자. 75페이지를 펼쳐.”라고 냉정하게 수업하는 것 마냥 근엄해서 교과서를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는 점이다. ! 어쩌겠는가? 그래도 무에서 유를 어떻게 창조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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