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검증 케이스릴러
이종관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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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넘김이 참 순수하고 깨끗한 소주를 마신 것 같다.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기억과 시력을 잃고 병원에 입원중인 이 남자를 경찰은 이수인 경감이라고 부른다. 어서 기억을 되살려야 모방살인을 저지르는 카피캣을 검거하기 위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텐데 본인은 오죽 답답할까, 그나마 희망적인 건 기억과 시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자신을 진료하고 간호하는 의료진이나 경계근무를 서는 경찰, 여기에 살인용의자를 몰아세워서 자살로 내몰았다는 이유로 감찰대상이 된 한지수 경사까지 목소리와 발소리 등 예민해진 청각으로 사람과 상황을 분별하는 중이다. 그러한 상황들이 충분히 흥미를 끌고 집중을 유도한다.

 

 

이종관 작가가 국내 유일의 범죄수사 전문 잡지의 편집장으로 15년 넘게 근무했다는 독특한 이력에 눈이 가 대체 어떤 몰골인지, 어떤 잡지인지 궁금해서 열심히 검색해보았지만 정보가 전무하다. 일반인들이 아무렇게나 구독할 수 없는 내용과 사진이 실려 있음을 간과한 나의 어리석음도 우습지만 끝내 정체를 노출하지 않은 작가의 신비함마저 매력적이다.

 

 

그리고 카피캣의 진짜 살인동기와 숨은 의도를 밝혀내기 위해서 자처했던 언론 인터뷰 시도와 더불어 제목 자체인 현장검증의 중요성 등 디테일이 살아있었고 다른 국내작가들과 비교하면 용어 구사나 사용하는 기법이 해박해서 남다른 강점이 있는 듯하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인물들의 대화가 자연스러워서 일단 썰은 풀어놓고 뒷수습을 못해 허둥대는 꼴 없이 깔끔하고 청량감 있게 잘 마무리했다고 본다.

 

 

그렇게 적시타를 터뜨린 반전과 스릴에다 입체감 있는 캐릭터는 앞으로 이종관 작가 한 사람에 주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시리즈에 대한 희망마저 엿볼 수 있었다. 마치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 같았던 이수인 경감과 한지수 경사를 파트너로 한 시리즈가 계속되어도 괜찮겠지. 처음으로 만난 케이스릴러는 이렇게 성공적으로 안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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