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자물쇠 잠긴 남자 상.하 세트 - 전2권 작가 아리스 시리즈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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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한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내 눈에 보인다. 그런데 아리스가와가 자신과 인연이 없는 이곳에 참석하게 된 연유는 대하역사소설을 주로 쓰는 대작가 가게우라 나미코 여사가 자신을 이곳으로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나미코 여사의 초빙을 받아 지루하게 기다리다 마침내 도착한 여사님. 왜 일면식이 없는 자신을 오라고 했을까? 의아함을 느낀 아리스가와. 그러자 나미코 여사가 이실직고 하는데 자신이 집필을 위해 머물렀던 호텔에서 나시다라는 남자가 사망했다며 죽음의 진상을 밝혀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었다.

 

 

사실 나시다라는 노인은 원래부터 알고 지낸 지인이 아니라 몇 년 전부터 호텔에서 장기 숙박중인 사람인데 호텔 측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투숙객들과 자신과도 오다가다 안면을 트게 된 경우라고. 어쩌면 그냥 인생의 황혼기 끝자락에 있는 노인의 고독한 자살이 될 것을 평소 그의 인품을 높이 산 주변인들이 결코 자살일 리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결국 자살이냐? 타살이냐? 경찰은 사건현장이 사실상 밀실인데다가 정황상 고독에 몸부림치다 자살한 거라고 결론내린 상태였다.

 

 

여기서 히무라 히데오가 처음부터 합세했더라면 진상 파악은 속도를 낼 수 있었겠지만 학교에서 시험 감독 한다고 뒤늦게 뛰어든 탓에 전반전은 아리스가와 아리스만의 단독조사만 이루어질 뿐이다. 하권은 결과적으로 그런 차원에서 분권이 이루어진 셈이다. 그래서 전반전은 나시다 노인은 과연 어떤 사람이었느냐 라는 휴먼다큐 같은 성격의 인물 탐구가 인내와 끈기를 요하고 있다. 나시다 노인은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었고 특별히 그에게 원한을 품을 만한 어떠한 정황도 보이질 않았으니.

 

 

그래도 두드리면 열리리라. 사람 좋아보이던 나시다 노인의 과거에도 숨겨진 오점이 있다. 젊은 혈기를 잘못 다스린 폭주의 결과들은 나중에 어떠한 이루지 못한 인연으로 이어졌기에 많이 안타깝고 측은했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지우지 하는 게 우리네 인생인 듯하다. 더구나 히무라 히데오의 합류는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데 상당한 가속도가 붙으면서 과거에도 미래에도 사소하게 정리될 수 있었던 불씨들이 악연으로 끝내 마무리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올바르게 사는 게 결코 쉽지 않아. 내 맘대로 안 되잖아.

 

 

결과적으로 히무라 히데오의 추리는 속도는 낼 수 있었으나 여전히 논리가 즉흥적인 면이 없잖아 있어 불친절하고 석연치 않았다. 그래서 개운하지 못했다. 오히려 나가노시마 관광 홍보에 더 마음이 끌렸는데 나도 배에서 굴 요리가 먹고 싶은 마음에 침만 꼴닥 삼키다 책을 덮은 순간이 존재한다. 그리고 뜻밖의 소확행에 기쁨을 느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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