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열화여가 2
명효계 지음, 손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평점 :
열화여가 1권을 읽고 나서 든 생각. 여가는 남자복도 참 많네 그려. 물론 당사자는 선택의 고민에 빠져 힘들었겠지만. 사실 소설 속 여가는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 오히려 중국 드라마 속 여가를 연기한 여배우는 참 이쁘단 생각이 들긴 했으나 결국 전풍인가, 옥자한인가, 은설인가, 누구랑 사랑의 결실을 맺어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진 구조인 것이다.
그런 점에선 난 한결같이 은설을 일방적으로 지지했다. 여자들은 옥자한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 같은데 그간 다른 소설에서 여자는 마음을 주지 않는데도 남자 쪽에서 아낌없이 사랑을 주다 목숨까지 내놓는 설정도 봤었기에 이런 방식이 넘나 싫었다. 그렇다면 어떡하든 둥 열 번 찍어 안 넘어오는 나무 없다고 은설이 도끼자루가 되어서라도 은설을 찍어버리는 데 성공했음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은설은 반드시 부활해야만 했다. 1권 말미에서 마음이 아팠기에. 돌아온 은설. 덕분에 한 여자를 둘러싼 세 남자의 다중로맨스는 여전히 앞서거니 뒤서거니. 물론 전풍은 이미 탈락이지만. 그런데 열명경의 갑작스런 죽음, 허망하게도 배후를 두고서 막장 같은 출생의 비밀이 있을 줄이야.
이 모든 피바람의 원흉인 암아랴의 동기 또한 사랑의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다. 뒤로 갈수록 판타지적인 설정이 은근슬쩍 묻어나려나 싶더니 그 또한 어떤 안배였지. 좀 뭐랄까, 어느 장면에선 에로틱한 분위기도 있더라는. 잠시 상상했더니 야릇했어. 결국 헌신이든, 집착 또는 광기든,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다. 무협의 형식을 빌려 우리에게 삼각형과 사각형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