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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몰리션 엔젤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28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박진재 옮김 / 비채 / 2011년 7월
평점 :
캐롤 스타키는 이제 이름만 떠올려도 담배냄새가 난다. 체념하듯 정신과 상담을 받기 보다는 기 싸움에 지지 않겠다는 일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렇게 말 잘 들을 것 같으면 나중에 폭발물 처리반에서 청소년과로 좌천당할 일은 없었겠지. <마지막 탐정>을 먼저 읽고 <데몰리션 엔젤>을 읽게 되면 길들여지지 않으려던 종마가 거세당한 심정이 고스란히 나오기도.
모방범과 진범의 응징이라는 관계도 나쁘지 않았다. 니가 감히 내 이름에 먹칠을 해? 사칭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면서 거물급 범죄자 리스트 TOP10을 꿈꾸던 진범은 자기애가 넘치다 못해 유아적 발상으로 구취가 진동하는 넘이 아닐까 싶기도. 무슨 세계정복이나 돈, 신념 따위는 찾을래야 찾을 길 없는 진범의 과도한 자신감으로 마지막 몇 페이지는 그야말로 시한폭탄 같이 심장을 박동 치게 만든다. 그 쫄깃함이란 진정 굿!!!
마지막으로 펠은 안타까운 남자였다. 스타키를 나름 존중해가며 둘은 제대로 썸 탈 수 있었는데 사적원한과 범인의 트랩 때문에 둘의 관계는 일순 산산조각 나버렸음이 애석하다. 잘 될지도.., 같은 여운은 <마지막 탐정>에서 이미 휘발되었음을 잘 알지 않은가? 엘비스 콜에게 흑심을 품던 그녀는 보기보다 사랑을 갈구하는 꽃사슴인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