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스 수상한 서재 1
김수안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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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접하고선 예전에 읽었던 기리노 나쓰오의 <암보스 문도스>가 갑자기 떠올랐는데 일단암보스(Ambos)양쪽의를 의미한다. 그래서 이한나가 잠에서 깨었을 때 누워있는 곳이 병실이었고 다들 본인을 강유진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에서 하나의 육체와 두 개의 정신이 공유하는 것일까에 대한 호기심이 불타올랐기도 했다.

 

 

기억이 왜곡된 것인가? 기자로서 방화 현장에 우연히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생생한 특종감을 문 것까지는 좋았으나 그만 의식을 잃어버렸던 것인데 깨어난 자신의 모습이 분명 낯설었던 것이다. 아니 완전 다른 얼굴을 하고 있어서 진짜 강유진이란 사람의 실체를 찾아 나서야 한다. 그랬더니 자신 이한나의 얼굴을 가진 강유진이란 여자가 마침내 이한나를 찾아와서 둘의 몸이 바뀌었음을 알게 해준다. 실로 경악스런 일이었다.

 

 

두 사람은 바뀐 환경 속에서 상대방의 삶을 대신 살기로 한다.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원래대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확신 속에서. 평소 꿈꾸어 왔던 자유와 욕망의 해소를 통한 보상차원에서 순리는 아니었으나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편, 젊은 여성이 양손이 잘려나간 시체로 발견되는데, 그 점만이 아니라 좌측 흉부 자창 등 812 사건이라는 살인과 유사성이 보였다. 연쇄살인인가? 모방범죄인 것일까?

 

 

경찰은 피해자의 최근 통화내역을 추적한 결과, 통화 상대방 중에 강유진과 잦은 통화했음이밝혀지면서 그녀를 의심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 가장 돋보인 대목은 아마도 육신이 뒤바뀐 두 여인을 둘러싼 불안한 심리와 현실에 점차 적응해나가는 과정, 그 와중에 벌어진 미스터리한 정황들이 별개의 사건처럼 보였던 살인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 실마리가 드러나는 전개에 있다 할 것이다.

 

 

그 끝에 기다리고 있을 진실의 전말은 이미 숨은그림찾기 형식으로 촘촘히 배치해 둔 상태. 눈치 채기란 쉽지 않은 복선을 일거에 회수해 둑을 터뜨리듯이 풀어낸 솜씨가 인상적이다. 섬세하다 못해 치밀한 한국형 스릴러의 또 다른 탄생을 선포한 회심작이었다. 다만 결말부의 해설은 지나치게 장황해서 상당한 인내력을 요하는 지라 좀 축약해서 들려주었다면 어땠을까 란 아쉬움을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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