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스티스맨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평점 :
도선우 작가님의 감격이 지그시 전해지는 후기를 읽고서는 왜 아니겠는가 싶다. 인내력을 시험하기라도 한 것처럼 장기간 고배를 마셨던 공모전이 언제였을까 싶을 정도로 연이은 수상은 짜릿짜릿한 환희였을 게다. 전작 <스파링>을 먼저 읽은 후 오랜 시차를 두고 오랜만에 읽은 도선우 작가님의 <저스티스맨>은 뭔지 모를 야심이라고 해야 하나, 어떤 작심이라고 해야 할 지 쉽게 정의를 내리지 못하겠지만 만만하지는 않았다.
탄환이 이마에 박힌 연쇄살인이 잇지만 경찰은 그 어떠한 단서도 발견하지 못한 패 무능하다는 낙인이 찍혀 있는 동안, 저스티스맨이라고 불리는 정체불명인이 인터넷카페에 왜 살인이 발생했는가? 희생자가 표적이 된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글을 올리면서 네티즌들이 열광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킬러와 저스티스맨의 관계가 은연중에 궁금해진다.
혹시 동명인이 아닐까란. 그게 아니라면 저스티스맨의 그 논리는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까? 그런 관점에서 갑론을박의 진행형을 읽어갔지만 역시 다른 독자들의 감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치 수사보고서나 언론논평을 보는 듯한 드라이한 스타일 앞에서 전작만큼의 가독성은 발견하기 힘들더라는. 개인적으로 계속 찾아 읽기는 힘들지 않을까. 나의 독서취향은 그야말로 유아틱하잖아. 쏙쏙 치고 들어오면서 적당한 MSG의 첨가된다면 언제나 대환영 한다.
그리고 대구 출장을 다녀왔다. 거의 5년 만에 방문인 것 같은데 이번이 2번째. 동대구터미널에 내려 시간 여유가 있어 신세계백화점 옥상엘 올라갔더니 주라지 파크라고 있더라.코끼리 상아를 배경으로 가족단위 사진촬영이 많았음. 처음으로 타 본 대구 지하철. 목적지가 화원역이었음. 계단을 오르는데 신기하게도 피아노 연주 소리가 나길래 처음엔 어리둥절했지. 아, 머냐고?
이곳은 한국 최초의 피아노 유입지 "사문진나루터"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하철 역사 계단을 밟으면 소리가 나는 거란다. 화원 지하철 역 명물이라는 새우빵을 사 먹어 봤다. 붕어빵엔 붕어가 없어도 새우빵엔 새우맛이 난다던데... 글쎄, 붕어빵이랑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새우깡을 사 먹는 게 훨 낫지.
평일이라 그런지 유동인구가 아주 많지는 않았다. 대신에 이글이글 작렬하는 태양에 신음을 하게 되는데 왜 대구를 대프리카라고 부르는지 잘 알려주는 체험 삶의 현장이다. 시간이 애매한데다 땀이 줄줄 흐르는 통에 근대화골목 투어 하려던 계획을 접고 바로 터미널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반팔족들이 이미 점령한 이곳에는 나 같이 더위 많이 타는 사람은 절대 살 수 없는 도시란 사실을 상기하게 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