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보이지 않는 침입자들의 세계 - 나를 죽이는 바이러스와 우리를 지키는 면역의 과학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
신의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스크, 출입 코드, 거리 두기는 특수 상황이 아닌 너무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19가 일상에 자리 잡았다. 이런 생활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을 얻고 싶었다. 내 일상이 새로운 것들에 적응함과 동시에 건강했으면 좋겠다. 또한 사스, 메르스, 코로나 19 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인데 왜 코로나 19만 유독 전 세계적으로 난리인지 궁금했다.



독감 백신은 매년 세계보건기구의 예측을 통해 범세계적인 시스템하에 생산된다. 우리나라와 같이 북반구에 위치하는 나라에서는 남반구의 독감 유행을 바탕으로 북반구에서 유행할 유형을 유추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매년 2월에 어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백신을 만들지를 결정한다.

신기하다. 독감 백신을 왜 매년 맞는지 궁금해 본적이 없었는데 이런 이유로 그런 거였구나. 세계가 연결되어있다는 게 실감 난다.



Q. 코로나 19를 겪으며 경험했듯이, 바이러스는 살아남기 위해 계속해서 변이하고 잠복한다. (...) 공존가 승리, 인류는 어떤 결론에 다다를까?

 공존을 선택한다는 건 면역에 취약한 계층은 다 버리겠단 소리로 들린다. 바이러스와 공존했을 때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신체 건강한 청년층이 대부분일 것이기에 어렵더라도 우리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그러나 마셜은 여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이를 입증하고자 스스로를 실험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배양액을 직접 마신 마셜은 자신에게 급성 위염이 발병했다는 것과 이것이 항생제를 통해 치료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한다.

 너무 멋있다. 본인이 한 실험에 얼마나 자신이 있어야 이런 일이 가능할까.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 내가 하는 일에 확신이 있어서 설령 그곳이 남들 눈에 불구덩이처럼 보여도 기꺼이 뛰어드는 그런 인생.


기존에 관목 지대였던 곳들이 기후 변화로 박쥐들이 서식하기 좋은 초원 지대와 낙엽수림으로 변화했고, 그 결과 박쥐의 종 수도 늘었고 박쥐가 가지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종 수도 늘어났다고 한다.

 기후변화가 코로나 19 바이러스와도 연관 있을지 몰랐다. 기후변화는 최악의 결과를 계속해서 가져오는 심각한 문제다.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와 코로나 19의 연관성을 대다수가 못 떠올린다는 것이다.



Q. 인류의 문명이 고도로 발달할수록 전 세계 곳곳에서는 전에 없던 새로운 감염성 질환이 발생한다. 단순히 우연이라 말할 수 있을까?

 필연. 누구도 이 정도 파급력을 예상하지 못한 필연이다.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 지구 기온 상승, 계속해서 녹는 빙하,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은 각각 야생동물과의 접촉 증가, 야생 동물의 서식지 이동,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연 가능성 증가, 슈퍼 바이러스 탄생을 야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그러니까 인간이 전에 본 적 없던 바이러스를 발견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거기에 운송수단의 발달로 바이러스가 퍼지는 속도도 빨라졌고 다양한 곳에서 쉽게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 바이러스가 생존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천적인 감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이미 꽤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 전부터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기억 T세포를 가지고 있을 테니, 백신 접종은 이런 사람들의 기억 T세포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종식 여부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렇게 과학적으로 설명해줘서 두려움이 조금 잠재워졌다.



Q. (...) 우리의 삶에서 특이성과 기억 현상은 또 어디에서 발견되는가?

 트라우마가 떠올랐다. 특정 기억에 몸이 반응한다. 2차 침입 때 항체가 많이 생성되는 것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그 기억에 대한 몸의 반응도 거세진다.



우리는 늘 서로의 환경이다. 면역은 (...) 우리가 함께 가꾸는 정원이다.

 내가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백신을 맞아야 할 이유를 몰랐는데 알게 되었다. 나는 타인의 환경이다.



Q. 백신은 내 몸을 지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킨다. 그렇다면 백신은 개인적인가, 사회적인가? 내 몸의 통제권을 지키면서도 사회 전체를 위하는 방법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백신은 개인40 사회60 정도. 건강한 사회를 위해 개인이 맞는 거지만 그로 인해 건강한 몸과 환경에서 살 수 있으니까. 몸의 통제권을 지키면서 사회를 위하는 말은 모순처럼 보인다. 한참을 생각했는데, 건강검진이 떠올랐다. 딱히 내 몸에 피해오는 건 없지만 사회를 위한 거니까.



Q. '나와 남을 구분한다'라는 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한 명제다. 나와 다른 것, 낯선 사람을 배척하는 것은 몸속에서 보내는 본능적인 신호일까?

 응. 본능적 신호일 듯. 외부반응 특히 인류는 긴 시간 식량 문제로 굶주렸고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근데 시간이 많이 흐르면 또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지금 일부 지역에서는 식량이 넘쳐나서 문제니 굳이 여기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되면 다른 환경에 민감하게 대처하는 종으로 진화할 것 같다.



Q. 몸속의 태아, 장내 유익균이 증명하듯 우리 몸은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배척하거나 제거하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보고 배우라는 뜻. 인종차별이 극에 다른 요즘 더 절실히 느낀다. 겉가죽만 보고 사람에게 모욕을 주고 심하면 죽이기도 하는 이런 멍청한 꼴을 언제까지 봐야 할까. 천박하고 한심하다.



이처럼 면역 시스템에서 복잡하게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면역 조절망이라고 한다. 의사 소통망이 워낙 복잡하게 얽혀있고, 이를 통해 양성 및 음성 조절이 다채롭게 이뤄지기 때문에 네트워크라고 부르는 것이다.

 교양 시간에 흘러가듯 배웠던 면역을 여기서 이렇게 자세히 만날 줄 몰랐다. 복잡한 내 몸의 구성을 볼 때마다, 내 몸이 참 열심히 일한다 싶은 감정과 그에 비해 게으른 내 모습이 상반돼서 약간 자괴감도 든다.



Q. 내 몸의 면역 시스템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복잡한 의사소통을 통해 작용하고 있다. 만약 우리 몸속 네트워크를 모두 발견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최소한 병에 걸려 죽는 사람은 없을 듯. 노화로 인해 삶이 버거워 자살하는 사람이 늘어나 존엄사가 허용되는 사회가 될 것 같다.



우리 모두 경험해봤듯이, 입술에 생긴 헤르페스 바이러스 물집은 잘 자고 잘 먹는 등의 기본적인 안정만 취해도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가.

 면역력 하면 바로 비타민이랑 홍삼이 떠올랐는데 상술 때문이었구나. 면역력이 단순한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단지 식품 하나로는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어쩌면 코로나 19 팬데믹은 미래에 올지도 모를 더욱 심각한 신종 바이러스의 백신일지도 모른다.

 와 너무 끔찍하다. 근데 지금 인간이 살아가는 형태를 보면 근거 없는 말 같이 안 보여서 더 무섭다.



Q. 이 책을 읽은 당신에게 '면역의 의미'는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방어자들의 세계


감상

 바이러스를 사회적 관점에서 바라본 책일 줄 알았는데 그렇다기보단 면역학 관점에서 바라본 책이라 신선했다. 낯선 면역 용어를 여러 번 되풀이해줘서 책을 읽을수록 단어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면역 과정도 잘 이해됐다.

 면역이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복잡하고 치밀한 시스템이었다. 인간 한 명이 살아있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 일상이 새로운 것들에 적응하는 건 다른 책에서 찾아야 할 문제 같고, 건강해지려면 백신은 꼭 맞아야겠다.

 백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내 차례가 온다면 맞을 생각이다. 나는 타인의 환경이고 타인은 나의 환경이라는 말이 와닿았고 내 환경이 누구보다 깨끗하길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의 환경도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질문이 주어졌는데, 질문에 대답하면서 내 생각이 많이 정리됐다. 책을 읽을 때 한 챕터가 끝나면 멈춰서 생각하는 습관을 더 견고히 다져야겠다.


<도서를 제공받았지만 포스팅은 의무사항이 아닌 제 기록용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