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도노 하루카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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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기분 나쁜 여자는 잘 살펴보니 얼굴이 예뻤다." 지금 이 문장을 읽으며 드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 생각일 것이다. 띠지에 저 문장이 적혀있었고 이 문장을 왜 띠지에 적었을까 고민하면서 책을 읽었는데, 책을 다 읽고 알았다. 나는 저 문장을 읽자마자 불쾌하고 찝찝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계속 그 생각으로 책을 술술 읽었다.


 불쾌하고 찝찝했다. 주인공의 생각을 서술하는 부분에서 특히 그렇게 느꼈는데, 굳이 알고 싶지 않은 남의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그들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소설을 좋아하는데, 어느 정도 정제된 생각에 한해서였나보다. 이런 식으로 날것의 감정, 생각은 처음 접해보는데 별로였다.


 가독성과 흡입력은 좋아서 앉은 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는데, 그런데도 쉽사리 뭐라 정의하기 힘든 신기한 소설이다. 1점과 5점으로 평이 극명히 갈렸다고 했는데, 나한테는 1점에 가까웠다. 하지만 신기한 건 심사위원들 평이 왜 그렇게 극명하게 갈렸는지와 5점을 준 사람들이 왜 5점을 줬는지 알 것 같았다. 오가와 요코(소설가)가 "나는 주인공이 싫지만 외면할 수 없었고 어느새 그가 맛보는 위화감에 공감하고 있었다. 어쩌면 무서울 정도로 보편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심사평을 남겼는데, 주인공이 싫지만 점점 그 위화감에 동화된다는 말이 공감된다. 주인공은 내가 만나 본 인물 중에 손에 꼽히게 신선한 인물이었기에, 보편적인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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