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 콘서트
윤종길 지음 / 디지털애그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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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다양한 책과 영상을 접하고 생활습관을 바꾸려고 노력 중인데, 여러 사람이 바라보는 환경에 대한 시각과 이야기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독서iNG

가장 강한 종이나 가장 똑똑한 종이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게 되는 것이다. -찰스 다윈-

 우리는 단지 적응을 잘했을 뿐이다. 강하거나 똑똑해서가 아니다.


지구인 인터뷰


이처럼 속도에 민감한 '속도 중심'의 한국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엘빈 토플러 "미래학자의 깊은 통찰력" 중 일부'

 자원이라곤 사람밖에 없다. 내가 자원이 되려면 남들보다 뛰어나야 하는데 그 가치를 증명하는 수단 중 제일 빠르고 확실한 게 속도다. 그렇게 사회가 미친 듯이 앞만 보고 달리게 되었다. 

 근데 지금 병이 난 것 같다. 다들 분노에 가득 차 있다.


우리 사회에는 의식주를 포함한 많은 부분에서 과잉의 문제가 존재합니다. 검소하고 소박하게 살 수 있는데 우리는 너무나 풍요로움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철수 "밥은 하늘이고 생명입니다." 중 일부'

 나는 풍요롭고 넘치게 사는 게 좋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사는 인생이 자연과 다른 생명의 존재에 위협을 가한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았다. 

 사실 내 존재에는 큰 위협이 없어서 심각성이 잘 느껴지지 않는데, 여러 자료와 현상이 심각성을 증명한다.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한 시기다.


디지털 시대에 인간성을 회복시키는 일입니다. 인터넷상의 익명성은 인간의 폭력 본능을 부추깁니다. 

'재런 레이니어 "'집단지성' 절대 진실의 오류" 중 일부'

 인간의 폭력 본능이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의 추악한 밑바닥이다. 이런 인간들의 인간성을 회복시키는 게 가능할까? 건강한 디지털 시대를 위한 새로운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국민이 먹을 식량의 75%를 수입해야 하는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지금의 풍요와 행복은 애써서 가꾸고 대비하지 않으면 언제 사라질지 모릅니다. 

'박현출 "풍성한 식탁은 과연 지속 가능할까요?" 중 일부'

 내 식탁의 풍요가 해외에 저렇게나 많이 의존하고 있을지 몰랐다. 우리나라도 국토의 특성을 살리고 스마트팜을 잘 접목해 식량 의존도가 낮아졌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해요. 그래야 풍족하진 않더라도 자존감과 함께 자신감이 유지될 수 있어요 

'쿤 타라 모타, 티팬냐 파통 "맹그로브 나무 한 그루 심기" 중 일부'

 솔직해서 너무 좋았다. 

 행복의 의미에 떠오르는 가족, 친구, 소소한 일상과 같은 전형적인 답이 아닌 솔직한 답변이라 와닿았다. 어느 정도의 돈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한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식사할 때 너무 많은 반찬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소박하게 먹을 수 있는 만큼만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요?

 '죠프리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중 일부'

 익숙함이 참 무서운 게 식당에 가면 최소 반찬이 5종류 이상 나오고 그중 절반은 손도 안 댄다. 그런데도 그 버려지는 음식에 대해 오랜 시간 별 생각 없이 살았다.  

 몇 년 전부터는 안 먹는 밑반찬이 상에 오르면 다시 가져가시라고 말한다. 이런 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남아공은 생태계 보전이 아주 철저한 나라입니다. (중략)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보다 희귀한 보호 시굴을 훼손할 경우 더 큰 벌을 받으니 남아공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꽃은 꺾지 마세요. 

'아넬레 "넬슨 만델라는 지금도 우리의 '파파'" 중 일부'

 사진 찍기에 희생되는 수많은 벚꽃, 유채꽃, 핑크 뮬리가 떠올랐다. 벚꽃 좀 꺾는다고 우리 사회에 당장 아무런 피해도 오지 않는다. 

 근데 이런 안일한 생각이 환경을 대하는 태도 전반에 퍼지는 것이 문제다.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거대 기업들은 GMO 종자가 기아와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반대로 보입니다. 농부 스스로 자가채종을 못하게 하는 다국적기업의 씨앗 독점과 드넓은 밭에 단일종만 생산하는 방식은 인류에게는 재앙이 될지도 모릅니다.

'베벡 싱 "다국적 기업에 저항하는 인도 농부들" 중 일부'

 나도 GMO가 여러 문제를 해결할 열쇠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약 단일종만 심었는데, 그 종에 취약한 질병이 발생한다면? 

 다시 식량 문제가 생기고 사람들이 고통받는 사이 다른 GMO가 등장할 것이다. 또 질병이 생기면 식량문제->새로운 GMO 등장. 이런 문제가 쳇바퀴 돌듯 반복될 것이다. 

 한 끗만 더 생각하면 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그다음을 생각하는 게 참 어렵다.


한국의 미디어가 전하는 파키스탄에 대한 뉴스는 온통 테러와 전쟁, 폭격 등이 주를 이룹니다. (중략) 파키스탄은 좋은 뉴스도 많은 곳이랍니다.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곳이고, 세계 6위의 인구를 가진 만큼 잠재력이 큰 나라로 봐주면 좋겠습니다.

'자히드 후세인 "서울은 정말 글로벌 도시일까요?" 중 일부'

 미디어는 참 중요하다.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테러, 아름다운 풍광 모두 파키스탄의 모습인데 주로 우리가 접하는 매체는 테러를 다룬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9시 뉴스에서 파키스탄의 아름다운 풍광을 소개하는 건 뉴스의 취지에 안 맞다. 내가 직접 유튜브나 다른 미디어를 통해 찾아보는 수밖에 없는데, 그런 수고를 굳이 하면서까지 알 이유가 없으니 편견과 선입견이 굳어진다.



지구인 에세이


물론 모든 사람이 지구를 살리겠다고 문명의 혜택을 저버리고 숲으로 들어가 살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내가 먼저 친환경적 생활 습관을 지녀보는 것은 어떨까?

 방바닥에 누워서 책을 읽고 있다. 바닥이 너무 뜨거워서 창문을 열었더니 추워서 다시 창문을 닫았다. 그렇게 창문을 여닫다가 환경 책을 읽으면서 이게 무슨 모순된 행동인가 싶어 보일러를 껐다. 

 낮에는 보일러를 틀지 않거나 낮은 온도로 설정해둬야겠다.


미래 세대의 행복을 갉아먹지 않으려면 현재 세대가 지금보다 조금 더 불편하게 살기로 각오해야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 말라가는 북극곰을 위해, 살 곳을 잃은 코알라를 위해. 

 이런 말은 더는 우리에게 환경보호를 위한 자극제로 작용하지 않는다. 막말로 내가 살지도 않을 땅에 사는 미래세대가, 눈앞에 보이지도 않는 북극곰과 코알라가 나랑 무슨 상관인가. 

 환경문제는 미래세대가 아닌 우리 세대에 즉, 나를 위해 해결해야 할 일임을 강조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를 요구해야 한다. 기후 변화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급증해 미세먼지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고, 바다로 흘러간 플라스틱이 물고기 먹이가 되어 내 식탁에 오른다. 

 더 두고 볼 수 없는 지금 내가 직면한 문제이다.



감상

 대부분의 인터뷰에서 얘기하는 큰 틀은 비슷하다. 누구나 어디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들. 결론은 자연은 소중하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지겹도록 말해도 달라지는 게 없으니 계속 말하는 게 아닐까? 좀 더 획기적인 환경 보호를 위한 방법이 절실하게 필요함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다양한 세상에서 살아온 다양한 관점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에 의문을 품게 해준 생각도, 확신을 가지게 해준 생각도 있었다. 또한 다양한 국가의 사례를 살펴보며 우리나라랑 비교할 수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요즘 환경과 관련된 여러 정보를 접하는데, 그동안 좁았던 내 시야가 확장되는 것 같아 속이 시원하다. 책이나 영상을 하나씩 끝낼 때마다 내가 일상에서 지속해서 실천 가능한 작은 일을 찾으려고 한다. 이번 책은 '필요할 때만 난방 틀기'로 정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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