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키피아 - 해설서와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아이작 뉴턴 지음, 배지은 옮김, 앤 휘트먼, I. 버나드 코헨 해설 / 승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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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이란 존재가 아니라 존재하는 방식인 것 같다. 거인의 정의가 지난 세대의 어깨에 올라 무등을 타는 능력, 그 방식을 뜻한다면 뉴턴은 17세기의 거인이 맞다. 코헨 역시 20세기의 거인이다. 그 점에서 이 책은 하나의 겸손한 사다리처럼 놓이며, 21세기의 거인도 가능하리라고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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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생이 온다 - 초합리, 초개인, 초자율의 탈회사형 AI 인간
임홍택 지음 / 도서출판11%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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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오피스에 정량적 수치만 보태 현상을 얄팍하게 추인한다. 요즘애들론은 청년을 이해한다는 명목하에 그들을 분석틀로 가두면서도, 정작 분석틀을 내세우는 분석자의 코드와 감수성은 은폐한다. 다양한 청년을 세대란 도량형으로 가두려는 그릇된 기획. 그런 관리와 통제의 욕망이 바로 꼰의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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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책 한길그레이트북스 181
에드몽 자베스 지음, 이주환 옮김 / 한길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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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어를 돌아보고 쑥스러워지게 만드는 책. 에드몽 자베스의 책들은 팔리지 않을 것이라서 염치가 없긴 하지만 더 많이 번역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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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기계
김홍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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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로서 김홍중의 글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이 책은 주저하게 된다. 블랑쇼나 발레리나 바르트의 묵직하면서 날렵한 산문에서 느껴지는 도약과도 다르다. 관학적인 코르크 마개로 가로막혀 있는 인상이다. 스스로 말의 미로를 만들고, 그 안에서 인용구를 멤돌며 지적인 쾌락에 젖어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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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밤
존 디디온 지음, 김재성 옮김 / 뮤진트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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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씹을수록 책의 구성에 감탄한다. 노년의 내면은 밀썰물이 반복되는 어느 해안가를 닮았다. 포말이 잦아들고 부드러운 모래가 드러나면 우리네 인생에 남은 것들을 보게 된다. 커다란 바위나 큼직한 깡통 같은 기억 몇 개만 남고 모두 평평해진다. 망각의 파도는 공평하게 쓰리고 아름답게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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