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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책 - 금서기행
김유태 지음 / 글항아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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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들의 푹신한 커버 같은 책. ˝안전한 책들의 칵테일파티˝를 지적하는 이 책의 기획과 해석은 또 매우 안전한 편이라 ˝나쁜 책들의 칵테일파티˝ 같다는 인상을 감추기 어렵다. 기획기사를 역은 책이라 금서들의 유기성이 아쉽고, 해외문학상을 곧장 문학적 성취로 환원하는 말하기는 갸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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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치백 - 2023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이치카와 사오 지음, 양윤옥 옮김 / 허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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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불만족의 반전된 거울상. 작품을 통해 장애 일반을 생각하게 됐다는 감상에 빠진 이들은 다양성이니 당사자성이니 미온탕 같은 추상어 속에 몸 담근 채, 되레 현실에 눈감고 있지 않으신지? 이런 당사자성은 특수성의 다른 쓰기여서, 보편성을 배제하며 나아간다. 여기 어디에 장애 일반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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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 인간의 시계로부터 벗어난 무한한 시공간으로의 여행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보희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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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안일한 기획. 시간을 다룬다면서 출간 순서는 모르쇠한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전에 쓴 과학 에세이다. 그런데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다음에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을 출간하고도 순서를 언급 않는다. 제목만 보면 논리 구조가 약화되는 흐름으로 읽힌다. 이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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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의 서사 - 수많은 창작물 속 악, 악행, 빌런에 관한 아홉 가지 쟁점
듀나 외 지음 / 돌고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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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과 서사에 관한 시의적절한 기획. 김용언, 강덕구, 전자영의 글이 특히 빛난다. 정작 문학 평론가들의 글은 별로다. 전승민, 윤아랑은 책임지지 못할 주장, 미처 소화하지 못한 독서가 엿보인다. 무슨 용어를 들먹이지 않으면 말문이 터지지 않는 것은 이론이 자기 생각을 막아버렸기 때문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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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기계
김홍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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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로서 김홍중의 글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이 책은 주저하게 된다. 블랑쇼나 발레리나 바르트의 묵직하면서 날렵한 산문에서 느껴지는 도약과도 다르다. 관학적인 코르크 마개로 가로막혀 있는 인상이다. 스스로 말의 미로를 만들고, 그 안에서 인용구를 멤돌며 지적인 쾌락에 젖어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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