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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HAWAII - 한비네 하와이 여행 레시피
이현정.한창윤.한비 지음 / 두사람 / 2024년 5월
평점 :
15년전 하와이에 다녀 온 경험이 있다. 뜨거운 날씨였지만, 우리나라나 일본과는 다른 습함이 없는 쨍쨍한 더위라고 해야 할까. 온도도 35도 이상의 고온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래 전이다. 나의 기억은 왜곡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여전히 좋았던 기억 속의 하와이는 다이아몬드 헤드와 하나우마 베이로 기억되는 자연 환경과 뜨거운 태양 아래 지칠줄 모르고 탔던 카약의 즐거움이 있었던 레포츠의 휴양지였다.
올 겨울에 하와이를 다시 갈 기회가 생겼다. 예전과 다른 것은 내가 모든 것을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방학을 맞는 첫째 아이와 함께 갈 예정인데, 그래서 준비하고 알아 볼 것들이 많다. 나 혼자서야 그저 아무 곳에 누울 수만 있으면 되고, 서브웨이든 뭐든 배만 채우면 되기에, 여기저기 발 길 닿는 대로 다니며 한 달을 보내도 상관없었다. 그러나 아이는 다르다. 되도록이면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게 해 주고 싶어 관련 책들을 읽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들 위주로 말이다. 이 책은 그 첫 책이다.
도서관에서 한 10권 정도 책을 빌렸는데, 이 책을 먼저 집은 것은 아무래도 아이와 함께 간 경험이 주로 써 있기 때문이었다. 한 번이 아니고 여러번 하와이를 아이와 함께 방문했던 경험 속에서 내게 도움이 되는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정보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기대에 비해 내가 원하는 정보들이 다양한 것도 아니었다.
우선 아쉬웠던 것은 개인의 여행기라는 점이다. 이 책은 개인의, 한 가족의 여행기이다. 모르고 선택한 것도 물론 아니다. 책의 정체성이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은 저자와 책 모두에게 예의가 아닌 것도 알고 있다. 여행기가 개별 독자에게 잘 맞을 확률은 극히 드물다. 그렇기에 많은 여행기가 여행가의 감정보다는 정보 전달에 치중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일 뿐, 다른 독자에게는 정보와 재미가 모두 제공되는 책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서술 방식이다. 하와이를 한 번만 방문한 것이 아니기에, 방문했던 시기별로 구분짓거나, 시간이나 장소별로 구분지어 서술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첫 번째 방문했을 때와 그 다음에 방문했을 때를 구분하여 비교하거나, 호텔과 식당, 해변이나 레포츠 활동별로 장소를 구분지어 서술되었다면 조금 더 따라가기가 수월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개인 시간을 독자들이 반드시 따라갈 필요는 없겠지만, 읽다 보면 조금 어지럽거나 뭔가 시간과 공간이 엉키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중간중간 소개되는 깨알같은 정보들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15년 전이다. 그마저도 5일 정도 머물렀던 오하우에서의 추억이 책을 읽으며 아주 조금 되살아 난 것은 내 기억이 얼마 남아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준비를 정말 많이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얻은 정보들도 한없이 소중해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잘 준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