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끝난 TV 드라마 중에 박보검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가 있었다. 권투 선수 특채 경찰로 출연한 드라마였는데, 극중 박보검 배우의 이름이 윤동주였다. 극중에서는 이 책이 중요한 역할로 등장하기도 했었다. 그 드라마를 열심히 재밌게 본 것은 아니었는데, 이 책이 기억이 남았다. 그래서 산 책은 아니고, 드라마를 접하기 전에 사 두었던 책이었는데, 드라마에 등장한 것을 계기로 읽기 시작한 것은 맞다.
너무 유명한 시집이다. 윤동주의 '서시'나 '별 헤는 밤', '쉽게 쓰여진 시' 등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나도 외울 정도는 아니지만, 보통 사람들 정도는 알고 있는 상태에서, 처음 윤동주님의 시집을 읽게 되었다. 시를 잘 읽지 못하는 요즘임에도, 처음에 등장하는 '서시'를 만나면서부터 마냥 그냥 좋았다.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 요즘에서 읽는 옛날에 쓰여진 시인데도, 그 시간의 흐름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 시대적 암울함을 미리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마냥 좋았다. 어딘지 모르게 동시처럼 느껴지는, 순수하고 멋부리지 않은 수수한 매력이랄까.
'그렇게나 유명한 시집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제서야 읽게 된 것일까' 하는 생각이, '왜 이 한 권으로 끝나야 하는가'로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르겠다. 정지용 시인의 말처럼, '윤동주가 살아 있다면, 한국의 시는 더욱 발전했을 것' 같다. 가정일 뿐이지만, 윤동주 시인이 살아있었더라면, 적어도 나는 지금보다 더 많은 시들을 읽게 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