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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친절한 세금 수업 - 오늘부터 시작하는 인생 첫 세금 가이드북
김현주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2월
평점 :
세금에 관심이 많다. 원래는 관심이 없었는데, 돈 쓸 데가 많아지니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된다. 부모님의 용돈으로 많은 세월을 살아 왔더랬다. 재벌이나 부자의 자녀가 아니었기에, 1주일에 한 번 받는 용돈이 풍족했을리가 없었다. 그마저도 대부분 친구들과 술을 마셨고, 가끔 책을 사거나 더 가끔 CD를 샀다. 그러다 돈을 벌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부모님 집에서 출퇴근을 했고, 역시나 월급은 대부분 식비나 술값, 문화생활로 사용됐다. 가끔씩 사던 책을 더 많이 사게 되었고, 더 가끔씩 사던 CD도 더 자주 사게 되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월급은 스쳐 지나갔다.
결혼을 했다. 내가 월급을 관리하지 않는다. 현명한 선택이다. 다시 용돈을 받아 쓴다. 돈 때문은 아니지만, 술자리가 줄었다. 용돈의 대부분은 책을 사는 데 사용하고 있고, 무턱대고 사지 않게 되었다. 아이들이 태어났고, 무럭무럭 커가고 있다. 처음으로 내가 받는 연봉을 생각하게 됐고, 월급 명세서를 들여다 보게 되었다. 아, 세금을 많이 떼가고 있었구나. 부당한 것은 아닐테다. 이미 정해진 기준에 맞쳐져 있는 구조다. 단지 내가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월급쟁이가 탈세를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절세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세금에도 조금 관심을 갖게 되었달까.
뭐, 연봉이 높은 편은 아니니, 세금을 연봉이 많은 사람들보다 많이 낸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나이를 먹다 보니 월급 외에 이런 저런 세금 관련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다 못해 이미 몇 번 경험한 전세 거래나 꿈꾸는 매매 거래라던지,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상속과 증여를 할지도 모르지 않은가 말이다.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면서 조금씩 발을 들이고 있는 주식도 관련된 세금이 있고, 뭣 모르고 통장에만 있는 소액의 돈들에서 발생하는 몇 백원의 이자에도 이자 소득세가 발생한다. 그러니 세금은 조금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너무 어렵다, 세금!
이 책은 그렇게 만나게 되었다. 제목부터 시선을 끌었다. 하기사 몇 번을 계속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나의 책 선택의 가장 큰 기준은 아직도 여전히 제목이다. 사실 처음 이 책에 대한 기대는 주식이나 금융 상품, 특히 IRP, ISA와 같은 계좌들의 운용과 관련된 세금 이야기였다. 그 안에서 뭔가 내가 모르던 절세의 방법들을 좀 배워볼까, 했었다. 뭐 없진 않지만, 설명되는 부분들이 시원하지가 않다. 그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주 재미난 예고편을 봤는데, 본편이 예고편에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월급, 투자, 부동산, 상속 및 증여와 관련된 세금 이야기들을 사례들을 통해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제목에 부합하게 세상 친절한 느낌도 있다. 그래도 내 기대가 어느 한 분야에 집중된 세금 이야기였기에, 조금은 헛헛하게 헛 배 부른 느낌이랄까, 항상 뷔페를 가면서의 다짐이 막상 가서는 그닥 많은 종류도, 많은 양도 결심에 못 미치는 그런 느낌이었다. 제대로 된 갈비탕 하나가 생각하는 그런 기분이다. 그래도 세금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조금 더 공부는 해 두려고 한다. 그래서 관련된 책을 또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