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월급쟁이 배당 부자가 되었다
환상감자(이은호) 지음 / 길벗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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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월급쟁이다. 그러나 배당 부자는 아니다. 그저 배당 부자가 되고 싶은 월급쟁이다.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열정적이진 않다. 딱 그만큼만 부자가 되고 싶어 그러는 건  물론 아니다. 열정을 보이기까지의 준비가 덜된 느낌이다. 그 열정을 오로지 준비에만 쏟고 싶어도 마음처럼 쉽진 않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게으르고 단순하게 지속하고 싶지만 잘 되지 않는다.


  투자와 관련된 여러가지 방법들을 익혀 가는 중에 배당 투자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러는 중에 딱 이 책이 나왔고 말이다. 역시나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지만 내 기대와는 조금씩 다른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도 배당 투자에 관해서만은 체계적이고 논리적이었다. 혹 할 수는 있겠지만, 처음 배당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는 책의 모든 부분에서의 설명이 시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나같은 초보에게는 말이다. 조금이라도 경험을 갖춘 사람들에게는, '배당 투자'에 관한 하나의 대안으로 방향 제시가 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다만, 책 내용 중에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내가 예적금을 하지 않는 이유" 부분이 그렇다. 설명이 조금 부자연스러운 부분들이 있다. 예적금을 하지 않는 이유로 '인플레이션'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예적금 금리가 인플레이션으로 상계된다는 것을 이유로 설명하는 것 같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높게 지속될 때는 은행들도 일반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올린다. 저자가 말하는 예대마진을 위해서다. 예적금으로 인플레이션을 헷지하는 것은 어려운 것도 아니고 오히려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주식이나 금,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예적금 금리보다 높을 수는 있다. 그러나 반대로 금, 부동산, 주식 투자는 손실도 발생 가능하다. 그런 경우에는 주식, 금, 부동산 투자 등이 인플레이션 헷지가 더 어려울 수 있다.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예적금이 없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예적금은 손실의 위험은 없다.  또한, 주식투자가 제로섬 게임이라고 했을 때, 인플레이션 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투자자 비중은 얼마나 될까. 누군가 벌면 누군가는 잃어야 한다. 1명이 잃는다고 반드시 1명만 버는 게임도 아니다. 1명이 이길 때, 지는 사람은 1명 혹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헷지에 대한 설명에 조금은 더 논리적인 예시들로 채워졌으면 좋았을 것 같다.


  희소성과 변동성에 대한 설명들도 조금은 보강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돈은 계속 찍어낼 수 있다. 하지만 돈을 계속 찍어내는 나라는 없다. 찍어낼수록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는 건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나 중앙은행이 무작정 돈을 찍어내지는 않는다. 희소성을 설명하는 예가 적절하지 않았던 것 같다. 변동성을 설명하는 부분들도 너무 마이너스(-) 부분만 강조하는 것 같다. 변동성은 플러스(+) 부분도 존재한다.  


  앞쪽의 투자 관련 배경 지식들에 대한 설명들이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다. 그래도 배당투자 전략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다. 배당투자는 왠지 목돈을 갖고 시작해야 될 것 같은데, 이 책은 배당투자로 목돈을 만들어 가는 과정부터 설명을 하고 있다. 그 부분이 나와 같은 투자 초보들에게 좋은 제안이었던 것 같다. 또한 연령대별로 전략을 제시해 주는 부분도 나와 같은 중년의 투자 초보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배당투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약간의 경험을 쌓은 후 읽어보면 더 많은 공감과 정보를 얻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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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친절한 세금 수업 - 오늘부터 시작하는 인생 첫 세금 가이드북
김현주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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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에 관심이 많다. 원래는 관심이 없었는데, 돈 쓸 데가 많아지니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된다. 부모님의 용돈으로 많은 세월을 살아 왔더랬다. 재벌이나 부자의 자녀가 아니었기에, 1주일에 한 번 받는 용돈이 풍족했을리가 없었다. 그마저도 대부분 친구들과 술을 마셨고, 가끔 책을 사거나 더 가끔 CD를 샀다. 그러다 돈을 벌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부모님 집에서 출퇴근을 했고, 역시나 월급은 대부분 식비나 술값, 문화생활로 사용됐다. 가끔씩 사던 책을 더 많이 사게 되었고, 더 가끔씩 사던 CD도 더 자주 사게 되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월급은 스쳐 지나갔다.


  결혼을 했다. 내가 월급을 관리하지 않는다. 현명한 선택이다. 다시 용돈을 받아 쓴다. 돈 때문은 아니지만, 술자리가 줄었다. 용돈의 대부분은 책을 사는 데 사용하고 있고, 무턱대고 사지 않게 되었다. 아이들이 태어났고, 무럭무럭 커가고 있다. 처음으로 내가 받는 연봉을 생각하게 됐고, 월급 명세서를 들여다 보게 되었다. 아, 세금을 많이 떼가고 있었구나. 부당한 것은 아닐테다. 이미 정해진 기준에 맞쳐져 있는 구조다. 단지 내가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월급쟁이가 탈세를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절세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세금에도 조금 관심을 갖게 되었달까.


  뭐, 연봉이 높은 편은 아니니, 세금을 연봉이 많은 사람들보다 많이 낸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나이를 먹다 보니 월급 외에 이런 저런 세금 관련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다 못해 이미 몇 번 경험한 전세 거래나 꿈꾸는 매매 거래라던지,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상속과 증여를 할지도 모르지 않은가 말이다.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면서 조금씩 발을 들이고 있는 주식도 관련된 세금이 있고, 뭣 모르고 통장에만 있는 소액의 돈들에서 발생하는 몇 백원의 이자에도 이자 소득세가 발생한다. 그러니 세금은 조금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너무 어렵다, 세금!


  이 책은 그렇게 만나게 되었다. 제목부터 시선을 끌었다. 하기사 몇 번을 계속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나의 책 선택의 가장 큰 기준은 아직도 여전히 제목이다. 사실 처음 이 책에 대한 기대는 주식이나 금융 상품, 특히 IRP, ISA와 같은 계좌들의 운용과 관련된 세금 이야기였다. 그 안에서 뭔가 내가 모르던 절세의 방법들을 좀 배워볼까, 했었다. 뭐 없진 않지만, 설명되는 부분들이 시원하지가 않다. 그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주 재미난 예고편을 봤는데, 본편이 예고편에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월급, 투자, 부동산, 상속 및 증여와 관련된 세금 이야기들을 사례들을 통해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제목에 부합하게 세상 친절한 느낌도 있다. 그래도 내 기대가 어느 한 분야에 집중된 세금 이야기였기에, 조금은 헛헛하게 헛 배 부른 느낌이랄까, 항상 뷔페를 가면서의 다짐이 막상 가서는 그닥 많은 종류도, 많은 양도 결심에 못 미치는 그런 느낌이었다. 제대로 된 갈비탕 하나가 생각하는 그런 기분이다. 그래도 세금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조금 더 공부는 해 두려고 한다. 그래서 관련된 책을 또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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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57
찰스 디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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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유명한 소설이다. 크리스마스가 언제부터 우리에게 의미가 크게 다가 왔는지 모르지만, 내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의 크리스마스부터 최근의 크리스마스까지, 모든 크리스마스에 '스크루지'가 등장한다. 그만큼 익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특별함을 기대하고 이 책을 구입한 것은 아니다. 그저 작년 크리스마스 즈음하여 민음사에서 세계문학전집의 457번째 소설로 나왔기 때문에 구입을 했다. 구입 당시 크리스마스의 시즌 분위기에 휩쓸린 측면도 구입의 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이기에 줄거리를 요약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 아는 이야기이기에 술술 읽힐 것 같았지만, 오히려 반대로 다 아는 이야기이기에 지루했다. 책으로 이 이야기를 본 적은 없는 것 같아 기대했던 측면도 있는데, 너무나 오래전에 나온 이야기를 늘어지는 듯한 문체로 읽다보니 책 읽기가 더뎠다. 평소에도 책을 빨리 읽는 편은 아닌데, 이 책은 빨리 빨리 읽어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


  어찌 어찌 다 읽고나니, 다른 소설이 이어졌다. 이 책에는 두 개의 소설이 수록 되어 있다. 다른 하나는 <유령에 홀린 남자와 유령의 거래>인데, 다 읽지는 못했다. 처음엔 내가 알지 못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의 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다른 소설이었다. 비슷한 느낌의 소설이었는데, 처음 읽는 소설임에도 <크리스마스 캐럴>처럼 잘 읽히지 않았다. 지루하고 집중이 되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그 유명한 찰스 디킨스인데도, 이 책이 내가 읽은 그의 첫 책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나와 맞지 않을 것인가. 또 다르게 생각을 해보면, 번역이 나와 맞지 않은 것일 수도 있겠다. 이유야 어떻든, 한 번은 더 도전을 해 볼 생각이다. 책을 만난 시기가 나와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조만간은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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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의 세계 - 내 생애 전설이 될 런트립 200선
Lonely Planet 지음, 김영수 옮김 / 인간희극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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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기를 좋아한다. 왜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모르겠다. 자전거를 타고 멀리까지 가는 것도, 1시간 정도 목적없이 그냥 달리는 것도 좋다. 서울에서 지낼 때는 10km 달리기 대회를 신청하고, 달리기 장소인 여의도까지 한강라인을 타고 자전거를 타고 갔다. 가서 10km를 달리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30km 정도를 돌아 온 경험도 있다. 기록같은 것은 상관없었다. 달리기가 빠른 것도 아니다. 10km를 53분 정도에 뛴다. 아니 뛰었더랬다. 지금은 아마 1시간을 넘길 것이다. 뭔가 도전의식이 있는 것도, 운동으로 느끼는 뭔가의 희열 때문도 아니다. 그저 온전히 내 몸으로 뭔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좋았던 것 같다.


  달리기 관련 책들을 자주 보는 것은 아니지만, 달리기를 좋아하기에 관련 책들을 우연히라도 만나면 쉬이 지나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이 책도 그랬다. 무작정 눈길이 같고, 운 좋게 서평단에 참여하게 되어 책을 보게 되었다. 저자가 그 유명한 여행 서적 출판사인 'lonely planet' 이다. 그래서 더 눈길이 간 것 같다. 여행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세계의 곳곳에서 달려보는 로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출장으로 갔던 뉴욕에서 센트럴 파크를 뛰었던 그 느낌을 잊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은 여행 서적 전문 출판사답게 세계의 달리기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가는 방법과 숙소, 식당 등도 자세히는 아니지만 소개하고 있어 직접 경험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코스별로 난이도를 정해두고 있긴 해도, 나같은 초보 러너들에게는 대부분이 상급의 코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도전 욕구보다는 부러움의 감정을 더 크게 갖게 한다고나 할까. 철인3종 경기나 울트라 마라톤, 하다 못해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뭔가 경험에 대한 욕망이 들끓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부러움 속에서도 하나 반가웠던 것은 우리나라의 달리기 코스가 소개된다는 점이다. 나도 경험이 있는 '한강' 코스인데, 반갑고, 그리웠다. 이제는 추억 속의 장소처럼 느껴지는 그 곳을 글로 다시 만나게 되니 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모든 코스들이 모두 험난한 것은 아니기에, 한강 코스를 보며 새로운 곳을 꿈꾸기도 했다. 이 책의 부제가 '내 생에 전설이 될 런트립 200선'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몇 곳을 달려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한강 코스의 경험을 갖고 있으니, 200곳 중에 이미 한 곳은 클리어 한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조금씩 꿈을 꿔 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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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죄 세계의 사랑법 - 범죄 너머에서 발견한 인간에 대한 낙관
정명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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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퀴즈> 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긴 원래의 프로그램명이 있을 테지만, 이미 너무도 유명한 프로그램이라 원래의 이름도 잊어버렸다. 'Step by Step'으로 너무나도 유명했던 미국 그룹의 이름과 같았던 것 같은데... 가끔 이 프로를 보긴 하지만, 정규시간에 본 기억은 없다. 풀 버전의 한 회차를 제대로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유투브의 짧은 버전으로만 가끔 봤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도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고 한다. 보진 못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출연 여부가 광고에 미치는 영향력이 있는 것 같다. 얼마 전에 배우로서의 휴식기간에 출판사 운영을 하고 있다는 박정민 배우편을 보게 되었는데, <유퀴즈>에 출연하면서 인쇄 부수를 늘렸다고 한다.  


  일반인들이 주변에서 검사를 보는 일이 흔치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의 맨 뒷편에 소개되는 오은 시인님의 추천의 말처럼, 보통 사람은 '검사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을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아마도 드라마나 영화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편견이 안좋은 의미처럼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지만, 검사라는 이미지가 나에게 어떤 한정적이거나 제한적인 부분을 갖게 했다는 의미이다. 그 흔히 볼 수 없는, 검사를 옆에서 볼 기회가 생겼다. 아내의 언니, 즉 나의 처형이 검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었다.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명절을 포함해 1년에 3~4번은 보게 되는데, 뭐랄까 범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내의 언니라는 입장에서지 검사라는 직업때문은 아니다. 처형이 아닌 처제였다면 조금은 편한 사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나의 지극히도 막연한 추측은, 곁에서 본 검사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편견, 즉 내가 갖고 있는 그 직업에 대한 한정적이면서도 제한적인 이미지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이 책은 한겨레출판에서 진행하는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면서 읽게 되었다. <유퀴즈>라는 프로그램 출연자라는 안내보다는 우선 제목에 이끌려 서평단 모집에 참여하였다. 제목만으로 남녀 사이에서 벌어지는 여러 소송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그 안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 책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책은 내 생각과는 달리 범위가 넓었다. 그저 남녀만이 아닌 인간 전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법이나 소송과 관련된 이야기들로 시작되지만, 그 안에는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로 나아간다. 검사로서, 직장인으로서, 어머니로서, 여성으로서, 무엇보다 사람으로서 자신과 주변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무엇보다 너무 법이나 소송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주가 되지 않아서 좋았다. 오은 시인님의 편견이 깨졌듯, 내가 곁에서 본 검사도 자식이고 부모였으며 사람이었다. 최근에 방영하고 있는 <서초동>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법무법인이 가장 많이 모여있다는 서초동의 어쏘변호사 5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지금까지와의 법 관련 드라마와는 많이 달라서 좋았다. 조금 더 현실적이라고 해야 할까. 극적인 변론 장면이 등장하지도, 반드시 정의로운 변호만을 하는 것도 아니다. 패소도 하고 맡기 싫은 변호도 일이라 어쩔 수 없이 하는, 현실적인 드라마라 잘 보고 있다. 이 책도 비슷한 느낌이다. 얼마나 어렵고 까다로운 사건을 멋드러지게 해결했는지 등의 그 과정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저자가 좋아하는 상주지청도 발령을 받으면 옮겨야 하고, 소신과 직장 문화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며, 일과 육아의 병행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일반적인 주인공의 이야기가 전해질 뿐이다. 그래서 너무 좋았다. 나와 내 주변도 다르지 않은 같은 삶의 결을, 같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뭔가의 안도감 같은 것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딱딱할 것만 같은 법생활 속에서도 따듯함이 느껴졌다.


  지금은 판사를 안 하시는 것 같지만, 문유석 작가님의 글을 좋아한다. 김웅 검사님의 <검사내전>도 재밌게 읽었었던 기억을 갖고 있다. 정명원 검사님도 글을 참 잘 쓰시는 것 같다. 우선 문유석 작가님처럼 문체에 유머가 있다. 재밌게 잘 읽힌다. 정명원 검사님도 기본적으로 밝은 성격이신지는 모르겠으나, 글 속에 위트가 있다고 해야 할까. 밝지만은 않은 내용들도 있지만, 글이 전반적으로 밝은 느낌이다. <유퀴즈>에 출연하셨던 부분도 찾아봐야 겠다. 이 책보다 전작이 있다고 한다. 그 책도 찾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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