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장 표현에서 문장부호까지! -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선생님의 문장 교실
이수연 지음 / 마리북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을 잘 쓰는 것은 일종의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노력으로 어느 정도까지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그 어느 수준을 넘어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넘어선 수준은 '재능'의 영역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잘 쓰고 싶지만, '재능'을 타고나지도 않았고, 노력도 부족하다.


  잘 쓰는 것과 올바르게 쓰는 것은 다르다. 잘 쓰지는 못해도 올바르게 쓰고 싶다. 좋은 책을 발견했다.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표현들에 대해 친절하고 쉽게 잘 설명이 되어 있는 책이다. 쓰면서도 알쏭달쏭한 문장들이 많이, 자주 있긴 했다. 국립국어원을 모르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모르는 단어들이 있을 때면,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사용하곤 했었다. 그럼에도 귀찮음은, 알쏭달쏭한 문장들을 확인하지 않은 채로 사용하게 만들었다. '재능'의 영역에 진입하기에는 노력도 부족했지만 게으르기까지 했다.


  이 책은 자주 헷갈리는 표현들에 대해서 알려주는 부분들이 잘 설명되어 있어 좋았다. 특히, '로서'와 '로써'는 항상 고민이 되는데, 상당히 앞부분에 설명이 등장하는 걸 보면 많이들 잘못 사용하고 있는듯 하다. 등장하는 순서가 곧 헷갈림의 빈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테지만, 나에게는 고마운 일이었다.


  많은 부분들에서 배울 것이 많고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책이다. 신조어도 줄임말도 나날이 익숙함이 떨어져가는 요즘이다. 내가 알고 있는 한글이라도 조금 더 정확하고 올바르게 사용하고 싶다. 이런 부분에서는 이제 조금 더 게으르지 않고 노력을 하면서 지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머니를 돌보다 -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린 틸먼 지음, 방진이 옮김 / 돌베개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논픽션인지도 몰랐다. 픽션에 약간 슬픈 이야기를 기대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논픽션임에도 이야기가 있고,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다. 표지의 재질이 손에 땀이 많은 사람이 싫어하는 재질이긴 하지만, 디자인은 마음에 들었다. 마주 잡은 두 손에서 힘이 느껴지는 그림은 제목과 잘 맞아 떨어지기도 했고, 무언가 뭉클하게 했다.


  케어를 해 본 사람은 안다. 누군가를 돌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말이다. 그 돌봄은 이 책의 소제목처럼, 의무 혹은 사랑 같은 감정에서 비롯될지도 모른다. 어떤 단어에서 시작될지라도 육체 및 정신적으로 돌봄이 힘든 일임에는 변함이 없다.


  암으로 형을 떠나 보냈다. 형은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으며 잘 지내는 듯 보였다. 그러다 전이가 나타났고, 어느 한 순간 크게 나빠졌다. 띄엄띄엄 다니던 병원에 상주하게 되었고, 길게만 느껴지던 그 병원 생활의 많은 부분을 형과 함께 했다. 입원한 초기에는 그렇게 길어질지 몰랐던 병원 생활이었다. 어떻게 환자들을 돌봐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했지만, 병원에서 함께 지내며 의료 서비스 외에 형이 필요로 하는 일들에 도움을 주었었다. 


  돌봄은 힘들다. 이 책에서 말하듯 그 끝을 알 수 없고, 끝이 죽음이라는 걸 알면, 그 끝을 바랄 수도 없게 된다. 이 책은 아픈 어머니를 케어하는 11년간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우리나라의 제도와는 다른 부분들이 있겠지만, 돌봄에 대한 현실적인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를 잘 위로하지 못하는 나다. 어설픈 위로가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음을 안다. 이 책은 그런 어설픈 위로가 없다. 지극히도 현실적이라 오히려 위안이 되었던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에 어머니에게 뇌경색이 나타났다. 주말에 갑자기 걸려오는 전화는 무섭다. 어머니는 스스로 본인이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119를 불렀다. 일요일이었고, 대학병원들은 대부분 파업중이다. 119는 다행히 병원을 찾았고, 어머니는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병원에 빠르게 왔고 증상이 오래지 않아 다행이라고 했다. 입원을 해서 검사를 이어 갔고, 얼굴 근육이 마비되어 말이 흐려진걸 빼면 괜찮다고 했다. 증상은 가벼운 축에 속했고, 얼굴 근육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나아질 거라고 했다. 다행이었다.


  내 몸도 작년과 다름을 느낀다. 인간에게 노화는 당연하고, 병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 들고 아픈 일에 죽음이 바로 연상이 된다면, 알고 있는 사실이라 하더라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안다. 그 사실을 알고 있어도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아마도 사랑때문일 것이다.   

어머니가 거동이 어려워지면서 장애인의 세계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 세계는 생동감 넘치고 확연히 구별되고 늘 존재한다. 낙인찍힌 그 세계는 어디에나 있고, 나는 ‘그들’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되었다. 거리에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 저상버스로 자신을 욱여넣는 사람들, 전동휠체어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 다리를 저는 사람들. 나는 그들의 문제, 난처함, 일상의 어려움을 알아봤다. 어머니의 병은 체험 장치 같은 기능을 했다. 너무나 많은 결과가 예측 불가능하고 우연적이다. - P227

나는 어머니가 아프긴 해도 정신이 맑았을 때 물었다. 인생은 고달프고 살다 보면 끔찍한 일도 일어나잖아요. 그런데도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럼, 어머니는 말했다. 삶에는 아름다운 것들도 있으니까. 어머니는 그 아름다운 것들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았다. 사랑, 우정, 도시 산책, 오페라, 아이들, 책, 하늘의 아름다움, 그중 어느 것도 언급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답은 내가 이전에 들은 어머니의 말들과는 전혀 달랐다. 나 또한 어머니에게 그와 같은 질문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 P2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봇 드림
사라 바론 지음 / 놀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먼저, 책을 알게 된 과정. <배철수의 음악 캠프>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 무슨 요일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배철수 DJ의 휴가 기간이 있었다. 그 기간 동안 스페셜 DJ로 코드쿤스트가 진행을 하던 그 날 중 영화 음악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다. 매주 한 요일에 진행하는 코너이기에 가끔 듣긴 했었는데, 그 날은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기회가 되었다. 그 날 소개된 영화가 이 영화다.


  듣는다고 다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영화는 기억에 남았다.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꼭 봐야지, 싶었다. 그러다 책이 나온다는 알림을 받았고, 구입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영화에 대한 기대보다는 책의 내용이 미치지 못했다. 다만, 애니메이션을 꼭 보고 싶다는 열망만은 더 간절해졌다.


  내용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외로운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우정과 관계 등에 관한 이야기이다. 대사가 전혀 없이 그림만 있어도, 표현되는 느낌들이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이상하고 묘했지만, 기분 좋은 감정이었다. (말이 너무 많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보면서 이런 결론일까, 싶게 결론을 머리에 그리고 있었다. 내가 생각한 결론이 아니기에 조금은 실망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 책의 결론이 안 좋았다는 것도 아니다. 내가 생각했던 결론보다 훨씬 더 이야기적이고 감동이 있는 결론이었다.


  애니메이션으로 꼭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첫 채권투자 교과서
최석원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투자자로서 채권을 공부한다기 보다는(뭐 채권에 투자를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업무로서 채권을 공부하려는 마음이 더 크다. 작년부터 채권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이론들이 쉽게 와 닿지도 않을뿐더러, 용어들은 비슷비슷하면서도 왜 이렇게 다양한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채권 관련된 책들을 읽어 나가고 있는데, 이렇다 할 책을 아직은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채권이 들어간 책들을 읽어 보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채권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채권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도 도움이 된 책이다. 그런데 별점을 왜이리 짜게 줬냐고 물어볼 수 있다. 음... 그냥 좀 재미가 없다고나 할까, 어쩔 수 없이 끝까지 읽은 듯한 느낌. 처음부터 막 안 읽혀서 덮어버리는 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재밌어서 막 읽은 책도 아니다.


  채권과 관련된 내용들을 비교적 쉽게 설명하려고 하는데, 이게 왠지 늘어지는 느낌이다. 지루하다고 해야 하나. 너무 기초적인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거나, 같은 내용들이 반복된다는 느낌도 있다. 내용에 조금 더 임팩트가 있거나, 다른 내용들이 더 추가되어도 좋았을 것 같다. 예를 들어 금리 전망이 중요한 부분인데, 우리나라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추가되었더라면 조금 더 재미가 있었을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공부를 해야 할 부분들이 아직도 많다. 뭔가 시작을 해보기도 전에 준비에만 시간을 다 쏟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투자를 시작할 수도 없다. 소중한 돈을 적어도 잃지는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부해야 한다. 찾다보면 구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 원자에서 인간까지
김상욱 지음 / 바다출판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워낙에 유명한 물리학자이다. TV에 자주 나온다. 나 역시 TV로 처음 만났다. <알쓸>시리즈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말을 너무 잘했다. 'T'에 기반한 느낌이랄까, 인문보다는 수학적인 논리처럼 말이 논리정연했다. 그렇다고 인문학적 향기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논리정연함 속에 인문학적인 향도 배어 있었다.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TV에서 보면서도 책을 찾아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배우 박정민님이 김상욱 교수님의 팬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김상욱 교수님의 책들을 이야기한 유투브 영상도 봤었는데, 책을 찾아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이 출간되었다. 이 참에 읽어 봐야지, 하며 구입했다.


  말을 잘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글 쓰는 것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재능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수준까지는 노력으로 다다를 수 있겠지만, 그 수준을 뛰어넘는 것은 타고난 재능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말을 잘 한다고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글을 잘 쓴다고 말을 잘 하는 것도 아니다. 김상욱 교수님은 둘 다 잘 하는 분 같았다.


  과학을 잘 모르는 내가 봐도 글이 잘 읽히는 것은 글쓴이의 능력일 것이다. 글이 다 이해된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서술한 것도 하나의 능력이다. 이 책은 물리학자가 바라 본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들의 삶까지는 모르겠지만, 물질과 생명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원자(정확하게는 원자가 아니다, 책에서 확인하시라)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며 원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흥미롭다. 원자가 모여 분자가 생성되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화학식들이 등장하며 물리보다는 화학적인 이야기들이 더 많이 등장한다. 뭐 과학에 문외한으로서 물리와 화학의 차이도 잘 모르겠지만, 원자의 이야기보다는 조금 더 무거워지면서 흥미가 줄어들긴 했다. 이야기는 우주와 생명으로 이어지는데, 미지(확정되거나 증명되지 않은)의 영역이기에 일종의 설로서, 교수님의 생각들을 전하고 있다. 그 생각들에 물리학자로의 시선들이 담겨 있을 뿐이다.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참 다양하게 독서의 폭이 넓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리학을 잘 모르지만, 물리학에서도 '양자' 물리학과 관련된 전공으로 기억되는데, 참 다양하게 지식의 폭이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관심과 호기심을 넘어선듯 말이다. 과학쪽은 많은 책들을 본 것은 아니지만, 교수님의 원자에 대한 설명 부분을 보면서, 재밌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자와 관련된 책들을 조금 더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이다. 이해가 될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