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움베르토 에코 하면 따라오는 작품 <장미의 이름> 상하편을 읽을 요량으로


진작에 사두고도 아직 전면책장에만 꽂혀 있는데


그보다 더 최근 소설을 만났습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유작, 그의 마지막 소설 <제0호>.


이탈리아 소설에 분류되어 있지만 그러기에는 움베르토 에코의 세계관과


시공간을 다루는 능력이 너무 방대하죠.


작가로서의 유명세만 접했지, 실제로 소설을 읽으면서 움베르토 에코라는 작가를 만나긴


<제0호> 가 처음이었습니다.


읽을 때마다 순간순간 드는 생각들과 느낌들을 필사노트에 적어가면서


읽게 되었던 소설이었어요.


 

 

 

 

 

<제0호> 가 아니더라도 움베르토 에코의 책은 허구의 소설과


사실적인 역사가 수시로 교차함을 느끼게 합니다.


페이지 아래에 보충설명이 따르는 주석 하나가 전체적인 소설의 흐름 속에서


독립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을 만큼


에코의 소설은 허구인지, 사실인지 가끔 헷갈리게 할 정도로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인간군상들의 모습에 많이 닿아 있어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중세 철학과 문학을 공부한 움베르토 에코는


자신이 췌장암에 걸린 걸 알면서도 이 작품을 써나갔다고 하죠.


이탈리아에서 그간 있었던 정치적 이슈와 저널리즘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냉철하게 비틀고 빈정대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그 진위가 무엇일까 궁금하게 만들고


그저 맹신했던 저널리즘에 대해서 의심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좋은 저널리즘보다 나쁜 저널리즘을 찾기가 더 빠를 정도로


요즘은 기사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자극적이면서


그들에게 이로운 프레임만 주입하는 경향이 너무 짙어졌어요.


움베르토 에코의 <제0호> 를 읽으면서 이런 일이 비단 이탈리아에만 해당되는 일이겠나 싶습니다.


전 세계의 작가이자 사상가인 움베르토 에코의 이번 소설은


그가 전하는 메시지의 힘과 영향력이 대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0호> 의 마지막 장면.


이세욱 역자도 직접 이곳 산 줄리오섬에 다녀왔다는 에피소드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발행인의 의뢰에 따라 일간신문 『도마니』 를 발간하려고 하고


그 신문사에서 인연을 맺은 주인공 콜론나와 마이아.


 기자로서의 업에 정체성 혼란을 함께 겪으며 삼촌 조카뻘의 연인이 되요.


하지만 이 두 남녀주인공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제0호> 소설속 주된 흐름은 발행인의 의도에 따라 신문에 낼 기사를 궁리하는데


그 의논하는 내용들이 정상적인 저널리즘의 방향으로는 보이지 않아요.


"뉴욕타임즈" 매 호의 왼쪽 상단에 실린다는 이 한 문장을 보여드릴께요.


"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


-인쇄하기에 알맞은 모든 뉴스-


저널리즘의 모범과 다르게  『도마니』 에서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닌데도


마치 그런 일이 일어난 것처럼 기사를 만들라고 합니다.


어떤 관념, 경보, 주의를 주는 신문이 아니라


어떤 일에 있어서 수상해 보이게 만들고 (조작),


독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론을 내리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의도에 맞게 신문 내용을 몰고 가는 것 (왜곡) 이죠.


권력이 머무는 곳과 마찰이 생기는 걸 피하기 위해


기사 제목도 타협하는 모습들은 작금의 시대에 불특정 다수의 신문사들도


그러지 않을까 싶은 합리적인 의심마저 들죠.


의혹만 퍼트리면 되고 나중에 돌아올 이익을 기대하며


소신있는 저널리즘은 찾기가 어려운  『도마니』.


 『도마니』 를 이렇게 설정하고 소설을 풀어가면서


움베르토 에코는 나쁜 저널리즘의 진정성을 비틀며 풍자의 힘을 드러냅니다.


"진정성"이란 상식적이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있고 그렇게 믿는 것이니까요. ㅋㅋ


나쁜 저널리즘은 펼치는 그들에게도 진정성은 있었을 거예요.^^;;


의롭지 못한 일에 타협하고 합리화시키면서 진심을 진정성이라고 포장하는......


처음과 다르게 시간이 흐를수록  『도마니』 에서 일하는 기자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기자로서의 저널리즘을 펼치게 되고,


그 중 한 인물이 살해되면서 그간  『도마니』 편집부에서의 굴욕적인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계기를 만들게 되죠.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속 주인공의 입을 통해


살아오면서 지켜봤던 일련의 역사를 고발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이 부분은


소설가라기 보다는 제게 사상가의 일침으로 다가오기도 했어요.


이런 착각이 들게 하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기에


사상가의 일깨움을 얻은듯한 느낌에 개인적으로 소설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습니다.


이래서 움베르토 에코, 움베르토 에코 하는 거구나!!!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같은 그리스로마 고전과


이탈리아의 파시즘을 언급하며


1900년대 중후반 유럽의 현대사를 움베르토 에코의 탄탄한 지식체계와 버무려


허구의 소설과 절묘하게 사실적인 역사적, 정치적 이슈들을 접목시킵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은 언제나 주제를 따라가는 문체를 취하고 있어서


사건이 긴박하게 돌아간다기 보다는 오히려 무미건조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움베르토 에코의 비틀기와 풍자를 통해 소위 편향된 의식과 불순한 의도를 갖고


기사를 써가는 '기레기' 들의 나쁜 저널리즘에


관심을 갖고 의심을 품으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보여지는 것과 그 속에 담겨져 있는 날것의 진의, 그 사이에는 분명


께름칙한 속내가 있을것이라는 의심.


기존의 사고방식이나 고정관념, 환상을 뒤흔들고


전율과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

 

 


이것이 진짜 저널리즘의 살아있는 기능이 되어야 할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을 의견과 구별하는 안목을 키워야 겠다는 개인적인 목표도 가져보구요.


뭐 늘 그래왔지만 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소설 <제0호> 를 읽고 나니 더더욱!!!

 

재미를 능가하는 소설의 깊이는 제게는 역시 깨달음과 영감이 더 큰가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끌림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7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동네 책방에 "사마천의 사기" 강연 들으러 갔다가 발견하고

참 반가웠던 와이즈베리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시리즈>.

먼저 나온 4권과 함께 이번에 나온 3권도 함께 보이더라구요.

위대한 사상가 책의 엄청난 두께를 보고 또 한번 놀라고.... ㅎㅎㅎ

전에 알랭 드 보통의 철학인문교양서 <우리가 몰랐던 섹스> 를 읽고

서평을 남겼었는데 그야말로 잘 몰랐던 사실들에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더해진 책이었고

또 한권 <끌림> 역시 기대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스타벅스에 책 읽으러 올 때마다 들고 왔던 <끌림>.


사람들이 단박에 알아차리는 매력이 아닐수도 있는데요.


이 책에서 알랭 드 보통이 전하고자 하는 건 강인함만을 강조하는 이 경쟁사회 속에서


착한 사람은 매력도 없을 거라는 편견을 선량함 이라는 가치로


우리의 의식을 전복시킵니다.


우리가 너무나 잊고 살았고 평가절하 되다시피 했던 선량함의 가치를


자선을 베푸는 법, 용서하는 법, 솔직해지는 법, 상대에게 위안을 주는 법들과 함께 전하고 있어요.

 

 

 

 

 

 

 

 

알랭 드 보통의 철학인문교양서 <끌림>


"자비심" 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수많은 악이 판치는 와중에도 여전히 미덕이 존재할 수 있음을 기억하는 마음.


심각한 상황을 누그러뜨리는 데 신경 쓰는 마음.


자비심을 말하는 이런 정의와 더불어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부분은


상대방의 행위를 '해석하려는 자선'을 베푸는 것에


현대인들은 대체로 인색한 편이라는 지점이었습니다.


'동냥하는' 처지에 놓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려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바로 바보 또는 실패자로 낙인 찍는 경향이 많다는 걸 우리는 부정할 수가 없거든요.


자선을 우리는 금전을 초월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큰 깨달음을 얻으며


시작하는 이 책, 앞으로 남은 내용들도 모두 알랭 드 보통의


철학인문교양에 관한 넓고 깊은 통찰을 통해서 각자 깨달음과 영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인상깊은 구절들이 너무 많아서 뽑는데 좀 어려웠어요.^^;;


이 외에도 나의 삶의 경험에 비추어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는 건 굳이 비밀로 하진 않겠습니다. ㅋㅋ



 

 

 

 

 

 

우리가 겪는 우정의 문제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목적의식 부재에서 비롯한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도 여기에 있다.


우정 나누기가 겉도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우정의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는 데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고 친구를 사귄다는 생각이 떨떠름한 이유는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을 미심쩍게 보고 꺼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목적이 있다고 해서 우정이 손상될 이유는 없다.

.......

우리가 만나는 사람과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관해

크게 다섯가지로 살펴보자.​ 




중요한 지점은 바로 가장 마지막 문장.


인맥을 쌓는다.


위안을 얻는다.


재미를 즐긴다.


생각을 정리한다.


과거와의 끈이 되어준다.




이 다섯가지 경우가 아닌 우정은 알랭 드 보통이 표현으로 "유사 친구".


그 누군가와 나는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 놓으며


위안을 얻지도 못하고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나누지도 않는다면


조금은 냉정하게, 우정이란 무엇인지 분명히 이해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해 보는 타이밍~~!!


잠시라도 내 곁에 있는 외로움을 못 견뎌 곁에 두는 것 보다는


약간의 대가를 치르는 한이 있어도


관계 정리는 필요하다는 것에 저 역시 진작부터 생각했던 바, 공감하는 지점이었어요.


이렇게 또 어느 한 부분에 있어서는 인생 설정을 잘 해가고 있구나 하고


알랭 드 보통의 <끌림> 을 통해서 위안을 삼습니다.^^

 

같은 책이어도 사람에 따라 기억에 남는 내용이 다른 법이죠.


저는 책 속의 내용들을 통해서 위안과 힘, 그리고 용기를 얻을 수 있을 때


책을 읽은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책의 종류마다 그 양과 정도의 깊이는 다르겠지만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 시리즈는 확실히 철학인문교양서로서


독자들에게 느끼지 못하고 지나쳤던 삶의 통찰을 깨닫게 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영감을 얻게 해준다는 점은 확실해요.^^



​그가 나를 괴롭히는 이유 / 공손한 사람 vs. 솔직한 사람 / 과잉 친절의 심리학 / 수줍음을 극복하는 방법


기분 좋은 유혹을 하라 /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한 이유 / 따분한 사람이 되지 않기


자기에 관해 이야기하기 / 약하게 보이기의 매력 / 어린아이에게 배우기



​우정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는데


이 내용들 말고도 <끌림> 에서 ​하지 않은 내용들이 엄청납니다 ....


흥미로운 사람에 대한 정의도 거부감 없이 다가오더라구요.


누구나 인정하는 흥미로운 사건을 경험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흥미로운 사람자기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보며


미세한 변화와 떨림을 읽어내고 정직하게 반응하며 살아온 사람.


그리하여 인생이라는 드라마와 자신이 겪은 희로애락과 낯섦과 당혹감을


꾸밈없이 표현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제가 또 한번 놀라웠던 부분은 잘 들어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대화의 방향이 잠시 다른 곳으로 빠지더라도 다시 의미있는 곳으로 돌아오게 하면서


관심을 갖고 듣기 때문에 그냥 귀를 열어두고 듣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람.


만남을 갖게 될 때 제가 이런 경향이 있어서 속으로 놀랐거든요....ㅋㅋ


의미없고 목적의식 부재한 대화로만 시간을 보내기에는


나와 너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너무 아깝고


지금 이 시간 우리에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은 대화들은 과감히 방향을 틀곤 합니다.^^


물론 표현은 완만하게. ㅎㅎㅎ





잘 들어주는 사람은 우리의 어리석음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훈계하지 않으며,


스스로 비정상이라고 고민하는 상대방에게


자기 자신의 약한 모습을 고백함으로써


인간이란 본래 불완전하기 짝이 없고 알쏭달쏭한 존재임을 확인시켜 준다.



인간이란 본래 완벽할 수가 없다는 인식을 늘 하고 있는지라


우리 모두 같다, 너만 실패자가 아니다, 함께 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은 생각으로


이런 말들을 하곤 하죠.


기본적으로 이런 스탠스를 갖고 인간관계를 꾸려 가지만


대상에 따라 가끔 다른 태도를 취하는 것이 느껴질 때도 있어서


아직도 가다듬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관념으로만 갖고 있던 저만의 인간관계 노하우를 이렇게


알랭 드 보통은 문장으로 명쾌하게 알려주네요.


인생학교 교장 답습니다~~~

 


관념에 머물러 있는 정의를 이렇게 글자로 명쾌하게 알려주는 알랭 드 보통이


참 대단하다 싶고 고맙기도 합니다.^^


대다수 현대인이 이미 충분히 자기를 비판하고 있다는 걸


마음이 열린 사람들은 알고 있으니


더 격렬하고 혹독하게 상대방을 두고 비판하지 말자.


더욱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모두에게 절실한 것은


용기를 가지도록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격려하는 것.


"우리 모두 자기 안의 고결한 자아를 격려하자."


이 한 문장만 얻어도 이 책을 읽은 가치는 다했습니다, 제게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몰랐던 섹스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5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수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로 손에 꼽히는 스위스 출신 영국작가, 알랭 드 보통.


저도 그의 책 몇권을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불안> 아직은 두 권 뿐이지만 그래도 읽은 건 읽은거죠.^^


잔잔한듯 삶의 통찰을 보여주는 면면이 엿보이는 책들을 쓰는 작가여서


저 역시 신간이 나오면 눈여겨 보게 되거든요.


하지만 이번에 나온 신간은 두배로 더 반가웠어요.


알랭 드 보통이 어른들에게도 학교가 필요하다며 "인생학교" 교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걸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나온 신간이 바로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시리즈거든요.


전에 나왔던 걸 모르고 이번에 처음 만나보니 이미 4권이 나와 있었더라구요.


2017년 12월에 나왔던 위대한 사상가 / 평온 / 소소한 즐거움 / 관계에 이어서


2018년 10월에는 우리가 몰랐던 섹스 / 인생 직업 / 끌림이 나왔습니다.



 

 

"삶의 지혜와 통찰" 이라는 인생학교의 모토와


"섹스" 사이에 어떤 교집합이 있을까~~~!


이 책을 만나기 전에는 과연 어떻게 읽어내야 할까 싶었습니다.


개개인이 살아가는 이 공동체 사회 속에서


모두 다 그렇듯이 밖으로 드러내어 이야기하기 편하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에서는 진짜 어른들의 속 깊은 연애, 섹스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꺼낼지......


더 놀라운건 가감없는 일러스트!!!


일러스트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게 할 확률 10000000%


 "이 책은 읽어야 해" !!!


moon_and_james-8


물론 일러스트가 전부는 아닙니다.


흥미유발은 분명할 거지만요. ㅎㅎㅎ


아~~~


책을 읽으면서 조는 일? 그것도 이 책을 통해서는 녹록치 않을겁니다.


정신이 말똥말똥..... 알다가도 모르는 게 나이고 남이기에


알랭 드 보통이 말하고자 하는 <우리가 몰랐던 섹스>는 그 본질이 소통이거든요.


성적 자아와의 만남, 나와 타인 사이의 감정적 소통과 정신적 교감의 중요성,


타인을 받아들이고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용기.


분명 제목은 "섹스" 인데 그것에 현혹되지 않게


알랭 드 보통만의 차분하고 진지한 담론들이 이어집니다.


<우리가 몰랐던 섹스> 를 처음 펼치면서 그 시작은 참 흥미로웠습니다.^^


읽어가면서 이내 경험하게 되었어요.


잘 몰랐지만 막연하게 그렇게 느껴온 것들을


문장을 통해 공감하게 되니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구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가 등장해서 놀랍고 반가웠습니다.


읽고 싶어서 사둔 책이라 언젠가는 봐야지 벼르던 건데


<우리가 몰랐던 섹스> 책에서 알랭 드 보통에 의해 접하게 될 줄이야~~!!!


읽고 나서 더더욱 빨리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알랭 드 보통이 말하고자 하는 섹스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려고 보니


이 작품이 딱 맞았던 거예요.


섹스를 하면서 모욕적 언행을 즐기는 모습은 얼핏 들으면


굉장히 이상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사람들이 많겠지만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섹스란 이런 것입니다.


상대와의 감정적 소통과 정신적 교감을 통해서


아무리 모욕적인 말과 행동을 해도


은밀한 섹스 상대 앞에서는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은 열망의 표현이고,


고상한 모습 뿐만 아니라 추잡한 모습까지 보여줘도


상대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은 열망을 상징한다는 것!


그래서 프루스트가 보여주는 작품 속 인물을 통해


알랭 드 보통이 말하고자 하는 섹스의 본질을 전할 수 있었던 거죠.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 시리즈의 매력, 좀 전달이 되었나요?^^



제복을 입은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사람들의 반응들.


이것 못지 않게 우리가 안다고 했지만 진짜 몰랐던 섹스에 대해서


인간의 성적 욕구를 자세히 들여다 보는 2부의 내용들도 재밌습니다.


몰입과 집중 제대로 되실 걸요. ㅋㅋㅋ


키스, 얼굴 붉히기, 옷을 입고서 하는 사랑 게임, 야외에서 하는 섹스,


오럴 섹스, 항문 성교, 욕설 하기, 낯선 이의 시선,


근친상간 판타지, 어린 나이가 되는 역할극, 양성애, 자위, 포르노,


레즈비언의 유혹 등등.


이걸 직접 경험하고 싶다 뭐 이런 것이라기 보다


인간으로서 갖는 아주 기본적인 호기심.


인간의 성적 욕구가 물론 또한 전부가 아닙니다.


인간에 대한 진지한 탐구 후에


알랭 드 보통이 말하고자 하는 <우리가 몰랐던 섹스> 에 대해서


이 책을 읽은 이후로는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을 거라는 말을 감히 해 봅니다.


 

 

오늘 마침 영화로 만났던 프레디 머큐리도 떠오르고,


어떤 영화도 떠오르고,


나는 섹스에 대해 얼만큼 알고 있었고 어떤 스탠스로 살아왔던가 되짚어 봤어요.


금기시했던 섹스에 대해서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 지는 것도 바람직하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나 자신에 대해 숨기지 않고 당당하며 자신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몰랐던 섹스> 로부터 생각의 전환을 이끌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유익하고 의미있는 책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욕구 충족, 흥미 유발로만 이 책을 얘기하기엔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삶의 지혜와 통찰, 놓치기에 너무 아깝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잘 지내고 있어요 - 밤삼킨별의 at corner
밤삼킨별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요일 오후, 오랜만에 성신여대 쪽으로 나갔다가


함께 들고 간 흐름출판 사진에세이 <난 잘 지내고 있어요>.


이국종 교수의 <골든아워> 를 출간했던 그 흐름출판의 책이 맞나 싶게


갬~~성돋는 에세이를 만났어요.


앞면에서는 사진에세이가, 뒷면에서 다시 시작하면 감성에세이 글이 주루룩~~~!


일타쌍피 ㅋㅋㅋ


감성을 파괴하는 용어를 썼나 싶지만 이 말이 딱.... ㅎㅎㅎ


인스타 감성이 묻어나는 사진들과 함께


몇줄씩 여운을 남기는 밤삼킨별의 글을 읽다 보니


갑자기 사진이 뒤집어져서 나오는 거예요.


알고보니 뒷표지에서 다시 시작하는 글.


절반은 사진에세이, 절반은 감성에세이 <난 잘 지내고 있어요>.

 

 

 

 

 

 

 

 

 

봄에는 다가서다.

 여름에는 두근거리다.

 가을에는 달래다.


겨울에는 다시 나에게로.



굳이.... 사람이 기다리지 않아도


결코 멈추는 법이 없는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가니까


봄이라는 계절도 언젠가는 올 거 같은데....


나의 봄은 내가 기다려야 오는 것.





쌀쌀해지는 날씨로 접어드는 이 겨울도


내 마음이 겨울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겨울다운 이 날씨도 나의 겨울은 아닌거겠죠.


감성돋는 밤삼킨별의 글이 나에게로 와서는


나의 글이 되었습니다.


쑥스럽지만 이런 느낌이군요.....





​다 똑같은 날들 같지만 다 다른 하루하루.


마지막 문장, "나에게도 당신의 하루를 줄 수 있나요?" 를 읽는데


문득 생각난 것이


내가 나에게 물어보는 것 같았어요.


뭔지 모를 것에 의해서 나의 하루하루가 쓸려가는 듯 한 와중에


내가 이끌어 가는 하루는 과연 삼백육십다섯의 날들 중에 과연 얼마나 되는거지.....하구요.



 

 

 

너무나 바빠서 생각이라는 것 조차 하기에도 벅찬 삶을 살아간다면


밤삼킨별의 사진에세이 속 문장들에 빠져봐도 좋을 거 같아요.


기왕이면 저녁시간을 추천합니다.^^


비가 오면 더 좋아요~~


스산한 날씨에 편하게 느끼는 카페에서 따뜻한 음료 한 잔에


<난 잘 지내고 있어요> 에세이 한 권이면


추워지는 겨울에 혼자 있어서 춥다는 생각이 안 들거예요.





 

 

 

 

 

사진을 보니 ​겨울은 겨울이기에 아름답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페이퍼] 라는 잡지에 14년간 수록했던 밤삼킨별의 감성돋는 에세이와 사진들.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일상속에서 "난 잘 지내고 있어요" 라고 말하지만


왠지 솔직한 대답이 아닌거 같아요.


각자의 생각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타인에게


나의 안부를 시시콜콜 얘기하는게 더 머리가 아파올 때가 있는거 같아서


그냥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로 넘어가곤 하는거 같습니다.


 

그래도 서로의 안부를 물어주는 이가 있어 감사하고 기분이 좋아질 때도 너무나 많죠.

 

​따로 또 같이...... 이게 제 삶의 모토. ㅎㅎㅎ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고

 

힘든 일이 있어도 독백놀이로 극복할 수 있게

 

때때로 내가 나에게 안부를 물어볼까 용기가 생기게 해 주는 책 ㅋㅋㅋ


 

 

 

 

 

 

 

 

 

 

<난 잘 지내고 있어요> 밤삼킨별의 에세이 中


인상깊은 구절 하나 남기고 저도 조용히 이 공간을 떠나가겠습니다.^^






p. 뒤에서부터 120.....


변화는 가슴속에서 나의 다른 모습을 꺼내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변화는 그렇게 온다.


내 것이 아닌 것으로의 변화는 불안하고 불편하다.


나는 자연스럽게 변했다.


......


그리고 조용한 변화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꾼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마음이 움직이는 곳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나는 변화해왔다.


작은 나눔의 일들이나, 세상에 나를 표현하는 방법,


나의 사람들을 아끼는 방법들.


그것이 공감을 얻을 때 누군가가 옆에서 걷고 있었고,


그렇지 못할 때는 조용히 떠나갔다.


그것이 옳지 않은 것이라면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변화의 유연한 가능성을 안고,


나는 또 변해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홍차와 장미의 나날
모리 마리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책표지 컬러가 너무나 사랑스러운 에세이 한권 만났습니다.


다산책방에서 나온 모리 마리 산문집, <홍차와 장미의 나날>.


1962년 미국영화 "술과 장미의 나날" 이 아니라


<홍차와 장미의 나날> 입니다.


술보다는 차 마시는 걸 좋아하는 저자의 취향에 따라


제목을 지은것이 재밌습니다.


돈은 없어도 마음만은 귀족은 정신적 귀족, 모리 마리.


저자의 태생적 배경은 돈이 없이 시작되진 않았습니다.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와 더불어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 모리 오가이의 첫째딸이거든요.


아버지에게서 받은 사랑만큼이나 유년 시절에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으며 성장했지만


기본적으로 성격이 독특했고 두 번의 결혼 생활이 파국을 맞으며


또 한번의 인생의 격동기를 겪게 됩니다.


일본의 대문호 장녀였지만 이혼 후 생활비를 걱정할 정도로 가세가 기울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아버지의 유전자가 있었는지 재능을 보이며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해요.


하지만 모리 마리 본인라는 사람 자체가


기질적으로 "어린아이인 채로 어른이 된 사람" 이라고 할 정도로


매우 솔직하고 제멋대로에 때로는 괴팍한 성격을 보이기도 해서


나름의 유명세(?) 도 지니게 되는 저자입니다.


단, 하나...... 모리 마리가 삶을 지탱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이 가장 행복한 때가 언제인지를 알 수 있었던 것이고


그것은 바로 자타가 공인할 정도의 요리 실력을 갖춘 덕분이었어요.


보기와는 다르게 모리 마리가 만든 음식을 먹고 나면 사람들이


모리 마리를 다시 보게 될 정도였다고 하니


보여지는 것과는 다르게 그녀의 재능에 놀라는 사람들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호화로운 가난의 미학" 을 알려주는 이 책은


그녀가 좋아하고 아끼는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한대요.


음식을 주제삼아 엮은 모리 마리의 컬렉션 그 첫번째책이라고 보시면 될듯 합니다.^^






모리 마리 삶 단편들을 에피소드처럼 묶었고


그 중심에 다양한 요리와 레시피들이 등장하지요.


모리 마리,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메이지풍 서양요리와 양배추말이.


요리하는 것, 차가운 홍차, 적포도주와 자두를 섞은 음료를 좋아하고


반대로 손이 많이 가거나 기교가 필요한 요리는 잘 못 만든다는 모리 마리.^^


때로는 분노조절도 잘 안되고 사랑에 있어서는 


가끔씩 '남편이라는 사람' 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부정적인 시선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큰~ 사랑도 받았고 영향도 많이 받아서


모리 마리 일가의 식생활이나 사생활들도 이 책 속에 많이 담겨져 있어요.


그야말로 자신의 전부에 대해서 가감없이 드러낸 책으로 보입니다.

 

 

 

 

 

 

 


요리를 할 때 간을 맞추는 일을 일종의 시를 쓰는 일이라고 말하는 모리 마리.


그만큼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모리 마리는 요리를 통해 그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어요.


이혼 후 삶의 전반이 여유롭지 않더라도 정신적으로는


누구보다 마음만은 귀족처럼 사는 모리 마리였습니다.


 

 


<홍차와 장미의 나날> 에서 요리에 대해서 얘기할 때 눈이 반짝거릴듯한


모리 마리의 표정을 상상하면서


저는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할까? 생각해 봤어요.^^


생각해 보니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더라구요.


바로 이 순간, 커피 한잔 하면서 달달한 생크림 카스테라와 함께


책 한권 펼쳐보는 이 시간이 제게는 행복입니다.


그저 이렇게 앞으로도 쭉~~ 삶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가고 싶어요.


모리 마리처럼 현재에 만족하며 그렇게 큰 욕심 부릴것도 없이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