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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ㅣ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7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동네 책방에 "사마천의 사기" 강연 들으러 갔다가 발견하고
참 반가웠던 와이즈베리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시리즈>.
먼저 나온 4권과 함께 이번에 나온 3권도 함께 보이더라구요.
위대한 사상가 책의 엄청난 두께를 보고 또 한번 놀라고.... ㅎㅎㅎ
전에 알랭 드 보통의 철학인문교양서 <우리가 몰랐던 섹스> 를 읽고
서평을 남겼었는데 그야말로 잘 몰랐던 사실들에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더해진 책이었고
또 한권 <끌림> 역시 기대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스타벅스에 책 읽으러 올 때마다 들고 왔던 <끌림>.
사람들이 단박에 알아차리는 매력이 아닐수도 있는데요.
이 책에서 알랭 드 보통이 전하고자 하는 건 강인함만을 강조하는 이 경쟁사회 속에서
착한 사람은 매력도 없을 거라는 편견을 선량함 이라는 가치로
우리의 의식을 전복시킵니다.
우리가 너무나 잊고 살았고 평가절하 되다시피 했던 선량함의 가치를
자선을 베푸는 법, 용서하는 법, 솔직해지는 법, 상대에게 위안을 주는 법들과 함께 전하고 있어요.

알랭 드 보통의 철학인문교양서 <끌림> 은
"자비심" 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수많은 악이 판치는 와중에도 여전히 미덕이 존재할 수 있음을 기억하는 마음.
심각한 상황을 누그러뜨리는 데 신경 쓰는 마음.
자비심을 말하는 이런 정의와 더불어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부분은
상대방의 행위를 '해석하려는 자선'을 베푸는 것에
현대인들은 대체로 인색한 편이라는 지점이었습니다.
'동냥하는' 처지에 놓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려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바로 바보 또는 실패자로 낙인 찍는 경향이 많다는 걸 우리는 부정할 수가 없거든요.
자선을 우리는 금전을 초월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큰 깨달음을 얻으며
시작하는 이 책, 앞으로 남은 내용들도 모두 알랭 드 보통의
철학인문교양에 관한 넓고 깊은 통찰을 통해서 각자 깨달음과 영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인상깊은 구절들이 너무 많아서 뽑는데 좀 어려웠어요.^^;;
이 외에도 나의 삶의 경험에 비추어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는 건 굳이 비밀로 하진 않겠습니다. ㅋㅋ

우리가 겪는 우정의 문제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목적의식 부재에서 비롯한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도 여기에 있다.
우정 나누기가 겉도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우정의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는 데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고 친구를 사귄다는 생각이 떨떠름한 이유는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을 미심쩍게 보고 꺼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목적이 있다고 해서 우정이 손상될 이유는 없다.
.......
우리가 만나는 사람과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관해
크게 다섯가지로 살펴보자.
중요한 지점은 바로 가장 마지막 문장.
인맥을 쌓는다.
위안을 얻는다.
재미를 즐긴다.
생각을 정리한다.
과거와의 끈이 되어준다.
이 다섯가지 경우가 아닌 우정은 알랭 드 보통이 표현으로 "유사 친구".
그 누군가와 나는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 놓으며
위안을 얻지도 못하고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나누지도 않는다면
조금은 냉정하게, 우정이란 무엇인지 분명히 이해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해 보는 타이밍~~!!
잠시라도 내 곁에 있는 외로움을 못 견뎌 곁에 두는 것 보다는
약간의 대가를 치르는 한이 있어도
관계 정리는 필요하다는 것에 저 역시 진작부터 생각했던 바, 공감하는 지점이었어요.
이렇게 또 어느 한 부분에 있어서는 인생 설정을 잘 해가고 있구나 하고
알랭 드 보통의 <끌림> 을 통해서 위안을 삼습니다.^^
같은 책이어도 사람에 따라 기억에 남는 내용이 다른 법이죠.
저는 책 속의 내용들을 통해서 위안과 힘, 그리고 용기를 얻을 수 있을 때
책을 읽은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책의 종류마다 그 양과 정도의 깊이는 다르겠지만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 시리즈는 확실히 철학인문교양서로서
독자들에게 느끼지 못하고 지나쳤던 삶의 통찰을 깨닫게 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영감을 얻게 해준다는 점은 확실해요.^^
그가 나를 괴롭히는 이유 / 공손한 사람 vs. 솔직한 사람 / 과잉 친절의 심리학 / 수줍음을 극복하는 방법
기분 좋은 유혹을 하라 /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한 이유 / 따분한 사람이 되지 않기
자기에 관해 이야기하기 / 약하게 보이기의 매력 / 어린아이에게 배우기
우정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는데
이 내용들 말고도 <끌림> 에서 하지 않은 내용들이 엄청납니다 ....
흥미로운 사람에 대한 정의도 거부감 없이 다가오더라구요.
누구나 인정하는 흥미로운 사건을 경험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흥미로운 사람은 자기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보며
미세한 변화와 떨림을 읽어내고 정직하게 반응하며 살아온 사람.
그리하여 인생이라는 드라마와 자신이 겪은 희로애락과 낯섦과 당혹감을
꾸밈없이 표현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제가 또 한번 놀라웠던 부분은 잘 들어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대화의 방향이 잠시 다른 곳으로 빠지더라도 다시 의미있는 곳으로 돌아오게 하면서
관심을 갖고 듣기 때문에 그냥 귀를 열어두고 듣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람.
만남을 갖게 될 때 제가 이런 경향이 있어서 속으로 놀랐거든요....ㅋㅋ
의미없고 목적의식 부재한 대화로만 시간을 보내기에는
나와 너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너무 아깝고
지금 이 시간 우리에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은 대화들은 과감히 방향을 틀곤 합니다.^^
물론 표현은 완만하게. ㅎㅎㅎ
잘 들어주는 사람은 우리의 어리석음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훈계하지 않으며,
스스로 비정상이라고 고민하는 상대방에게
자기 자신의 약한 모습을 고백함으로써
인간이란 본래 불완전하기 짝이 없고 알쏭달쏭한 존재임을 확인시켜 준다.
인간이란 본래 완벽할 수가 없다는 인식을 늘 하고 있는지라
우리 모두 같다, 너만 실패자가 아니다, 함께 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은 생각으로
이런 말들을 하곤 하죠.
기본적으로 이런 스탠스를 갖고 인간관계를 꾸려 가지만
대상에 따라 가끔 다른 태도를 취하는 것이 느껴질 때도 있어서
아직도 가다듬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관념으로만 갖고 있던 저만의 인간관계 노하우를 이렇게
알랭 드 보통은 문장으로 명쾌하게 알려주네요.
인생학교 교장 답습니다~~~
관념에 머물러 있는 정의를 이렇게 글자로 명쾌하게 알려주는 알랭 드 보통이
참 대단하다 싶고 고맙기도 합니다.^^
대다수 현대인이 이미 충분히 자기를 비판하고 있다는 걸
마음이 열린 사람들은 알고 있으니
더 격렬하고 혹독하게 상대방을 두고 비판하지 말자.
더욱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모두에게 절실한 것은
용기를 가지도록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격려하는 것.
"우리 모두 자기 안의 고결한 자아를 격려하자."
이 한 문장만 얻어도 이 책을 읽은 가치는 다했습니다, 제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