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 -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철학적 사고 실험
토드 메이 지음, 노시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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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을 통해서 도덕적으로 선한지, 악한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오로지 인류에게만 있다.

인간 세상에 놓여진 무수히 많은 질문과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인류는 과거와 현재를 인식하고 

미래를 지향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인문교양서 <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에서

실존주의와 도덕철학에 관한 책들을 출간했던 

미국의 철학자 토드 메이는

다원주의적 인식을 취하며 문제에 접근하려 노력했다.

흥미로운 질문들, 그럴듯한 가설들, 

철학적인 사고 실험을 통해서!





제목은 물론이고 서문의 제목인

"우리가 없었더라면 지구는 더 좋은 곳이 되었을까" 라는 

질문부터 작가의 돌려까기 위트가 돋보인다.

실존하고 있는 인류에게 인류 멸망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일명 셀프 디스, 불편한 질문들을 던진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일부 인류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한편 희망적이기도 했다.

이 점이 바로 인류의 탁월함이 아닐까!



전 세계적으로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기저에는

인류 자체를 목적이 아닌 노동력으로 인식하며

자본주의 논리의 수단으로 보는 관점이 팽배한 이 시대에

인류 존속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통쾌하기까지 했다.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는 책들에 

늘 더듬이가 향하는 1인으로서

<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는 필자에겐 

취향 저격인 인문교양서이다.

작가의 유머와 휴머니즘이 곳곳에 묻어나서

유독 몰입독서가 잘 된 책이었다.

재밌었던 꼭지는 다시 뒤로 돌아가 읽고 또 읽었다.



(요즘 제주도여행 중이어서 책방으로 취향이 향하는 중인데

이 책이 보이지 않아서 참 아쉬웠다.

만났다면 너무나 반가웠을텐데.....

이렇게 재밌는 인문교양서가 출간되었는데 

책방지기님들은 왜 입고를 하지 않은 거지?^^;)

현재의 풍요한 인프라를 누리기 위해서는

수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영화 속 설정처럼 인구가 

점점 감소하게 된다면

대규모로 사람들이 모여살기 보다는

소그룹의 인간이 존속할 거라는 예측이 더 타당해 보인다.

그렇다면 인류는 앞으로 지금보다는 훨씬 덜

자연과 비인간 동물, 타자에게 가하는 해악을 줄이게 될까?

토드 메이의 책을 읽다 보면 독자부터 새롭게 궁금증들을 

생성하게 되나보다.^^

(위뷰 1기의 행운으로 토드 메이라는 

철학자를 알게 되어 기쁨!)




대다수 인간이 개별적으로 지구에 기여하는 바는 

미미하지만,

인류가 집합적으로 가하는 위협은 상당한 수준이라는 걸

요즘 제주도여행을 하면서도 이따금씩 느낀다.

선의지를 가지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제주도라는 환경을 

지키려는 소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관광객들이 휩쓸고 지나가 버리면 

초토화가 되어버리는 현실....ㅠ

(가만히 있는 그대로를 지켜주면서 흔적을 남기지 않고 

조용히 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여행자로 노력중이다.)



인간이라는 종은 멸종당해 마땅하다고 강하게 말하기에는

좀 용기가 필요할테지만

멸종하면 사실 결과적으로 더 좋은 건 아닌가라고 

다시 묻는다면

확신을 갖고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긴 할까?


지금까지 비인간 동물들을 책임지지도 않으면서

고통만 주고 착취만 일삼는 인류의 행태를 생각하면

계속 번식해서 존속하기보다는 없어지는 편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이런 문제의식에 대해서 도덕적인 쟁점으로 접근해볼 때

작가가 꺼내든 공리주의는 독자로 하여금

인류 존속의 필요성에 대해 정확하고 바르게 판단하는데 

좋은 가늠자가 되어주었다.




공리주의는 18세기 사상가 제러미 벤담의 철학에서 

유래해서 19세기 존 스튜어트 밀에 이르기까지 

최대의 쾌락을 가져다주는 행위가 곧 도덕적으로도 

옳은 행위라고 보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고통은 최소화하고 쾌락은 최대화하는

 행동들을 실행하는 것이 공리주의 관점에서 

도덕적으로도 옳은 접근법이 되는 것이다.

이런 논리에 따르면, 인간이 다 사라졌을 때 

인간의 공장식 축산방식을 통해 태어나

고통을 겪을 동물들이 태어나지 않게 될테니 

동물의 고통도 감소할 것이고

해양생물들의 미세 플라스틱에 의한 죽음도 줄어들 것이고

아마존 우림과 북극 빙하 감소로 인해 

거주지를 잃고 굶주려 죽게 되는

생태계 또한 보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공리주의 논리로 접근해 보자면 

인류 존속의 장점을 찾기가 어렵지만

문제의식을 갖고 성찰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인류의 탁월함을 공리주의에만 의존할 수는 없겠다.^^;

그래도 인류가 존속해야만 하는 이유는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이를테면 인류만이 아름다움, 진리, 그리고 좋은 삶을 

추구하고 영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에

이러한 인간 삶의 풍부함을 지속할 수 있도록

공동체주의를 발휘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동체란 물론 비인간동물을 포함하며

인간중심주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인류 또한 자연의 구성원임을 자각하며

비인간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더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만들어가고 책임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지점에서 희망고문이라고 해도 좋다.

이게 아니면 현재 스케일만 키우며 돈의 논리만 

쫓는 세상에서 뾰족한 방법도 딱히 떠오르질 않는다...ㅠ

다수는 아닐지라도 인류 개개인의 선의지와 

탁월함에 기대보려한다.

끊임없이 문제로 인식하고 자문하며 옳은 것이라고 

믿는 것에 대해서 실천하는 인류가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인류가 누리는 행복과 인류가 유발하는 고통을 

단순 비교할 수도 없고

인간과 비인간동물의 삶의 가치를 계산해낼 수 있는 

수학공식 또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돈의 힘이 비단 과시용이 아니라 가치의 관점에서 

활용되어지는 미래로 나아가길 바란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만을 위해 전 인류가 

이러한 변화를 촉구하는 것은 아닐테다.

이 지구가 선사하는 아름다움과 무한한 자원들을

앞으로 살아갈 세대들에게도 효율적으로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좋은 삶을 보장해주는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앞으로 태어날 사람들의 이로움에 중점을 두는 장기주의가 바로 그것이고 

효율적 이타주의를 견지하는 것이다. 

윌리엄 맥어스킬이 쓴 <우리는 미래를 가져다 쓰고 있다>라는 책제목만 봐도

 사실은 인류가 저질러왔던 공장식 축산, 인구 증가, 삼림 벌채, 기후위기, 

비인간동물 대상의 실험 등에 대해 이제부터라도 어떤 행동을 취해야할지

이미 답을 다 알고 있지 않을까.




인류 존속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면 이제부터라도

비인간동물과 자연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하겠다.

우리도 자연의 일부이고 상호 존중의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

사실 이러한 노력은 인류의 존속과 멸망의 결과에 상관없이

이루어져야 하는 가치이겠지만 더이상 퇴행할 수는 없다.

뒷걸음질치다가는 결국 절벽이다.

파괴하는 데에만 집합적인 힘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인류 멸망이 더 이상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라는 조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인류의 조직적인 힘이 필요하다.



이보다 더 풍부한 관점으로 작가가 펼쳐나간 

이 인문교양서는 그래서 전체로 만나봐야 한다, 꼭!!!

위즈덤하우스의 신간 <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를 통해 

철학자 토드 메이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시간을 거슬러 이전 책들을 찾아보려 한다.

17박 18일이라는 긴 여정의 제주도여행을 즐기는 와중에도

독서할만한 공간에 갈 계획이면 꼭 이 책을 챙겨갔고 

집중하기에 짧았을지라도 꼭지마다 내용들이 흥미로워서 

충만한 시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참 의미있는 독서였고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인문교양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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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맺음에 서툰 당신을 위한 심리학 - 잘 끊고, 잘 잊고, 다시 시작하는 법
게리 매클레인 지음, 신동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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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관계가 불편해지고 

감정적으로 악순환이 반복될 때

인간은 고통스러움을 느낀다.

때로는 자연스럽게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일지라도

상황을 종결하려는 강박에 사로잡혀 

'성급한 끝맺음'이라는 악수를 두곤 한다.

지난 20여년 간 저자는 이와 같은 

수만 건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인간의 '종결 욕구', 종결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심리적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관계심리서 <끝맺음에 서툰 당신을 위한 심리학>

인간의 다양한 본능과 욕구를 

종결과 관련지어 고찰한 기록이다.


분노때문에 종결을 이루려고 할 때 

가장 일반적으로 바라는 결과들.

분노의 대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방법.

종결로 흔히 오인되는 3가지.

상황을 종결짓지 못해 고통받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징후들.

오해 없는 소통을 위한 지침.

단계별 대화 지침.

합리적 신념의 예(위 사진 참고).

인간 본연의 다양한 특성들을 짚어가며

개개인의 인생에서 종결이 필요한 때를 파악할 수 있는 

여러 구체적인 사례와 지침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본능이 강한 인간은

그러므로 종결에 대한 욕구 또한 강렬한 법이다.

마음이 동요하거나,

 집중해야 할 것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거나,

해로울 만큼 강박적으로 반추하는 일이 빈번하다면

"종결의 힘(The Power of Closure)"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종결이 무기가 되어

 더 큰 고통을 줄 수도 있음을 간과하면 안 된다.

자신을 괴롭혔던 가해자로부터 사과를 받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화를 나누면서

괴로운 기억이 많이 떠올라서 

힘든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온다면

결국 과거의 나쁜 경험이 

현재로 옮겨온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종결의 힘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렇듯 심리적으로 부정하고 방어하는 기제가 

작동하게 되는 것을 고려할 때,

효과적이고 만족스러운 종결을 달성하기 위해서

기억해야 할 것이 바로 "의도성"이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대화하고 싶지 않으면 거절해도 된다고 덧붙이며 

대화를 제안하는 것이다.

이는 상대방이 무의식 중에 방어하려는 행동을 막음으로써

상대방 또한 진솔하게 대화에 참여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과정이다.


결국 종결의 힘을 믿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자신에게 어려운 질문을 서슴없이 던짐으로써 

현상을 파악하고

지금의 불편한 상황을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시키기 위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기대하는 결과가 아닐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감수할지라도!


용기를 냈으니 다음은 "수용"할 차례이다.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자신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수용이 종결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신을 위해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자유를 향한 첫걸음이 될 테니

다시 용기를 내자!


종결을 모색하고자 한다면 의도성과 

연민(자신과 타인 모두 존중하는 마음)을 품기를....!

종결이 불가능하다면 욕구를 내려놓고 

그 상황을 수용하기를....!

관계란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상냥하게 대할 때

한없이 부드러워진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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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15만부 기념 리커버) -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마음 근력의 힘
김주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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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에 부딪혔을 때, 인간은 두 가지 다른 태도로 반응한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나 외에도 실패한 사람은 수두룩하다.

이번에는 운이 좋지 않았을 뿐이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건 어쩔 수 없다.

다른 일들은 잘 하고 있다. 

내 인생의 모든 면이 실패한 건 아니다.

VS. 

성공한 사람도 많은데, 왜 '나'는 실패했을까? 

이번에 실패한 것을 보면 나는 앞으로도 

또 이런 사업에 실패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왜 '항상' 실패만 하는 것일까?

이 사업뿐만 아니라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왜 다 안 풀리는 걸까.

왜 내 인생의 '모든 면'은 실패투성이일까?


이 두 가지의 선택지를 보면 누가 봐도

'바람직한' 반응은 정해져 있지 않은가.

하지만 모두가 바람직한 삶을 살거나 추구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감정과 타인에 의해 흔들리는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삶 또한 각자 다르다.


혹시나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음에도 무의식 중에 회피하고자 

다른 답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려 한다면

그 또한 회복탄력성이 낮은 사람이다.


김주환 교수의 자기계발서 스테디셀러 <회복탄력성> 에서는

내가 누구냐 하는 것은 바로 내가 나의 경험에

어떠한 스토리텔링을 하느냐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만들어 놓은 이야기에 따라 여러가지 세세한 행위들을 해나간다는 말이다.

결국 우리의 행동을 결정짓는 것은

세상의 모습 그 자체, 모두가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하는 그것이 아니라 

그 모습에 대한 우리의 믿음과 해석이다!

여기서 해석은 필자가 붙인 '해석'이다.




위즈덤하우스의 베스트셀러인 <회복탄력성>에서는 

자신에게 닥친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힘, 

즉 Resilience에 대한 이해가 글의 중심축이다.

개념이 명확하게 들어오지 않을 땐 정의를 찾는 습관이 있어 다양한 AI를 활용해 보았다.


Resilience is the ability to recover from difficulties or challenging situations and to adapt successfully to adversity through mental, emotional, and behavioral flexibility. In Korean, it is referred to as 회복탄력성, meaning the power to get up again after a setback or failure.

정의의 출처 : Perplexity 


Resilience is generally defined as the capacity to adapt successfully in the face of adversity, trauma, tragedy, threats, or significant sources of stress.

It is the ability to "bounce back" from difficult experiences and maintain psychological well-being.

정의의 출처 : Gemini


Resilience is the ability to bounce back from adversity, adapt to change, and keep going in the face of challenges. It’s not just about enduring hardship—it’s about growing through it.

정의의 출처 : Copilot


퍼플렉시티, 제미나이, 코파일럿에서 내려준 정의를 통해서

Resilience에 대한 개념이 한 층 더 명료해진다.

이 정의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다 보면 결국은

<회복탄력성> 속에서 다루는 내용들을 

집약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회복탄력성의 기반이 되는 진정한 행복에 대한 갈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그 행복의 조건들을 추구할 것이지만

평생 자신이 바라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기 때문에

실패와 좌절에 대한 면역력도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럴 때 우리는 회복탄력성을 약화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부정적 정서인

두려움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두려움에서 좌절감이 나오고 좌절감에서 분노가 싹트면서

순간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직면한 역경에 대하여

지혜롭게 반응하기가 어려워진다.

그 순간 자기 감정만 배출하는 것에 그칠 뿐,

분노는 결코 역경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이렇게 심리적으로 흔들릴 때 일부는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자기계발서나 심리학책을 찾는다.

먼저 읽어본 1인으로서 자기계발서라고 잘 알려져 있지만 

심리학책에 관심있는 독자들에게도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성공, 사회적 평판, 지위, 돈, 권력, 명예 등등 행복의 조건들은

모두 인간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인간은 각자의 가치관에 의해 방식과 방향, 

그리고 속도를 정하여 나름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런 동시에 인간은 역경, 시련, 좌절, 실패와 

분리되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나를 다스리고 제어하는 힘에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 주변 사람들 중에 

실질적으로 역경을 축복이라고 여기며

긍정성의 힘을 보여준 사례들을 통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인생의 보편성을 깨닫게 한다.

'만약에 내가 저 사람의 입장이 된다면, 

나는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을까.'

진지한 고민과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해줬고,

역경을 이겨낸 자가 발휘한 인간의 탁월한 능력이 무엇이었는지

알고 싶어지게끔 만들기도 했다.





회복탄력성을 가장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다뤘다는 평가는

구체적이고도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회복탄력성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가 왜

자기조절능력, 대인관계능력, 긍정성인지 그 근거들을 접하다 보면

"회복탄력성 지수"를 체크하는 것으로 그 호기심이 이동한다.

책 한 권 소화하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지인들에게는

특별히 회복탄력성 지수를 체크해 보라고 

내용의 일부를 공유하며 이 책의 존재를 알리기도 했다.


전체 인구의 1/3 정도는 인생의 역경에 대해

강한 내성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사람들을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Resilient Group)이라 하고,

이와 반대로 역경을 만나 맥없이 무너지고 굴복하는 사람들을 

깨지기 쉬운 사람들(Fragile Group)이라 부른다.

전체 인구 중에서 R집단과 F집단의 비율은 

대략 1:2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바, 1대2의 법칙이다.


좋은 책은 언제나 가장 보편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개인적인 것!

이쯤 되니 나는 어떤 그룹에 속할지 너무나 궁금해졌다.

물론 셀프 테스트를 실시했고 다소 손이 가는 계산방식을 거쳐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위즈덤하우스의 베스트셀러 <회복탄력성>에서 소개한 회복탄력성 지수 체크하기는

사실 2009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영된 내용으로부터 시작된다.

원래는 56개 문항이었는데 많은 문항 수를 간편화시킨 

대중적인 운동(?)으로 인해

잠시 14개 문항까지 줄어들어 퍼지기도 했었다.

연구자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간편화시키는 것은

정확한 지수를 도출하기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에 이르렀고

저자는 레이비치와 샤테의 56개 문항을 

한국에 맞게 수정하고 보완하여

한국형 회복탄력성 지수 53문항을 완성하였다.

그리고 그 53문항으로 필자가 직접 테스트해 본 결과,

자기조절능력 72점, 대인관계능력 66점, 

긍정성은 73점(=212점)이 나왔다.

셀프 테스트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은 

솔직하게 하는 것이었다.

대인관계능력은 비교적 낮게 나왔고 긍정성이 가장 높았다.


참고로 자기조절능력(감정조절력+충동통제력+원인분석력)은 70점 이상이면 

별 문제가 없고 75점 이상은 탁월하다고 본다.

대인관계능력(소통능력+공감능력+자아확장력)은 67점 이하라면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았고 80점 이상은 탁월하다고 본다.

긍정성(자아낙관성+생활만족도+감사하기)은 70점 이상이면 

별 문제 없고 75점 이상은 탁월하다고 본다.

종합 점수가 200점을 넘긴다면 일단 안심이고,

212점 정도라면 상위 20%라고 본다.

220점을 넘긴다면 대단히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다.

웬만한 불행한 사건은 220점 이상 받은 사람을 

흔들어 놓지 못한다.

종합적으로 회복탄력성의 세 가지 요소인 

자기조절능력, 대인관계능력, 긍정성 지수를 체크한 결과

나의 회복탄력성이 내가 알고 있는 

나의 정체성이라고 예상한 바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결과를 접했다고 생각했고

충격적인 결과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여겼다.

비교적 내가 나를 잘 파악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안도감도 들었다.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대인관계능력에서 

노력이 필요하다는 셀프 진단을 받았지만,

사실 이 지점은 굳이 노력하고 싶지 않다.

(노력을 권한 김주환 교수님께는 죄송.^^;)

나라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사람' 또한 

너무나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에

당연히 사람에 대한 호의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지만

그렇지 않은 타자를 만날 경우 상처 또한 적지 않기 때문에

그 다친 마음을 감당하고 치유하는 시간을 혼자서 

또 외로이 겪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다.

갈수록 내가 소중하게 여기고,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더 노력하고 싶다.


이 와중에 필자에게 그린 라이트로 다가오는 것은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핵심적인 방법이 이 세 가지 요소중에서 

바로 긍정성에 있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긍정성을 강화하면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몸에 배게 하고 습관을 들임으로써 긍정성이 

뇌에 새겨지게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뇌로 바꿔나가기 위한 훈련과 연습의 과정을 거치면

뇌신경 사이에 견고한 연결망을 구축하게 되어

바라는 바를 성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희망을 걸어본다.

이는 무턱대고 걸어보는 희망이 아니라 

실제로 필자 역시 경험을 통해 체득한 지식과 깨달음이기도 하다.

긍정성이 비교적 높게 나온 이유를 자체적으로 분석해 보면

김주환 교수가 권장하는 감사하기와 꾸준한 운동이 바로

필자의 생활 패턴 속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물론 개인적인 노력을 하기도 하지만

공동체 안에서 보이지 않는 타인의 도움과

예기치 않은 행운 또한 작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당연한 것은 없으니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자녀들에게도 정신적 유산을 전하고자 노력중이다.

또한 마음이 여려서 심적 상처에 취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다스리고 싶어 조깅을 시작했고

코로나 시국 이후로 너무나 소중한 생활 패턴이 되어주고 있다.

달리면서 고민들을 잊을 수 있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렇듯 긍정성을 강화하는 활동을

 이미 나도 모르게 생활화하고 있는 것이었다.


회복탄력성 지수를 바탕으로 할 때, 

상위 20% 즈음에 있는 결과를 얻은 1인으로서

원래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긍정성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반복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믿으며 살아가고 있고

이것이 바로 회복탄력성 지수를 높게 나오게 했던 결정적인 이유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회복탄력성 지수를 체크하기를 비롯하여 

뇌파를 이용한 과학적인 실험 결과들이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느낄만한 

개인적 지점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술술 잘 읽히는 자기계발서라고 하겠다.

늘 관심을 품고 있던 책이어서 도서관에서 빌려보기도 했었는데 

15만부 기념 리커버이자 2판 28쇄로

드디어 <회복탄력성>을 완독해본다.

스테디셀러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음을 

직접 경험으로 또 한 번 느꼈다.

이 글로 인해 처음 알게 되었다면 당장 일독을,

이미 일독해본 독자라면 그때와 

외적, 심리적 환경이 바뀐 지금, 재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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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스토리 중등 영문법 총정리 중3 (2027년) - 2022 개정 교육과정 중등 자이 영문법 총정리 (2026년-2027년) 3
구미순 외 지음 / 수경출판사(학습)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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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출판사 홈페이지에 선생님 등업하고 교사용 주문해서 받아본 교사용 교재

이번에 2022 개정 신간으로 나온 자이스토리 중등 영문법 총정리 중3(학생용) 교재를 

비교해 보았다.

실제로 이 교재를 활용하는 영어 강사 입장에서 볼 때,

결과적으로 보여지는 겉표지의 분위기 차이 만큼이나

내부 구성과 내용 면에서도 적잖은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두께감과 책등의 디자인 차이는 이러하다.

교사용 교재의 경우 해설지가 빠져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얇아 보이는 듯 하다.



페이지별 개별 문법들을 큐알코드 접속하여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바뀐 건 학생들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변화인 것 같다.

앗! 그런데 접속해 보니 현재로선 <업로드 예정>이라고 나온다....^^;





요즘 예비중1(초6) A반 아이들과 공부하고 있는 부정대명사 내용을 자세히 살펴 보았다.

좀 더 쉽게 설명해줄 수 있는 팁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바램과

혹시나 내가 놓치고 있는 내용은 없는지 점검하는 차원에서였다.





우선 구성 면에 있어서는 개정판이 훨씬 한 눈에 확인하기 쉬웠다.

앞에 나온 단수 명사를 지칭할 때 '그것' 이라고 해석이 가능하도록 쓰이는

대명사 it을 it의 쓰임 안에 넣어주니까

훨씬 학생들 입장에서 구분하기가 명료해졌다.

혼동이 생기지 않게 카테고리 분류에 좀 더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재귀대명사 파트에서는 재귀대명사의 종류를 다시 짚어주는 면도 좋았다.

이미 알고 있다고 전제하고 만들어진 구판에 비해서

2022 개정판에서는 아무리 기본이라고 해도 놓치지 않고

재귀대명사의 형태와 종류부터 잡아준 것이 눈에 띄었다.

그 다음 용법으로 넘어가니까 한결 체계적인 구성이 되었다.




사실 시험에 나오는 내용들은 이렇게 작은 글씨, 구석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

대부분의 학생들이 간과하는 이런 부분을

놓치지 않고 챙기는 자가 진정한 위너~~!

재귀대명사 생략 가능 여부나 부정대명사와 한정사의 관계 속 어법들은

늘 시험에서 묻는 지점인데

간명하게 정리해주는 코너 내용들이 맘에 들었다.


부정대명사 한 부분만 봐도 담아놓은 내용이 훨씬 자세해졌다.

관련해서 개념 확인 문제들도 많아서

그저 겉표지만 바꾸는 패턴과는 차원이 다르게

내용이 실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같은 문항이 자리만 바뀌어서 배치된 부분도 없진 않지만

새로운 문항들이 추가된 건 분명하다.

완전히 다 새로운 문항들로 개정판을 채운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테니

이 지점은 얼마든지 이해하며 넘길 수 있는 부분이다.




2022 개정 신간 자이스토리 중등 영문법 총정리 중3 수준의

개념 확인 문제들을 풀어 봤다.

졸린 상태로 정신줄 놓고 푼 문제들은 여지없이 오답....^^;


관련된 개념들을 확장하여 언급해 주고

더 자세한 내용은 바로가기 기능을 넣어준 것도 좋았다.





Student Book에서 개념 잡고 확인 문제 풀어본 후에

비슷한 유형의 워크북으로 또 한번 문제를 풀면서

개념을 다져줄 수 있는 자료까지 풍부하게 제공된다.

기초적인 개념 확인 문제를 넘어서 단원 평가 문제, 고난도 문제, 서술형 문제,

실전 모의고사까지 난이도를 높여 가면서 반복학습 할 수 있어서

구석구석 중등 영문법을 잡기에 도움이 될만한 영어문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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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에 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문형배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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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통령의 탄핵선고를 하던 날,

라이브 방송을 하기 전부터 기다리고 있다가 시청할 만큼

한없이 어리석고 오만했던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일련의 과정들에 적잖이 분노하며 

돌아가는 상황을 예의주시해 왔기 때문에 관심있게 지켜봤었다.

내란 상황을 겪고 난 지금은

더이상 사법 권력을 우러러 보기만 하지 않는다.

마치 성역과도 같았던 그들에 대해서 

야금야금 의심을 하기 시작했고 

비판과 견제의 목소리도 키워가고 있는 요즘이다.

인간에게 이롭게 작용할 수 있도록 법을 수호하려는 측과

법을 악용하여 사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무리로 

극명히 나뉘어지는 시대인 것 같다.

계엄을 선포한 전 대통령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법비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도 한다.

이런 작금의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결정문을 써야 했던 헌법재판관들의 고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의한 집단의 작전에 놀아나지 않고

모든 시민의 상식으로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내길 고대했었고

마침내 그 결정적인 선고문을 문형배 재판관의 입을 통해 들었다.

계엄을 선포했던 전 대통령의 탄핵선고를 두고

제일 고심하며 결정문을 썼다고 들었다.

문형배 재판관의 첫 에세이가 김영사에서 나왔다.

역시 예상대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책인듯 싶다.

1998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자작나무'라는 필명으로

그의 블로그에 남긴 1500여편 중에서

120편을 선별하여 묶었다.

https://favor15.tistory.com/


1부는 일상과 나무 이야기, 2부는 독서일기, 

3부는 사법부 게시판에 올렸던 글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자신이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법을 모르는 착한 사람들에게 

법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했다.

착한 사람은 법을 몰라서 곤경에 처하는 반면,

법을 아는 사람들 중에는 착하지 않아서 

법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악용하며

죄없는 이들을 곤경에 빠뜨리곤 한다.

그래서 문형배 재판관이 내린 결론은

법을 아는 사람에게 착하기를 요구하는 건 어려우니

착한 사람이 법을 아는 게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의 호의는 호의를 온전히 누릴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 향한다.



어떤 삶을 살아왔으며, 어떤 경험과 사유를 하는 사람인지 궁금했다.

김영사의 문형배 에세이를 통해 만나보니 

그저 소소한 일상에 감사할 줄 알며

책과 나무, 등산과 산책,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 야구에 열광하는 보통 사람이었다.

살아 생전 처음으로 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보다

롯데 우승을 간절히 염원하는 사람이었다.^^

<호의에 대하여> 에세이 한 권을 다 읽고 나서 덮을 때쯤이면

영웅 이미지라는 판타지를 벗기게 된다.

착한 사람들이 법을 몰라서 인생이 곤란해지지 않도록

친밀하고도 세세한 팁들도 잊지 않는다.

이를테면 "민사 재판 잘 받는 법" 같은 거....^^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자신만의 책을 고르는 기준도 공유하고 있다.

신영복 교수, 정민 교수, 유시민 전 장관, 소설가 김훈, 오지탐험가 한비야(꽤 오래전...^^;),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 고미숙 박사.... 

그리고 나 또한 너무나 좋아하는 장영희 교수도 언급하고 있다.

이렇게 저자를 보고 책을 고르기도 하고 때로는 주제어를 보고 고르기도 한다고.

정의, 소통, 성찰, 역사, 철학, 인생, 여행, 

행복이라는 주제어에 관한 책들은

<정의란 무엇인가>, <서양철학사>, <행복의 정복>, <인생이란 무엇인가> 등등....

오프라인, 온라인 서점을 통해 직접 책을 구매하고

읽었는데 재미가 없거나 이해가 안 되는 책에 대하여는

독후감을 쓰지 않는 것으로 복수한다는 지점은 

나도 좀 비슷하고.... ㅎㅎㅎ

블로그에 독후감을 쓰는 이유에서는 정말 많이 겹친다.

책 내용을 정리하는 효과가 있고 글쓰기 훈련도 되면서

다른 그을 쓸 때 인용하기도 쉽다는 점.

<호의에 대하여> 속에 소개된 그의 독후감들 중에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로 대표되는 러시아 문학작품을 소개해주는 대목들이 흥미로웠다.

읽은지 오래 되었거나, 읽었지만 내게는 다소 난해했던 작품들을

문형배 작가를 거쳐 다시 한번 접하니 

조금 더 편하게 수용되기도 했다.

세 개의 챕터 중에서 두 번째 독서일기는 

독서 에세이 장르와도 같아서

개인적 취향에 더 많이 닿아있어 좋았다.^^

모든 글이 하나같이 반가웠던 건 아니었다.

아무래도 오래 전에 남긴 생각이라 그런걸까?

요즘 대한민국의 사법 권력을 보면 청렴하다는 문구는 당최 동의하기가 어렵다.

내부자로서 객관화가 안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묻고 싶다.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더더욱

청렴하면서도 상식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직에 있음에도 몇몇 소수가 자신에게 부여된 힘이 자신의 것인 줄 착각하고

그것을 사적으로 악용하고 있으니 매의 눈을 거둘 수가 없다.

내란 정국에 문형배 재판관이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에게는 어쩌면 축복이었다.

참 다행이다....

브레히트는 "불의는 인간적이다. 그러나 더 인간적인 것은

불의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라고 말하였다.

......


브레히트는 또한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옳지 않다고 강조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즉 불의를 묵과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강조하는 일이다.

불의를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은 적지만

불의를 묵과할 수 있는 사람은 많다.


판사가 불의를 저지르는 삶을 살기는 어렵다.

그러나 불의를 묵과하는 삶을 사는 것은 가능하다.

헌법이 법관에게 부여한 지위와 역할을 소명으로서 받아들이고 

소명을 실천할 자질과 역량이 있는지

늘 성찰해야 한다.


<호의에 대하여>

브레히트가 남긴 말을 인용한 것으로

판사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문형배 재판관의 인식을 엿볼 수 있었다.

해야할 것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이었다.

정의로워야함을 쫓기 보다는 불의를 늘 경계해야 한다는 걸 잊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문형배 재판관에게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보여주었던

故 한기택 판사와의 일화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약자에게는 관대하고 강자에게는 엄격한 판결을 내리는 것으로 유명했던 분이라고 한다.

문형배 재판관의 궤적과 어쩌면 맞닿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시각 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인정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국가의 보호 의무를 규정한 헌법에 따른 것이며

국가가 시각 장애인의 생계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주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 제도가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비장애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시각장애인의 생존권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다."


故 한기택 판사의 판결문 중에서

인간은 직,간접적으로 인접해있는 존재로 인해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보이지 않지만 어떠한 고리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일테다.

다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공동체 안에서 서로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삶이 아름답다고 믿는다.

자신을 낮추며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 자신만큼 다른 사람도 소중함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늘 품고 살아온 '호의'에 대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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