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가짐 - 세상에 나로 서는 말하기의 힘
채자영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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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들고 가는 우리 동네 나의 독서 카페 스타벅스에서

가끔 기본 별 1개 적립에 추가로

별 3개를 받을 수 있는 스타벅스 프로모션이 있는데

간만에 입맛에 맞는 음료가 생겼다.

커피 드로잉 말차 프라푸치노.

'말차와 콜드 브루 모카 소스와 에스프레소 휩이

달콤 쌉싸름하게 어우러진 말차 프라푸치노 음료' 라는 소개 한 줄.

오늘처럼 무진장 습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는 날에는

이 음료로 갈증도 해갈하고 별 적립은 4개까지 할 수 있어서 굿.^^

'읽기'와 '읽어내기'의 뉘앙스에서 오는 그 차이 속에는

특별한 노력과 견뎌내는 과정을 품고 있다.

오늘도 나의 읽어내기 시작이다!


#말하기, #말의힘, #말잘하는법 은 그 누구보다 나의 관심사이다.

<말가짐> 이라는 제목 속에서 그런 나의 갈망을

채울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감으로 펼쳐보았다.

이렇게 관심 가진 책이 사실 한 두개는 아니지만

모든 책이 다 좋았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다만, 그 속에서 이 책을 읽기 전의 나와

읽고 난 후의 나를 발견하게 해준 것으로 만족도를 가늠할 뿐.

그런 지점에서 블랙피쉬의 <말가짐> 에도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말잘하는법, 말하기, 말의힘에 대한 팁들이 들어있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말하기와 프리젠테이션에 관련된 업의 현장에서

말의 본질과 침묵의 힘을 탐구해온 저자의 10년 경험이

나다움의 철학, 말에 대한 철학으로 고스란히 녹아있다.

나로선 힘든 시간을 뚫고 읽어낼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자기계발서였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채자영 작가를 있게 한 문장수집노트도 큰 몫을 차지한다.

내 블로그에서 따라해볼까? 하는 생각이 스쳐 갈 정도였으니까.^^




사람은 생각과 말과 행동이 조화를 이루어 자기 자신을 드러낸다.

말을 대하는 태도는 좋은 말하기, 올바른 말하기로 이어지고

일상에서 꾸준하게 생각를 수련함으로써

'나다움'의 철학을 만들어가는 바탕이 된다.

내 삶을 사는 일에 용기를 내야 하는 쉽지 않은 세상에서

멋져보이는 언어를 구사하는 것으로는

자기다움을 보존할 수 없다.

좋은 생각이 깔려 있는 좋은 말로

자신의 이야기와 정체성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음으로써

나아가 타인과 나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한 일이 바로 말하기의 목적이다.

궁극적으로 '나 다운 삶' 은 말하기로 시작되고 또한 수렴되어

단단한 말의 힘, 말가짐을 갖추어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려본다.


스토리젠터 (storysenter)라는 이름 하나에도 신중하고 진심어린 태도로 임하며

열심히 현장에서 활동하는 채자영 저자에게서

가장 중요한 나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경청하는 일에 대한 소명이 느껴진다.

다양한 경로에서 그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 속에서

깊은 공감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근원은

바로 그리스 로마 시대의 수사학이었다 밝히고 있다.

자신의 일에 대해 고민이 생길 때마다 수사학에서 힌트를 얻고 공부한다.



그렇게 스스로 삶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캐낸 저자만의 방법으로

현재의 '채자영' 이라는 이름을 있게 한 "문장수집노트" 를 짚어보고 싶다.

자신의 말가짐에 영향을 준 문장들이 <말가짐> 속에 참 많이 들어 있다.

문장수집노트의 핵심은 짧게라도 내 생각을 문장 아래 적어보는 것.

타인의 문장을 옮겨 적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그 물줄기는

자신의 생각으로 흘러 들어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에게로 이르는 과정을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결국 문장수집노트는 내 안의 얘기를 꺼내어 내 언어를 찾는 과정인 것이다.

수집한 문장과 생각에서도 그 사람의 취향이 묻어나는데

취향이란 곧 삶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는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타인의 문장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으며

내가 추구하는 가치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좋은 팁이다.

그래서 스토리젠터 채자영 저자에게 문장수집노트가 갖는 의미는

곧 인생노트이기도 하다고.


스토리젠터 채자영 저자가 소개한 문장수집노트의 힘을 접하면서

평소 나의 독서 루틴을 돌아보았다.

좋은 문장은 나 또한 필사노트에 옮기며 책을 읽어온 세월이 적지 않다.

해마다 겨울이면 이듬해 필사노트를 장만하기 위해

스타벅스에 거의 매일같이 드나들 정도로 필사에 진심이다.

저자가 말하는 문장 수집하기에서

나도 최근 들어 필사에 그치지 않고

생각을 보태는 일에 대한 분량을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저자가 준 팁을 접하기 전에 일정 시간 경험으로 터득해 가는가 보다.

나의 생각을 간명하면서도 단단하게 문장으로 정리하는 일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책리뷰를 통해 수도 없이 자발적으로 훈련하고 있다.

하지만 <말가짐> 을 만난 이 시점에 어쩜 절묘하게도

과거 관성에 의해 단순히 좋은 문장만 옮겨 적는 것에서

현재는 생각의 기둥을 차곡차곡 쌓아올림으로써

나를 위한 진화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으로 나의 경험과 겹치는 일이어서 더 관심있게 읽었던 꼭지는

낯선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일의 부담감을 다룬 이야기였다.

보통 무대에 서서 말하는 일은 중요한 일로 연결되기 때문에

긴장감과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이 또 하나의 관건이다.

올 봄에 내용과 전달 중에 어디에 방점을 찍고 할 것인가 고민하던 끝에

내용을 먼저 정리하고 읽더라도 잘 전달해보자 결론을 내렸는데

결국 두 마리 토끼 다 놓치고 말았다 ㅠㅠㅠ

(몇 개월이 지나 다시 얘기하는 지금도 여전히 이불 킥하고 싶은 기억....;;)

둘째가 다니는 학교의 독서동아리 회장으로서 활동한 과거의 내용을

학교 관계자들 앞에서 발표하면서

책과 독서에 대해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전달하고자 싶었다.

듣는 이들에겐 참신하고 인상깊었는지 대부분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셨지만

이미 초점 잃은 나의 시선과 붕괴된 전달력은 주워 담을 수 없었다.

발표를 마치고 한동안은 긍정적인 피드백조차 고스란히 인정하지 못했던 나였지만

시간이 점점 무뎌지게 하고 있고 회복중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쳤으니 다음에는 좀 더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이런 나의 깨달음과 '연습만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 는 저자의 이야기가

그냥 흘려 보낼 수 없는, 깊이 공감했던 부분이었다.

충분한 준비와 연습을 통해 스스로를 믿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주었다.

"내가 스스로의 믿을 구석이 되면 된다."

스토리젠터 채자영식 문장이다.

세상의 속도가 아닌 나만의 속도로

개인적 자아와 일하는 자아를 나답게 만들어 가고 싶다.

일로 이룬 성공이 삶의 성공이 될 수 있도록.

일의 성공과 삶의 성공의 의미를 각각 다르게 정해

이 두 가지를 만족시키며 살아가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될 때야 비로소 일터에서 진정한 나를

보여주는 제대로 된 말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마느이 속도로 차근차근 만든 일상에서의 생각이

일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다.

아주 촘촘하게 단단하게.

<말가짐> 중에서.

자신의 일이라는 확신이 서면

최선을 다해 선택했던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정당한 방법으로 증명해 보이는 일의 멋짐도 기억에 남는다.

저자의 학창시절 존경하는 손석희 교수님의 문장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러운 본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치열하게 연습한 후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짚고 넘어간다.

어떤 영역이든지 자연스러운 경지에 이르는 일이란 참으로 어렵겠지만

말을 자연스럽게 잘한다는 것은

꾸미지 않아도 그대로 멋진 사람이 된다는 말에

말을 잘하고 싶은 나의 오래된 욕망이 꿈틀거린다.....!

말하기를 잘하고 싶다는 지금의 마음을 절대 포기하지 말자!!!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주목을 받고 발언권을 갖는 것이

하나의 권력이라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안다.

묵묵하게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다가 딱 필요한 순간,

꼭 필요한 말을 뱉는 사람이 하는 말의 힘을.

소리 높여 말하지 않아도 그 목소리는 빛이 난다.

이제 안다.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침묵이 곧 권력이라는 것을.

말을 하지 않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신중함' 이라는 무기가 무엇보다 강하다는 것을.

생각이 여물고 여물어 기다렸다는 듯

막 터져 나오는 말에는 그만큼의 묵직한 힘이 있다.

기다림의 미학으로 만들어진 말 속에는

타인의 이야기를 기꺼이 수용하고 받아들인

경청의 힘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말가짐> 중에서.

상대에 따라 최고의 말하기가 될 수 있다는 말하기의 상대적 진리를

이 책을 통해 정확히 배운다.

동질감에서 오는 위로도, 이야기를 통해 나다움을 발견하는 일도

모두 말하기가 갖는 힘이다.

점점 대면의 시간이 늘어나는 요즘,

말하기의 힘이 필요한 순간을 맞이해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기다움을 전하는 올바른 말하기 태도를

<말가짐> 을 통해 찾길 바란다.

나름의 답을 다른 지점에서 발견할 수 있을만큼 좋은 문장들이 많다.

"내가 나를 돌볼 줄 아는 사람만이 다정함을 가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좋은 문장은

저자가 은유 작가의 <다가오는 말들> 에서 가져온 좋은 문장 되시겠다. ㅎㅎㅎ

집에 <다가오는 말들> 을 모셔두고만 있다가 <말가짐> 에서 발견하는구나. ㅋㅋㅋ

역시 인생은 계기와 타이밍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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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 2022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라자니 라로카 지음, 김난령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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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뉴베리상

시니가니가 어릴 때부터 책과 가까이 지냈으면 하는 바램으로

수상작들을 가능한 많이 접하도록 해왔었다.

1922년에 제정된 전통있는 아동 문학상이기 때문에

어린이,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읽히고 싶은 책이다.

2022년에도 역시 뉴베리 수상작들은 발표되었고,

그 중에서 우수상에 속하는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한 편을 오랜만에 만났다.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대상은 금박 장식이었는데 아너상은 우수상이어서 은박인가보다.^^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를 본격적으로 말하기 전에

내 아이들과 뉴베리 수상작의 인연을 되짚어 보고 싶다.

밝은미래 출판사는 지금까지도 해마다 뉴베리 수상작들을 출간하고 있고

그렇게 내 아이들은 2015년 <엘 데포>, 2018년 <안녕, 우주>,

2020년 <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이야기> 를 만났다.

시니가니가 성장하던 시기에 만났던 뉴베리 수상작들 중에서

현재 고2, 중2가 되었어도 여전히 옆에 두고 읽는 책이 있다.

엄마가 독서에 몰입하게 된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시니가니 역시 책 보다가 잠드는 경우가 많은데

책장에 있는 그 수많은 책들 중에서 아이들이 선택한 책이 바로 <엘 데포> 이다.

그렇게 많은 책 중에서 이 책을 정말 자주 본다.

볼 때마다 재밌다고 한다.

엄마 생각에는 골고루 봤으면 좋겠는데 아이들은 그렇게 봤던 책을 보고, 또 보고.

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 인내하고 3번까지는 넘어가지만

계속 그 책만 보면 다른 좋은 책들도 너무 많은데....싶은 생각이 속에서 차오른다.

얼마전 김영하 작가의 강연을 듣고 늘 품고 있던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성장 동화나 어린이 문학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대부분 어린이이고

내면의 심리 묘사와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미숙하지만

그러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되어 삶이 변해가는 과정들을 지켜보는 것으로

아이들은 정서적인 만족감을 얻는다고.

똑같은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가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가 내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누구보다도 바랄 텐데

같은 책 읽기를 방해하는 건 곧 내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참으로 무지한 행동에 얼굴이 달아오른다.....^^;;

책이라는 건 이렇듯 시간이 흘러도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가 누구나에게 있고

그런 좋은 기억으로 남을 확률이 높은 책 시리즈에

뉴베리 수상작들이 포함된다는 나의 사적인 경험치를 남겨보는 바이다.

시니가니에게 <엘 데포> 는 아마도 성인이 되어서도 그들의 삶 속에 살아있을 것이다.

책의 수명은 그래서 영원하다고 믿는다!!!


그런 책 한권 내 아이에게 선물해주고 싶다면 뉴베리 수상작 추천.^^


이번에는 서론이 좀 많이 길었다....^^;;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를 만나보고 난 후에

이 책이 왜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했을까 혼자 곰곰히 생각해 봤다.

118편의 시는 빨강 색으로 쓰여져 있고

시의 형태를 갖고 있지만 충분히 연결되어진 서사가 있어서

이건 시다, 소설이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형태적 모호함이 있었다.

그런데 그 문학적 형식에 은유와 상징의 기법을 담아서

하나로 이어진 작품을 '운문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완성한 것!

거기에 내용상 감동적인 성장 동화의 성격도 띠고 있고

운문의 형태를 띠고 있어서 그런지 '빠른 독서'가 가능한 것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어떤 지점이 빠른 독서를 가능하게 한 걸까?

질문이 또 하나 이어진다.

소설의 경우에도 만약에 전반적으로 단문의 성격을 띠는 문장들이 많다면

읽기가 힘들지는 않겠지만 복문이 적지 않다면

빠른 독서는 아마도 어려웠을 것이다.

이 청소년 소설은 그러나 운문의 형식을 띤 소설이라는 것에 답이 있다!

의미를 갖춘 구절이 하나의 줄을 이루고 있어서

읽는 즉시 내용 파악과 동시에 감추고 있는 내용들을 들여다 보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적은 시간을 들여도 되는데 감동은 두 배.

이러한 형식에 감동적인 성장 소설의 특징까지 다 갖고 있는 아동 문학을

아이도, 부모도 마다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라자니 라로카의 어린이 필독서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라는 제목부터

사실 알쏭달쏭 했는데 여러 부분에서 나름의 힌트를 얻어 봅니다.

하얀 종이에 빨강 글씨, 그리고

선함의 색에 대해서도 저자의 영혼을 형성한 인도라는 배경적 뿌리에 의해 정의한 방식에서도.

흰색을 창백하고 모든 걸 반사하며 구슬픈 색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흰색이 갖는 부정적인 의미가 전해졌다.

인도에서는 피처럼 빨간 색을 생명력 있는 선함의 색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에서

나와는 다른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


2022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의 저자 라자니 라로카는

주인공 레하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차분하게 전하고 있다.

주인공 레하는 미국의 중학생 정도의 여자 아이인데

부모님은 인도에서 미국으로 이민왔고, 레하는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다.

주중에는 미국의 학교를 다니고 미국의 문화에 섞여 살다가

주말에는 인도 방식을 따르고 인도의 문화대로 살아간다.

이름도 레하, 그리고 인도식 이름 칸나로도 불린다.

두 개의 나라, 두 개의 언어, 두 개의 삶을 지닌 레하가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존재의 문제,

가족이야기가 서사의 중심을 이끌어간다.

레하와 칸나가 곧 라자니 라로카였다!

작가의 말에서도 밝혔듯이 이와 같은 두 개의 정체성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스스로 해답을 구하고자 했던 작가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인도계 미국작가 줌파 라히리가 있다.

그녀의 소설 <이름 뒤에 숨은 사랑> 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도 고백한

라자니 라로카가 레하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성장기의 힘겨움을 일정 부분 해소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쓰는 이도, 그리고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하는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도

레하의 이야기에 힘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으리라.


혈액학 실험실에서 일하는 레하의 엄마는

다시 태어난다면 의사가 됐을 거라는 이야기를 종종 했었는데

결국 자신의 병명을 짐작하고 있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

프레마 이모랑 엄마가 맞지 않아 골수 기증을 할 수 없다는 슬픈 소식과

프레마 이모가 오랫 동안 임신이 안 되어서 낙심하고 있었는데

검사하면서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동시에 접한다.

가족의 이름으로 타국에서 똘똘 뭉쳐 살아가는 레하의 가족에게

엄마의 부재는 인정하고 싶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일로 점점 다가온다.

누군가 죽게 되어도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여전히 살아 있다면

죽은 이는 영원히 기억하는 이에 의해 살아 있고 함께 하는 거라고.

최애 애니메이션 <코코> 가 절로 떠오르는 구절이다.

죽은 자에 대한 멕시코의 내세관은 인도의 그것과 다르지 않은가보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죽음이란 완전한 소멸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기억하는 한 연속된다는 믿음.

결국 레하의 엄마는 병으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되었고,

남아 있는 가족들은 또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자신이 죽은 후 레하에게 전해 달라고 엄마는 편지를 의사 선생님에게 부탁했고

엄마와 이별한지 한 달만에 레하는 엄마의 편지를 읽게 된다.

저 세상에서 아프지 않고 편하게 있을 엄마를 떠올리면서

이 편지를 읽게 될 어린이 독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두 개의 삶을 살아야 했던 자신의 인생이 버겁고 싫었던 레하는

엄마의 죽음으로 새로운 깨달음에 이른다.

자신의 삶은 따로 분리된 두 개의 삶에서 여전히 허우적댈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수많은 물줄기들이 모여드는 하나의 강이었음을 발견하고 받아들인다.

자신을 존재하게 한 모든 것을 끌어안겠다는 선언에서

한 뼘 더 성장한 레하와 칸나가 보인다.

이제서야 비로소 레하이자 칸나는 완전한 하나가 된다!





1980년대 레하가 살던 시대의 분위기와 리듬감을 팝송으로 들을 수 있도록 한

저자의 센스가 돋보인다.^^

단, 올드팝을 좋아하는 나는 개인적으로 음악여행을 떠나서 너무 좋았는데


이 책을 읽게 될 어린이 독자들이 이 코너를 어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나의 플레이 리스트에서 오랜 시간 남아 있는 노래,

영화 <플래시댄스> 의 What a feeling 이 있어서 너무나 반가웠다.

신디 로퍼의 노래 제대로 보고 들은 건 처음이었는데 너무 신났고,

유리드믹스의 Sweet Dreams 는 정말 오랜만인데

이 노래 원래 이렇게 들썩거리게 하는 노래였나? ㅋㅋ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초등 고학년 이상, 문해력이 좋다면 초등 3학년부터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읽기 능력은 글줄 많은 책을 견디고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숨겨져 있는 것도 볼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시로 쓰여져 글밥의 부담은 적어서 빠른 독서가 가능한 청소년 소설이지만

소설이 한편 글만 기계적으로 읽어내는 장르는 결코 아니라는 것을 잊으면 안 도ㅣ겠다.

책 제목에서부터 등장인물의 말과 행동, 사춘기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겪게 되는 타인과의 갈등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은

이 책이 충분히 할만한 좋은 책이었다.

나아가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면 나아가 더 풍성한 읽기가 될 것이다.

나름대로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한 이유를 여러모로 짚어봤지만

결국 이렇게 좋은 책이 독자에게 남는 것은

이를 거울삼아 나의 내면을 만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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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덕후 1호 - 나를 몰입하게 한 것들에 대하여
문화라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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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노트북과 책 들고 여행 온 기분으로 온 동네 투썸플레이스.

짝꿍이 준 기프티콘으로 칠리 소시지 바게트 샌드위치로 조식을 먹듯.^^

일상에서 여행 온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나의 방법은

이렇게 오전 10시가 되기도 전에 카페에서 첫 끼니를 해결하는 것.

한낮의 카페는 어딜 가나 시끌벅적하지만

오전의 카페는 참으로 조용해서 제법~~ 있을만 하다.

오전에나 누릴 수 있는 평온한 분위기.

늘 스타벅스에 가지만 오랜만에 투썸 왔더니 텀블러 할인이 300원이구나.

기프티콘 금액이 남아서 마카롱 2개 추가.^^

이제 본격적으로 미래엔 단편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품집

<이웃덕후 1호> 책리뷰 쓰기 시작!!


스스로 어떤 분야의 덕후라 생각하는

대한민국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는 공모전이 미래엔에서 개최되었다.

원고지로는 70매부터 100매 사이, 챕터 1회 분량의 미발표 논픽션 에세이 중에서

제1회 수상작품집을 모아 북폴리오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이 바로 <이웃덕후 1호>.

"나를 몰입하게 한 것들에 대하여"

부제가 맘에 든다, 표지 디자인은 다소 어수선하긴 하지만. ㅋㅋ

혹시 2호책은 저 초록색 반짝거리는 부분이 다른 색으로 변하는 것인가?

갑자기 2호 표지 디자인이 궁금해진다.

마침 지금 제2회 덕후 단편 에세이 공모전이 진행중이고 10월 31일 마감이다.

덕후 주제에 어울리는 참신한 소재와, 개성있는 문체, 진정성 모두 내게 있다

생각하는 분들은 링크를 따라가 보시길.

https://www.mirae-n.com/ct/mn-ct-2-01.frm?linkServiceCd=CT0001BC&mcmIdx=72

덕후 에세이 <이웃덕후 1호> 에는 공모전 수상작품집으로

최우수상 1편, 우수상 4편 총 5편의 단편 에세이가 수록되었다.

집단이기주의와 집단사고가 난무하지만 한편 집단지성과

개개인의 감성, 취향,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를 반영하는 참신한 에세이집이 나온듯 싶다.

너무 소소해서 이런 것도 책이 될까? 싶지만

의외로 독특한 취향들이 많고, 또 의외로 그런 독특한 취향이 겹치는 사람들이 많다.

취향이 대중적인가, 그렇지 않은가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취향에는 위아래도 없고 진심에 대한 무게도 다르지 않다.

덕후 에세이에는 차별이 없어서 좋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당당하게 알리는 책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아무튼.....> 시리즈도 좋아하는데

그것과 비교해 보자면 단편 에세이 <이웃덕후 1호> 는 길지 않으면서 다양한 덕후 생활을 통해

몰입하게 하는 것들을 접할 수 있어서 가볍게 읽기 좋은 에세이였다.

이야기의 의미와 깊이가 가볍거나 얕다는 것이 아니라

매우 일상적이고 소소한 취향들이지만 진심이 느껴져서

공감하고 몰입하기가 좋아서 걸리는 것이 없이 저절로 읽혀진다는 말이다.

가독성에 있어서는 최근에 이 정도로 인상적인 책이 있었나 싶다.

'리나' 라는 필명을 쓰는 최우수상 수상 문화라 작가의 <모임의 여왕>

모임 덕후가 오랫동안 모임을 유지하는 법에 대해서 풀어놓은 에세이다.

꼭 재미있는 이야기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라는 해답을 찾은 저자의 생각에 나도 한 표!

뭔가 하고 싶은 일이란 누구에게나 있고,

그 일을 혼자 하느냐, 누군가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취향과 성격에 따른 선택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혼자 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일은 함께 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같이 하는 걸 '유독'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는

차근차근 모임의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자칭 '프로모임러' 가 되었다.

모임을 운영한지 어느덧 9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그동안 기억에 남는 모임들과 현재까지 운영중인 모임들을 소개한다.

자신이 쌍둥맘이어서 고충을 함께 나누고자 만들게 되었다는 08쌍둥맘 모임,

매주 한 번씩 만나서 반찬을 해서 서로 나눠가졌던 반반(반찬에 반하다) 모임,

매월 한 개의 적금을 가입하며 재테크를 위한 기초를 다졌던 적금 풍차 모임.

책을 읽다 보면 나랑 겹치는 지점을 만나게 될 때 그 반가움이 좋아서

책을 놓지 않게 되나보다.^^

적금 풍차 모임에서 소개한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은 나도 진행중인 것이었는데

문화라 작가의 덕후 에세이 덕분에 좀 더 긍정적인 자극을 받았다.

생각나면 적금을 들었던 나의 비정기적인 패턴에

매달 새로운 적금을 가입하는 방식으로 습관을 들여보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으니.

말 나온 김에 당장 매주 화요일에 천원씩 추가되는 적금 가입.

6월 21일에 적금 가입했으니 7월 21일에도 이어갈 수 있도록

당장 스케줄러에 메모해 둬야겠다.


현재 운영중인 모임들 중에는 대부분 책을 중심으로 하는 것들이 많았다.

다 관심이 가는데 어쩜 좋을까?^^;

책을 읽고 매일 다섯 줄의 발췌와 다섯 줄의 감상을 쓰는 오오필사 모임,

백일 동안 열 줄 이상의 글을 매일 쓰는 백일 글쓰기 모임,

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모임,

한 달에 네 권의 책을 읽고 매주 후기를 올리는 지독(지치지 않고 독서하기) 모임,

매달 다양한 책을 읽고 후기를 쓰는 동시에 달리는 독서열차 모임,

청소년 문학을 함께 읽는 청소년 문학 읽기 모임까지.

이 모든 모임들이 동시에 시작되었다면 아마도 이 프로모임러는 인간이 아니다. ㅋㅋㅋ

모임을 만들고 운영해온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고 쌓여서

모임이 모임을 낳는 일이 되었다고.

하지만 모임을 운영하는 와중에도 감정 소모 문제가 가장 힘든 일이었다고 말하듯이

살아가면서 관계가 가장 어려운데

모임은 인간 관계를 빼면 시체인 활동이어서

모임 운영자로서 내려놓는 일, 감정을 콘트롤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저자 본인도 모임운영자의 첫 번째 덕목으로 리더의 균형감각을 꼽고 있으니 말이다.

너무 뜨겁거나 혹은 차갑지 않아야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나 또한 리더로서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더 공감하며 읽은 지점이었다.

과거 개인적인 친분으로 시작했던 독서모임 리더로서

나의 실패의 원인이 바로 이것이었다.

책으로 삶의 힐링이 되는 독서모임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나의 노력과 열정이면 될 줄 알았다.

그저 함께 해주는 멤버들이 고마웠다.

시간이 흐르면서 모임에 대한 온도차가 점점 선명해지기 시작했고

나의 내면 에너지를 버거움이 차곡차곡 갉아먹는 듯 했고

허무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독박 운영 모드를 역할 분담으로 갔어야 했는데

리더로서의 역할 마감과 동시에 속마음을 전하고 독서모임은 마무리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미숙한 모습이다 싶어 부끄럽기도 하지만

발을 뺀 덕분에 너무나 후련했다.

이제는 조금 트라우마라는 무게에서 벗어난 정도이지만

여전히 독서모임은 즐겨서 참여하지만 리더 역할은 사양한다.^^;

저자의 운영 노하우 속에서 나의 실패의 원인을 돌아보게 하는 문장들은 이것이었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회원들의 열정과 애정이 변함없을 거라는 생각도 잘못된 것이다.

나는 당연한 일이라며 모임에 대한 진정성을 소극적으로 요구했고

나 혼자 그 수치를 가늠하고 실망했으며 서운해 하기만 했다.

당연히 독서모임에 대한 진정성에 대해서 타인을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취향도, 진심도 다 다른 것이니까.

완독과 정독이라는 모임 참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기대했지만

그마저도 최근에 읽은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덕분에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독서모임이란 취미생활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느슨한 연대였음을 자각하게 된 글이었다.

5개의 단편 에세이 수상작품집 중에서

어느것 하나든 독자의 취향과 겹치는 것을 만나길 바란다, 나처럼.

타인의 이야기가 곧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덕후 에세이 <이웃덕후 1호> 에서 가장 좋아하는 글이었다.

최우수상인 것은 우연히 겹친 것 일뿐 ㅎㅎㅎ

https://blog.naver.com/animus98


문화라 작가의 전작 중에서

<다시, 문학이 필요한 시간> 을 상호대차 신청해둠.^^

덕후 에세이 <튤립 키우기> 는 나의 경험과 겹쳐서

두 번째로 재밌게 읽은 덕후 에세이에 등극.^^

튤립의 구근 상태로 선물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지금보다도 더 식물초보여서 그냥 물을 주고 햇빛을 보게 하면

된다는 팁만 듣고 별 생각 없이 내 맘대로 시기를 따져 관리했는데

역시나 그렇게 할 튤립이 아니었다는 걸 이 글을 보고 알았다.^^;

관심이 있었더라면 알아보고 잘 챙겨줬을텐데 무지와 무관심의 소치다.

튤립은 씨앗부터 키우기 시작하려면

꽃이 필 때까지 3년에서 5년까지 걸려서

알뿌리 상태의 구근을 가을쯤 구입해서

겨울부터 봄에 꽃을 보는 걸 목표로 키우게 된다고.

튤립은 추위에 강해서 겨울에 0도 이하의 저온을 4주 이상 겪어야만

봄에 예쁜 꽃을 피운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기존의 꽃들이 피는 봄이라는 계절이 시작이 아니라

튤립은 겨울에 생명이 시작되는 꽃이었다니!

게다가 과습에도 약했던 튤립은 선물받았던 당시 나는

말라 죽으면 안 된다는 아주 식물 초보적인 생각으로

참 열심히 초반에는 물도 잘 줬던 기억.^^;

튤립을 키우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와 상세한 팁들이 정말 일목요연하고 친절하다.

이것만 보고 튤립 키우기 도전해봐도 충분히 성공할 정도로.

다만 실사가 없어서 좀 아쉽긴 한데

<이웃덕후 1호> 는 몰입하게 한 것들을 다룬 덕후 에세이지, 식물 정보책은 아니니까.

올 가을쯤, 구체적으로는 9월말부터 11월 사이에

꼭 튤립 구근을 구입해서 한 번 키워보고 싶다.

같은 구근의 형태로 한 때 즐겨 키웠던 히아신스를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네....;;

오랜만에 히아신스를 찾아 꽃집에 가볼까나? ㅎㅎㅎ

구근의 상태에서는 꽃잎의 색깔을 알 수 없다는 것도 매력이다!

꽃집 사장님이 알려주지 않으면 히아신스의 꽃잎 색깔도 뭔지 알 길이 없었으니까.

<내 인생의 브리티시-락커즈-앤드-트랙즈> 덕후 에세이는

영국 락쟁이들에게 인생을 반쯤 걸었다고

기쁜 마음으로 고백한 덕후의 이야기로 내 안의 3등 글이다.

이 글을 쓴 목적에서부터 저자는 영국의 락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

'삐라' 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도 할 정도로 같은 취향을 가진

또 다른 영국 락 덕후 찾기에 진심이다.

10곡을 골라 발표시간 순서대로 배치해서 애정을 담아 소개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8곡을 소개하고 있고 남은 2곡은 제목만.

책을 읽으면서 나는 10곡 모두 찾아보았고, 들어보았고,

좋아요를 눌러 나의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기도 했다.

퀸의 Under Pressure 는 나도 알고 있던 곡이었잖아.....^^;;

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 는 오랜 시간 내 리스트에 있는 노래인데

노엘 갤러거와 리암 갤러거 형제의 인생 이야기까지

참 드라마틱해서 재밌게 읽었다.

비주류, 반항아와 이단아, 아웃사이더의 장르로 이해되는 락은

저자의 시선에서는 소외된 이들이 소외된 이들을 향해 부르는 장르로 읽히고 있음을 알았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노래하는 가사와

연주에 푹 빠져 있는 저자의 락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기쁨이 무엇인지

그 무엇보다도 음악은 아주 극적으로 보여주는 영역이었다!!!

이 외에도 <기계식 키보드 입문서><오늘도 다이어리 테라피> 까지

개개인의 다양하고 즐거운 덕후 생활을 진심어린 글로 경험했다.

각자가 지닌 유니크한 지식, 경험, 노하우, 그리고 취향은

그 자체로도 빛나는 것이었다.

저것도 취향이 돼? 라고 생각되는 것마저도 진정성을 담으면

얼마든지 가슴뛰게 하는 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덕후에세이 <이웃덕후 1호> 였다.

<이웃덕후 2호> 에는 어떤 덕후 생활이 담길지 넘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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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지능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최연호 지음 / 글항아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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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와 EQ의 시대가 지났다는 선언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성공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이 책의 제목에 있는 '통찰지능' 에 있다는 이야기와 맥을 같이 한다.

Insight Quotient.

IQ와 혼동이 생길 수 있어서 통찰지능은 InQ로 쓰기로 한다.

최재천 교수가 남긴 추천사에서 핵심적인 한 마디는 바로

"통찰지능하자!"

명사가 아닌 동사로 읽는다는 것은 <통찰지능> 을 읽고 얻은 팁으로 통찰훈련을 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을 키우자는 것이다.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을 보여줬던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처럼

최연호 저자는 이 책에서 의학적인 통찰을 보여주고자 했다.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의학 교양서가 될 수 있도록

저자가 일상에서 경험한 의학적인 통찰의 면면들을 다양하게 담았다.

관찰에서 시작되는 모든 지식들은 사실 '부분의 합' 보다

더 큰 '전체'를 추론해내는 것에서 통찰로 이어진다.

인간은 왜 보이지 않는 것에 취약한가? 에 대한 물음을

하나 둘 풀어가는 과정이 충분히 가독성 좋고 설득력 있는 책이었다.


보통 인문교양서를 읽다 보면 미처 몰랐던 좋은 참고도서들을 만나곤 하는데

그런 면에서 <통찰지능> 은 개인적으로 지뢰밭이었다 ㅋㅋㅋ

궁금한 책이 너무 많은데 일단 이것들부터.

문학덕후로서 소설을 읽다 보면 작중인물의 말과 행동,

또는 인물들을 둘러싼 사건들을 통해

행간과 맥락을 힌트삼아 숨겨져 있는 것들을 찾아야 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늘 고팠던 것이 바로 통찰....!

통찰을 통해 진실에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찰을 통해 인간과 사물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도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보이지만 외면하는 사람도 있으며,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편향적인 사람도 있고,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줄 아는 사람도 있다.

그 능력의 시작점은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성공의 필요조건인 통찰지능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솔깃해져서

집중과 필사를 거듭하면서 열독했다.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고

그 와중에 교묘하게 속이고 숨기는 술래잡기가 난무하기 때문에

피상적인 것만으로는 복잡한 세상을 살기가 만만치 않다.

관찰에서 시작되는 통찰지능은 감각기관 중에서 시각이 70%를 차지하더라도

우리가 알고자 하는 본질이나 진심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통찰지능이 필요한 것이다!

인간은 뇌에 있는 기억으로부터 정보를 끄집어내어

그것을 이용함으로써 인물과 배경을 구분하고 애매함을 해소한다.

코로나 시국에 마스크 때문에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울 것 같아도

각자의 기억 정보를 참고하여 가려져 있는 부분을 연상하는 걸 접하게 되면

참으로 놀라운 인간의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의 능력에는 상황 맥락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도 포함된다.

통찰 능력은 경험이 많은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을 태생적으로 갖고 있다는 사실에서

누구나 그 필요성을 깨닫고 훈련하면


성공의 필요조건을 탑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보이는 것만 보고 사는 인간의 취약성을 수용하고

익숙함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선입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래야 곳곳에 숨어 있는 맥락이 드러나면서 보이는 않는 것도

보이게 만드는 길이 열린다.

인간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후견지명을 얻고,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내 앞에 놓인 현상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예측하고 상상하는 선견지명을 발휘하곤 한다.

후견지명에서 미래를 내다볼 선견지명을 이끌어 내는 능력이

바로 보이지 않는 걸 보게 하는 통찰이다.

통찰지능을 저자는 맥락지능(Context Intelligence Quotient) 이라 일컫기도 한다.

현재의 순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무엇인지


그 맥락을 짚어내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명분과 실리를 따져보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대목도 인상깊었다.

어차피 이 책에서 최연호 저자가 통찰지능이 필요하다고 끊임없이 강조하는 이유도

성공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읽어내기 위함인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모든 일에는 명분이 우선이다.

사람들이 어떤 일에서

자신의 의지로 명분을 받아들였다면

실리가 부족해 보여도

그 일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내가 속한 집단이

내가 동의할 수 있는 명분을 주지 못했을 때

이를 거절하지 못한 나는 맥없이

그리고 남들이 보기에 거슬릴 정도로

갑자기 실리만 되뇌며 태업을 하게 된다.

이것이 사람들이 겉으로 실리만 따지는 것으로

보이는 주된 이유다.

나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면 좋을 텐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집단의 힘은 그래서 무섭다.

<통찰지능>





그 지점에서 명분과 실리,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잡는 일은

직관을 통해 올바른 선택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성공을 담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고의 통찰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허버트 조지 웰스의 <투명인간>,

프랜시스 베이컨의 인간이 버려야 할 우상 4가지,

월터 미셸의 마시멜로 테스트,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과 헤겔의 변증법이 보여준 새로운 전환,

집단사고의 폐해를 보여준 애빌린의 역설,

집단지성과 집단사고의 차이가 보여준 실리를 추구하는 과정,

이성주의와 경험주의, 황금률과 은율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통찰은 는다" 는 기분좋은 명제를 따라 가는 재미와 경험치가 있었다.

저자가 밝힌 '통찰학 개론' 의 성격에다가

인간과 자연을 오랜 시간 관심있게 탐구했던 그 결실을

<통찰지능> 에 모두 담아놓은 듯 하다.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의 패턴, 특히 무의식에서 나오는

사고의 흐름을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의 미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늘 보고 만지고 느꼈던 주변의 모든 것들이

어느 날 새롭게 보이면 그 이후로는 다르게 보이는 법이다.

통찰은 그로부터 시작된다.

<통찰지능> 덕분에 천천히 InQ 통찰지능에 몰입해가는 경험을 했다.

나와 타인 둘 다 완벽하게 이해해야 하는 매우 높은 수준의 지능인

통찰지능을 키우는 것, 이제부터라도 가능하다.

모든 사물과 사건의 본질에 가까이 가는 일은 곧 진실과 진심에 닿는 것.

현대사회에서 성공하는 이들의 공통점에는

타인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며 자신을 성찰하는 능력이 있다.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확률도 높다.

통찰지능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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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의 기술 - 느낌을 표현하는 법
마크 도티 지음, 정해영 옮김 / 엑스북스(xbooks)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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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서상을 수상한 미국의 시인이자 비평가, 마크 도티의 글쓰기 책을 만났다.

서평단이 되어 만났으니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겠지.

하지만 인연이라는 것도 손짓 한 번 없이 이루어지기도 어려운 법.

다양한 글쓰기 중에서도 나를 가장 곤란하게 하는 것은

바로 "시" 이기 때문에 알고 싶었다...격하게 알고 싶다!!!

상세하고 선명하게 나의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익숙한 나이다.

그런 면에서 시는 상대적으로 나의 표현방식과 다르게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언어로 세상과 타자의 내면을 표현하는 방식이어서

뭐든 이해해보고 들여다보고자 노력하겠다는 나의 의지를 매번 무너뜨리는 것이기도.^^;;

시인이 쓴 "시에 대한 안내 책자" 라는 추천사에도 기대보고 싶었지만

무엇보다도 마크 도티가 쓴 <묘사의 기술> 을 통해서 이번에는 꼭

시를 어려워하는 나의 고충을 해소시켜줄까 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다.

책마다 독자가 기대하는 지점이 다 하나쯤은 있지 않은가.

감각적인 꽃으로 장식된 책표지 디자인이

마치 '시의 감각' '묘사의 힘'을 만날 준비가 됐냐고 물어보는 것 같은 느낌^^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는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적 언어로 묘사된 세계와 드러나지 않고 숨어있는 세계도 있다.

이것은 비단 시라는 장르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사회 현상을 통해서도 갖게 되는 고민이다.

어떤 시 한 작품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가 <묘사의 기술> 을 읽고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이유는

내포하는 그 의미에 근처라도 가보고 싶다...... 격하게 그러고 싶다.....ㅋㅋ

이해의 길이 정반대로 흐르는 것은 막고 싶은 간절함이랄까!

시에 대한 마크 도티식의 해석을 믿어보겠노라 다짐하며 들여다보니

이 세상을 언어로 설명하는 힘, 그 안에는 묘사의 기술이 있었다.

우리의 감각은 총체적인 경험을 수용하여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설명하는 모든 것들은 부분적인 한계를 갖고 있고

각자의 해석에 따라 다르며 추측에 의지해야 할 때도 많다.

개개인의 관심의 본질이 닿아 있거나 생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느낌마저도 불완전하지만 언어로 표현하고 또 인식하기를 반복한다.

작중인물의 말과 행동, 그리고 사건의 인과관계를 총체적으로 해석해 가며

작가의 의도와 독자의 자의식이 만나 명쾌해지는 것에서 오는 희열이 그리워지면

어김없이 소설을 찾는다.

같은 문학 장르인데 시는 또 완전 다른 장르여서 늘 어렵지만

마크 도티가 알려준 하나의 팁이 들어온다.

"잘라-붙여-변형하기"

신체 부위들이 교환되어 서로 융합되는 것을 상상하듯이

한마디로 말하면 재구성.....!

결국 우리는 어느 정도의 자의식과 불확실성을 끌어안고

시적 언어가 내미는 낯선 시선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나름의 재구성을 통해 불완전한 해석에 익숙해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면 방법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

시인은 자연 세계로 눈을 돌려 면밀한 관심을 기울이고

그 보답으로 교훈을 얻는다.

.....

시인은 관찰의 정교함이 내재적으로 만족감을 주는 활동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하는 것처럼 보인다.

.....

관심이 외적인 세부 사항에서 내적인 연상 작용으로 옮겨가며,

정신이 관찰에서 몽상으로 재빠르게 이동한다.

마치 만족할 만한 무언가를 찾듯이.

<묘사의 기술>

한 번 읽고 넘기면 들어오지 않아서

뒤로 되돌아가 다시 읽기를 반복했다....^^;;

(역시 쉽지 않아.....)

그리고 이렇게 답을 찾아본다.

독자가 화자의 눈이 되어 시 속에 펼쳐놓은 세상의 모습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

거기에 독자 각자의 관심사와 기분,

주관적인 특성들이 더해져서 나름의 상상력으로 심상을 형성해 나가도록 한다는 것을.

유명한 소네트나 시를 직유와 은유 기법을 넣어서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며

시적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내용들도 흥미로웠다.

(흥미롭다고 해서 제대로 이해했다는 말은 아니고.....^^;;)

​필연적으로 묘사는 불완전하지만

동시에 어떤 것이 무엇과 비슷한지 말하는 것이 또한 묘사이기 때문에

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의지하지 않을 수 없는 기술이었다.

비유적 표현들이 모여 독자로 하여금 감각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게끔 만들고

서로 달라 보이는 것들 사이의 관계에 내포된 숨겨진 은유를 탐구하게 하는 것이

바로 "시"가 아닌가 싶었다.

명쾌한 답은 찾지 못했다...... 시 안에 들어있는 의미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

그래도 시적 언어로 세계를 인식하고자 하는 노력은 멈추지 않으려고 한다.

<묘사의 기술> 이 또 한 걸음 시를 이해하고 감각할 수 있게 도와주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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