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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를 '모방범' 이라는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600쪽 가까이 되는 분량의 책이 세 권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고, 스릴있고 빠르게 읽혀나갈 수 있도록 만든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모방범의 후속작인 '낙원' 역시 400쪽이 넘는 책이 2권이나 됐지만 역시 빠르게 읽혔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번에 읽은 '이유' 역시 600쪽이 넘는 책이였지만, 전혀 부담감 없이 고를 수 있었습니다.
이유는 상당히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어느 고급 아파트에서 일가족이 몰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다른 소설에서라면 탐정이나 경찰이 그 사건을 조사하겠지만, 이 소설은 이미 사건이 마무리 된 시점에서 한 작가가 그 사건에 대해 쓴 르포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사건의 관계자와 인터뷰한 내용,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 배경 상황 등에 대해 쓰여져있습니다. 하지만 추리 소설의 형식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어서인지, 범인의 정체와 동기 등은 책의 중,후반부에서야 공개됩니다.
책의 뒤에도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나오키 상을 수상했다고 되어있고, 다른 리뷰들을 보아도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라는 내용이 많은데, 제 개인적으로는 '모방범', 이나 '낙원' 만큼의 재미는 없었습니다. 재미있기는 한데, '모방범'을 읽을 때에는 책을 내려놓을 수 없어서 침대로 가는게 힘들었지만, '이유' 를 읽으면서는 재미있기는 한데, 책을 덮기 또한 쉬웠습니다. 기존의 추리소설과는 다른 색다른 스타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선하다는 느낌이 끝이고, 이 스타일에 빠져들지는 못했습니다.
미야베 미유키는 대표적인 사회파 작가입니다. 그런 만큼 이유에서도 가족의 문제, 부동산 문제 등에 심층적으로 다루려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문제는 너무 어렵고, 공감도 되지 않는 주제였습니다. '모방범' 이나 '낙원' 을 읽고 나서는 작품에서 던진 사회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고 여운도 어느 정도 남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이유' 에서는 그냥 읽고 끝이었습니다. 가족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고는 하지만 부동산 문제에서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이 책이 나올 당시 일본의 사회 분위기가 어땠을지는 몰라도 잘 공감되지 않는 내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