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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웬디 미첼 지음, 조진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0월
평점 :

요즘 치매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병이 되었습니다.
모든 병이 그러하지만, 치료의 기본은 환자가 자기 병을 인정하는 겁니다.(병식이 있다 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아직 치매는 병을 인정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계획을 세우는 것 보다는 거부하고 외면하고 싶어하는 질환인거 같습니다.
정신과 질환 만큼은 아니지만 주변에 막 숨기는 분들도 많아요.
숨기고 거짓말 할 수록 문제는 더 꼬입니다.
특히나 복잡한 세상에서 금융거래, 인터넷 거래 문제들 까지 엮이면 아!!! 왜 성년 후견인 제도가 필요한지 확 이해가 와 닿습니다.(예전의 금치산자)

치매 환자가 들려주는 치매이야기여서 더 의미 있는 책입니다.
치매에 대해 아직 솔직하지 못한 분위기에서
"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책은 건강의료 종사자 및 환자 가족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치매에 대한 자료를 볼 때 원인과 치료법, 유병율, 비용등에 대한 자료는 많습니다.
그러나 환자 본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정보들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치매 환자 본인 및 주변 환자들과의 모임에서 얻은 지식들을 제공하는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될거 같아요.


기억만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감각체계가 달라집니다.
저도 사실 치매에 대해서는 원인과 약물 요법만 관심있었습니다.
비 약물 요법(생활지지요법)에 대해서는 데이케어 센터 등 기관이나 요양보호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가장 문제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사라지는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더라구요.
모든 감각체계가 달라져서, 하루 하루가 환자들에게는 다르고 불편한 날이 되어갑니다.
시각체계도 달라져서 카펫의 무늬가 소용돌이 치는 것으로 보이고, 청각도 특정 파장에 예민해집니다. 맛도 다르게 느낍니다.
아! 까탈스럽게 구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에게는 정말 이게 이상한 맛인겁니다.
치매 노인이 치매 노인을 간호하는 사회
선진국에서 고령화는 대부분 공통적으로 가진 문제입니다. 일본에서 나온 노령화에 대한 책에는 노노간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요.
영국은 한발 더 앞서 갑니다.
우리나 일본은 그래도 부부가 같이 늙어가는 상황이지만, 영국은 이미 노인 1인가구가 많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점점 결혼을 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Z세대는 아마 이런 노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혼자 사는 것이 나쁘진 않다고 합니다. 아주 중증의 치매가 아닌 이상, 자기 생활을 집에서 최대한 독립적으로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이 병의 진행을 막는다는 이야기도 있구요.

사람이 계속 잘못을 지적받으면 위축됩니다.
아기들은 지적받으면 고치지만, 노인들은 못 고칩니다.
안 고치는게 아니라 못 고치는 거라 생각하면서 그것에 맞는 생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한쪽에서는 성장성장하는데요. 인간의 삶이 예상한 것 보다는 길어졌지만, 무한하지는 않다는거, 가을 주말 아침에 한번 더 깨달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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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제공해주신 책을 읽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