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재미있는 남극동물에 대한 생명과학책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동물의 사생활 - 킹조지섬 편 ㅣ 남극생물학자의 연구노트 1
김정훈 지음 / 지오북 / 2019년 1월

남극과 북극,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장소, 하지만 가기에는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지요.

생명과학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한번 쯤은 꿈꾸는 장소가

갈라파고스 섬이랑 극 지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올해 10살인 제 큰 조카의 한때 꿈이 남극에 극지 과학자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은 파일럿으로 바뀌었습니다만)

조카에게 선물하기 전에 과학자 이모가 먼저 읽어 본 책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 동물의 사생활- 킹조지 섬 편'을 소개할게요.

이 책을 보면, 다시 남극 사랑이 불타오를 거라 생각합니다.

이 책의 지은이인 김정훈 박사님은 조류생태 전문가로,

우리나라의 세종 기지가 있는 남극의 킹조지섬에서 2004년부터 매년 여름

(남극은 겨울이겠지요?) 펭귄, 도둑갈매기 등 극지 조류의 생태와 분포에 대해 연구하셨고요.

2018년부터는 남극대륙에서 아델리 펭귄과 황제펭귄에 대해 연구를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남극이라는 극한 조건에서의 동물들의 생존과 번식,

그 처절한 삶의 현장을 기록한 책이지만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지은이의 전공상 주요 내용은 갈매기 특히 도둑 갈매기에 대한 내용과 펭귄에 대한 내용이 많습니다만 중간중간 물범, 물개, 크릴 등에 대한 이야기도 섞여있습니다.

작가 및 세종 기지 연구원들이 제공해준 직접 찍은 사진은 그 양도 많고, 생동감이 넘칩니다.

또 만화 같은 형식으로 사진들을 배치하고, 말풍선도 넣음으로써 몰입도가 높아져요.

사진의 내용 역시 재미만 추구한 것이 아니라

연구의 내용을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또 동물들의 차이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분류학적 특징이 잘 드러난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른 책으로 출판되었지만

자연관찰 책을 좋아하는, 읽기 독립이 된 어린이들이라면 엄마가 조금 도와주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구성입니다.

사진과 글이 거의 1:1 구성이라서

글자 크기가 약간 작은 초등 저학년용 문고본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도둑갈매기류는 몸에서 가장 높은 곳을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둑갈매기를 유인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꽂고 다닌다는 인형을 소개한 사진입니다.

사실 연구를 하다 보면, 이런 자잘한 소도구들을 만드는 재미가 있기는 하지요. ^^

지구 온난화 등으로 빙하가 녹아서 생태환경이 변화하고,

또 원래 남극에 살지 않는 동물들이 남극으로 떠 밀려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동물들의 삶에 대해서도 소개한 내용도 있습니다.

동물들의 생태 관찰과 일화를 중심으로 쉽게 쉽게 서술되어 있지만,

중간중간 참고문헌들을 적절히 인용하여 글로 녹여내는 능력은 부럽습니다.

권 말미에는 논문으로 된 참고문헌 목록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