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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감정의 힘 - 공부 잘하는 상위 1% 아이들의 숨겨진 무기
김은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9월
평점 :
네이버 우아페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결과가 엉망인데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에 대해서 강한 거부감을 가지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의도한 대로 목표가 이루어지던 시절의 이야기이고,
여러가지로 꺾이고 힘든 시간을 보낸 지금에서는 과정에서 행복감을 찾는 것이 인생을 그만두지 않고 살아나가는데 참 중요하다는 말이란 걸 깨닫고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면, 성공해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착각에 애들도 힘들고 부모도 힘든 세상입니다.
공부와 성공은 반드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경험해봐야 하는 것일까요?

자식의 성공이 나의 성공으로 생각하는 삶..그 예전 판사 부인, 의사 부인이 더 나대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최근에는 의사며느리까지 목에 힘이 꼿꼿한것도 봤습니다만..)
애를 의사로 만들어서 편하게 살게 해주겠다(편한 삶은 아닌데..)의 이면에 나는 의사 엄마, 아빠로서 잘난척 하며 살겠다가 깔려있는 건 아닌가 반성해봅니다.
강남 세브란스 소아 정신과 김은주 교수님의 글을 읽으며 일방적으로 아이에게 강요하는 삶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정해진 길, 그중에서도 접근의 문턱이 낮고 가성비가 가장 높다고 생각되는 공부만 강요하는 삶도 비참하지만,
길을 가르쳐 주지도 못하면서 "나는 니가 스스스로 알게 하도록 하였다" 하고 자기 위안을 삼고 아이를 도와주지 않는 부모도 끔찍하긴 매한가지다 싶습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의 마음속에도 여러가지 문제점이 자리합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슬슬 싹이 트기 시작한 불안함은 지금까지도 여러가지로 제 삶에 영향을 줍니다.
밤에 잠 못 자고 깜짝 깜짝 놀라는 일도 이젠 힘에 붙여서 여러가지 약도 먹어보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중이기도 하구요.
아이의 기질에 맞춰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어린 시절에 힘을 길러주는 것이 엄마의 일이겠죠.

일반고인가? 특목고인가?
나 떄는 어쨌다..이런거 필요없습니다. 제도가 확 바뀌어서 그때의 그 근성만 가지고 오면 됩니다.
특목고의 경우 집단 프로젝트나 학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져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말에 깜짝놀랐습니다.
우리시절 특목고 분위기랑 많이 다르더라구요.
우리아이는 역시 일반고 기질인가? 생각도 해보구요.
사람이 귀한 자리에 있어야지, 층 나누고 줄 세우는 곳에 있으면 안됩니다.
늘 좋은자리에 있다가 결혼하고 첫 명절에 시댁가서 정신적으로 엄청 충격을 받았습니다.
거기서는 저는 인간도 아니더라구요. 일찍 와서 일해야한 머슴이 뭐 잘났다고 따불따불입만 살아서 잘난척 한다고 욕하더라구요.
최근에 1시간넘게 제 욕을 하는 혈족의 배우자의 전화 통화를 듣기 전까지는 그것이 가장 충격적인 사건중에 하나였습니다.
안 만날 겁니다. 그쪽이나 저쪽이나.
작은 충격하나 하나가 모여서 트라우마를 만들고 평생을 힘들게 한다는 말에 제가 힘들었던 순간이 생각나더군요.

대치동, 아이들이 넘쳐나고 학원의 평가에 내 귀한아이를 휘둘릴 필요가 없습니다.
공식적으로 평가하고, 입시에 참여할 수 있는 기관(학교죠)이 아닌 곳에서의 평가까지 아이를, 그것도 힘들게 번 돈 주고 내몰아야할까요?
일요일, 너무 바깥일만 하면서 힘이 빠져 잠자고 있는 엄마가 아니기 위해서 아이문제집을채점해봅니다.
보통은 불같이 화를 넀을겁니다.
이거 틀리면 등급이 얼마나 내려가는 줄 아느냐고(사실 그럴 수준의 아이가 아니란 것도 압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정신적인 문제로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임상에서 많이 봐 왔고,
그 시기의 특성상 정신병적인 문제에 약한 아이에서는 원래 병이 발현되기도 쉬운 시절이란 것도 아는데..
내 아이에 대해서는 본능이 앞서서 윽박지르게 됩니다.
내가 열심히 한다고 다 잘되는 부분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자..결심하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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