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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하우스
피터 메이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22년 7월
평점 :

여름에 너무나도 어울리는 스릴러소설이 비채에서 나왔다.
여름휴가때 사실 어딜 크게 가는 편은 아니고 그냥 시원한 데 콕 들어가서 책읽는 것도 정말 좋음 'ㅂ'/
그러던 와중에 여름에 읽기 좋은 신간 소설책이 나왔지 모야?!

일단 표지부터 너무 시선강탈 *_*
블랙 & 핫핑크에 소설속에 나오는 새가 들어가 시선을 돌릴 수 없는 <블랙하우스>
스코틀랜드 스릴러 소설책이다.
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핀을 뚫어져라 내려다보며 우뚝 서 있었다. 램프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이 돌처럼 냉랭한 노인의 형체를 파고들며 짙은 그림자를 남겼다. 도대체 이 사람은 이곳에서 뭘 하는 걸까? 핀의 목덜미와 팔에 난 털이란 털은 모두 반짝 곤두섰고, 두려움이 슬그머니 온몸을 타고 올라와 손을 꼭 움켜쥐고는 놓지 않았다.
p.15
일단 시작부터 구성을 보면 거의 영드보는 수준이다.
영화의 시작처럼 살짝 오싹한 꿈으로 시작하는 <블랙하우스>
블랙하우스가 처음에 뭔가 했는데, 이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스코틀랜드에 있는 루이스섬의
자연석으로 벽을 세우고 짚으로 지붕을 이은 전통적인 가옥형태를 의미하는데
이 집에는 굴뚝이 없어서 연기가 지붕사이로 새어나올 수 밖에 없다.
단순 전통집이 왜 제목이지? 싶을 수 있는데 이 블랙하우스가 제목이 된 이유는 책 끝까지 쭈욱 읽어가면 알수 있다.

"왜요? 아저씨는 이걸 왜 하는 거죠?" 내가 물었다.
"전통이니까." 도니가 대신 나섰다. "누가 전통을 깨는 사람이 되고 싶겠니."
하지만 긱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이건 전통이 아니다. 물론 전통의 일부일 수는 있겠지. 내가 이걸 하는 진정한 이유를 말해 주마, 얘야. 그건 온 세계를 통틀어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직 우리만 한다는 뜻이지."
p.253
일단 소설은 ㅋㅋ 스포 안하는게 제일 중요하니까!
(난 보고싶은 영화는 가능한 트레일러 안보고 보는, 아예 모르고 보는걸 좋아함)
간단히 전체적인 스토리를 한줄로 말하자면
18년 만에 살인사건 해결을 위해 고향에 돌아간 주인공이 마주하는 어린시절의 기억,
그리고 숨겨진 비밀이 하나둘씩 교차하면서 드러나는 전형적인 스릴러소설이다.

1950년대 태어난 사람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어두운 갈색이라고 묘사하곤 했다. 우울한 암갈색 세상이었던 셈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를 거치며 자란 나의 어린시절은 보라색이었다.
p.25
겨울 공기에는 서리와 토탄 타는 냄새가 섞여 있었다. 이모의 낡은 차가 집 앞 가림막에 세워져 있었다. 오래된 주거지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진 반면 아래쪽 자갈 해변은 대낮처럼 환하게 보였다.
p.91
근데 이게 그냥 미국 소설과 또 다른게, 그 영국 특유의 안개낀듯한 스산함이 배경묘사를 통해 되게 많이 드러난다.
분위기 뿐 아니라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스코틀랜드의 방언(게일어)이나 생활양식까지 더해지면
비슷한 스릴러 플롯이라고 할지라도 전혀 다가오는 느낌은 다르다.
미드, 영드 수사물도 보면 확실히 느낌이 확 다른데 소설책 역시도 이런 차이점이 느껴진다랄까?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뒷장에 있는 루이스섬 지도도 같이 보면 이 책의 플롯을 따라가는 데에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실 지도를 안보고 묘사만 읽으며 상상해가는 것도 좋지만
중간중간 아직은 어색한 공간이라 갸우뚱 하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뒷장에 있는 지도를 참고하니 좀 더 클리어하게 소설책을 읽어갈 수 있었다.

"참고로 이건 꼭 알아두게, 불문율이니까. 섬에서 벌어진 일은 섬에만 머물러야 하네. 이전에도 늘 그랬고, 앞으로도 늘 그럴 걸세."
p.222
이 책에서 일어난 일은 이 책에만 묻어둬야지.... 싶지만!
이 책은 피터 메이의 '루이스 섬 시리즈' 3부작의 첫 시리즈라고 하니,
이어서 다른 루이스섬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