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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프루프 - 안전 시스템은 어떻게 똑똑한 바보를 만들었나
그레그 입 지음, 이영래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안전'을 중시하는 이 사회에 과연 안전은 안전한 게 맞나? 라는 의문을 던지며 안전 시스템이 오히려 더 큰 문제상황을 만들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 나왔다.
참 재미있는 주장이면서도 근거들이 상당히 신빙성 있어서 읽다보면 '그래그래' '맞아'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풀 프루프>
풀 프루프 란?
"인적 미스나 고장이 발생했을 때 전체로서 재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누구나 안전하게 다룰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
(인터넷을 찾아보니 정말 다양한 정의가 나오는데 요 정의가 그나마 맞는 부분인 것 같아서 찾아 옮겨보았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다양한 안전장치를 만들어서 피해가 너무 커지지 않게
엄청나게 큰 재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큰 산불이 일어나지 않게 계속적으로 작은 산불들을 관리한다든지
연방예금보험공사를 만들어 10만달러 상한을 넘어서는 예금을 보호하게 한다든지
사회적약물 항생제를 만들어 큰 병을 예방하고자 한다든지...
우리는 사회 전반에서 이와 같이 피해를 통제하고 이겨내고자 다양한 안전장치를 만들게 되는데
이게 오히려 더큰 위험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1) 너무 안전하게 만듬으로써 그 안전에 대해 믿음이 생기고
오히려 안전을 믿고 더 과감하게 위험한 행위를 하게 해서 더 큰 위험을 만들어 내고
( 예 : 눈오는날 바퀴에 체인을 감았으니 그걸 믿고 속도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진다는 것
헬멧이 있으니 헬멧을 이용해 공격을 한다는 것 등 )
2) 혹은 통제하여 안전하게 만든 상황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하여 큰 문제가 생기게 만든다는 것!
( 예 : 작은 산불을 통해 마른 가지/나뭇잎을 없애서 큰 불을 내지 않는 자연 생태계가
산림보호활동을 통해 불이 나지 않고 계속 불에 타기 쉬운 나뭇잎들을 축적하게 되고
결국 작은 불이 큰불로 손쉽게 번져 더 큰 산불이 발생한다는 점 )
단순히 안전이 더 큰 위험을 만든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지 못했던 큰 문제상황의 이면을 구체적으로 집어내서 타당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다는 점이 참 좋았다.
무엇보다도 그 예시가 다양하다는 것!
처음엔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만 말하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경제 (금융위기, 서브프라임, 저축) 뿐 아니라 산업안전 (ABS브레이크), 자연 (페니실린, 산불, 제방) 등
다양한 측면에서 다루니까 더 집중도 잘되고 이해가 쉬워서 굉장히 재미있고 의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위와 같은 예시를 들면서 안전추구가 오히려 역설적으로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며 작은 위험을 감수할 때 더 안전해 진다고 한다.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작은 위험을 겪고 이겨내는게 저자의 말 처럼 더 '안전'한게 아닌가 싶더라.
하지만 그 '작은위험'의 정도를 파악하기란 참 쉽지 않으니까... 저자의 주장 처럼 쉬운 건 아니겠지만,
항상 '안전' '안전' '안전' 만을 외치면서 모든 걸 안전하게, 안정적으로 하려고 기를 쓰는 행위는 조금씩 줄여가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난 정말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이 책의 부재처럼 안전시스템이 만든 "똑똑한 바보" 중 한 명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의 위험함을 감수하고 받아들여야 겠다는 또 다른 깨우침을 얻었다.
불확실한 세계에서 안전만을 중시여겨왔다면 이 책을 읽고 또 다른 관점을 얻으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대로 다 수용할 순 없겠지만 일정부분 새로운 관점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책이어서 이 책을 추천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