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식탁 위의 철학자들
레이먼드 D. 보이스버트 & 리사 헬트 지음, 마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평점 :
너무나도 예쁜 표지와 매력적인 제목에 먼저 눈이 갔던 책.
여기에 요즘 먹방에 음식사진까지 음식이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올라오는 이때, 과연 철학자들은 '먹는다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할까? 라는 궁금증을 시작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엔 좀 가벼운 내용이 담긴 생활철학책이 아닐까 생각 했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이 책은 제목처럼 '먹는 것' 과 '철학' 을 적절히 조합해서 실용적이면서도 깊이있게 철학을 다루고 있는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봐도 너무너무 잘 뽑았다. 21세기북스 편집자에게 박수를 보냄!)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반드시 서문을 꼭! 자세하게 읽어봐야 한다.
서문을 읽어야 이 책이 의도하는 바와 철학적인 이해를 돕기 좋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먹어야 하나?" 라는 질문을 계속 변형하고 변형해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얘기한다. 윤리, 미학, 인식론, 형이상학 까지 먹는다는 것 하나로 접근할 수 있다.
예시로, 우리가 가장 잘 접하는 선택의 순간에 대해 자연스럽게 철학으로 연계된 Part3을 살짝 언급해보려고 한다.
물건을 구매할 때, 특히 먹을 것을 구매하려고 할 때 가격, 맛, 공정무역상품, 유기농 등등 다양한 정보가 있고 이걸 고려해서 나름의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근데 정말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 이런 것일거다. 마트에가면 같은 제품같은데 다른 가격, 다른 마크! 도대체 뭘 사야하는 거지?!
윤리적, 미학적, 환경적, 혹은 건강, 개인의 인식체계 등에 따라서 뭐가 제일 중요하고 뭐가 지엽적인 것인지 정하게 된다. 우리 내부에선 이런 각각의 신념들이 더 높은 가치를 획득하기 위해 막 싸우는 등 혼란을 만들어낸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팩트(사실)와 가치에 대한 구분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선택을 할 때 사실적 정보와 가치적 정보를 던져 선택하거나 그 속에서 혼란을 또 맞이한다는 것이다. 이러다가 인식론으로 넘어가고 그러다 맛본다는 것에 대한 논의까지! 자연스럽게 철학적 사고가 꼬리에꼬리를 물고 넘어간다. 읽다보면 멈출 수가 없다.
지속적으로 우리는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담은, 다양한 철학의 큰 꼭지를 자연스럽게 먹는 것과 연관지은 이 책.
우리의 식생활과 밀접하고 깊이있는 철학이야기가 정말 조화로운 책이었다. 철학을 평소 어렵게만 생각했었는데, 항상하는 먹는 고민과 연계되니 이렇게 쉽게 철학이 일상적일 수 없다!
그래서 가벼운듯 내용이 제대로 담긴 교양 철학책을 찾는 다면 <식탁 위의 철학자들>을 추천해본다. (진짜 괜춘해영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