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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카드로 사고 쳤는데 어쩌지?
피트 호트먼 지음, 최설희 옮김 / 뜨인돌 / 2018년 12월
평점 :
놀란 토끼눈.
머리를 쥐어 짜도 대책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
위태하게 쌓아 올라간 햄버거 위의 아이.
도대체 어떻게 해결을 할까?
도서출판 뜨인돌에서 지난해 청소년 문학으로 출판했다.
겉표지를 넘기며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졌다.
지은이의 소개가 아주 색다르게 다가왔다.
자신의 반백년 삶을 간단히 압축해 전달하고 자신의 웹사이트를 밝힌 지은이 피터 호프만이다. 한 번쯤 피터 호프만의 웹사이트를 방문해야 할
것 같다.
(그러러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 겠지만 말이다. ㅎㅎ)
엄마 카드로 사고 친 것만으로도 머리는 터질 지경인데 자폐아 동생 멜도 돌봐야 하고 그 와중에 절친인 씬과 헤이맨은 썸을 타서 더
혼란스럽다.
한 가지 일에 집중 못하고 이것 저것에 휘둘리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 투영된 것 같았다.
반쪽짜리 핫도그!!!
전통있는 핫도그 먹기 대회 우승자가 우승하는 순간 남긴 반쪽 핫도그 - 데이비드에겐
너무나 소중하고 의미있는 핫도그였다.
요즘 아이돌을 좋아하는 십대들이 잔뜩 수집하는 굿즈 같은 의미라고
할까나.....
모범생 누나와 자폐아 동생의 사이에 낀 , 삼남매 중 가운데 태어난
데이비드.
햄버거의 위 아래 빵을 맞붙게 만드는 쇠고기 패티쯤으로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중간에 들어가는 패티가 있어야 진정한 햄버거가 완성된다는 자부심을 갖고
생활한다.
어쩌다보니 정말 어쩌다보니 20달러를 쓰려던게 2,000달러를 쓰게 되고, 이 큰
구멍을 메꾸기 위한 데이비드의 고전분투가 흥미롭다.
P230
"신뢰요?"
내목소리가 높아졌다. "저한테 아무 관심도 없잖아요? 저는 멜이나 돌보려고 여기 있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 아빠가 신경 쓰는 건 오로지 멜이랑 누나가 받아노는 그바보같은 성적뿐이고..." "엄마는 그 망할 영어캠프뿐이잖아요."
중간 생략 " 나는 그냥 햄버거 패티처럼 누나랑 멜 사이에 어쩌다 있게 된 존재일 뿐이라고요."
혹시 내 아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들여다 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본인이 주인공이
아닌 다른 형제의 엑스트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게 되었다.
대회에 나가는 것을 반대하는 부모님께 남긴 데이비드의 편지.
스스로 자신이 벌인 일에 대해 책임지려는 마음가짐이 믿음을
불러왔다.
P273
"우리도 우리가 뭘 하는지 사실 잘 몰라."
"우리가 누구예요?"
"네 엄마와 나 말이다. 대학에도 부모 자격5을 따는 학위 같은 건 없어. 그런데
아이가 생기면 갑자기 수백만 개나 되는 불가능한 선택을 해야만 해. 실수도 하지. 공평하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하기도 하고."
P274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
그리고 네가 잘 해내는 만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도 알아 . 하지만 우리는
너를 사랑하고 네가자랑스러워. 네가 있어서 하루 하루가 너무감사 하단다."
나는 무릎으로 시선을 떨구었다. 눈앞이 흐려졌지만 , 울지 않으려고 꾹 참았다.
중간생략
"네가 한 행동들.... 엄마 카드를 훔치고, 우리가 한 말을 어기고 대회에 나간
것까지.... 앞으로 우리가 너를 다시신뢰해도 좋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야 할 거야. 그건 네가 차차 해내야 할 숙제가 되겠지. 그리고 하나
더, 넥 독립해서 집을 나가기 전까지 먹기 대회는 앞으로 출전 금지야."
진작 이렇게 아이랑 마주하고 대화를 나눴어야 했다.
엄마 카드로 사고 친 것이 전화위복이 되어 데이비드는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P300
이제는 나도 알고 있다. 우리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하고도 엉망진창인 가족이고
그중에서 나는형제 사이에 낀 둘째 아이지만, 내가 두개의 빵을 붙들어 매고 있는 고기 패티가 아니라는걸 말이다. 그건 멜의 역할이다. 물론 멜
역시 잘 해낼 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언제나 맬 곁에서 보살펴 줄 테니까. 맬은 우리에게 자신의 규칙을 가르쳐 주면서
우리를 하나로 단단히 묶어 줄 것이다. 언제까지나 우리의 곁에서.
데이비드의 가맬을 사랑하는 마음이 잔뜩 묻어나는 대목이다. 형제 자매간 이렇게만
지내준다면 정말 복 받은 부모일게다. 책을 덮으며 이 책을 읽고 내 아이도 데이비드의 책임감있고, 동기간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마음을 배우길
바란다.
유쾌하게 읽으며 좌충우돌하며 성장하는 10대의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지은이와 옮긴이 좋은책을 출판한 뜨인돌, 책을 소개시켜 준 허니에듀에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