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전쟁 - 세계 역사와 지도를 바꾼, 만나, 삼나무, 파피루스, 밀, 양귀비, 양파, 파자마기름, 땅콩
도현신 지음 / 이다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품절


FATMAN의 북 리뷰 시리즈 01-20 : 세계 역사와 지도를 바꾼 씨앗전쟁, 도현신 저, 2022


* 본 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이 글은 서평단으로서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도서협찬

1. 들어가며...


"Not enough minerals!... (자원이 부족합니다!) "

한국의 E-sports를 세계구 급으로 올려놓은 일등 공신인 블리자드Blizzard 사의 "스타 크래프트 Star-craft"에서 나오는 익숙한 대사이다. 이 게임은 각자의 진영에서 "자원"을 가지고 발전하며, 부족할 시 주어진 영토 내의 다른 자원을 찾아 개척하고, 상대방 진영과 전쟁을 하기도 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고전이다. (게임을 하시는 분이라면 늘 보던 장면일 것이다.)

자, 이제 잠시 눈을 떼고 뉴스를 바라보자. 위 장면과 너무도 유사하지 않은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지구촌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분쟁의 현장에는 다양한 갈등이 표면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실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언제나 "전략자원"이 중심에 놓여있다. 어찌보면 인류의 역사는 이 전략자원을 둘러싼 갈등과 투쟁의 반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1차 세계 대전은 "식민지(시장)"라는 전략자원이, 2차 세계 대전은 "석유"라는 전략자원이 그 주범으로 꼽히고, 이는 불행하게도 앞으로도 그럴것 같다. 왜냐하면 인간의 욕망은 늘 전략자원을 탐하기 때문이다. 


2. 저자의 의도...


저자는 이전부터 다수의 작품을 통해 이른바  "전쟁"시리즈를 주제로, 인간의 역사를 다양하게 분석해왔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향신료, 질병, 종교, 환경, 건축 등 다방면에서 갈등의 역사를 파헤치고 그 안에 담겨있는 욕망의 굴곡을 조명하는 일련의 작업으로 독자들과 꾸준히 만나고 있다. 이번 저서는 그 중에서도 식물, 더 나아가 "전략자원"으로 간주될 곡식이나, 작물들을 포인트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멀리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종이)부터 최근 아프가니스탄의 양귀비(아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들에 얽힌 욕망과 갈등의 역사를 조명하고, 우리가 앞으로 범할 수 있는 오류나 또는 미래에 존재할 갈등의 원인을 이해하는데 좋은 소재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3. 인상적인 부분...



기존에 많은 역사적 사료들과 이를 해석하는 사관의 관점은 굳이 논하지 않더라도, 대중적인 저술을 표방하는 저자가 선택한 표어는 "전쟁"이다. 어느 영화에서 나오는 대사인 "전쟁은 돈이 되지..."라는 말이 있듯이, 전쟁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결과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어느 집단이나 국가 사이에 자리잡은 욕망들이 서로 부딪치고, 조정이 되지 않아 갈등이 고조되면 최종적으로 전쟁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순서는, 아마 역사에 관심있는 독자들이라면 너무나도 많이 봐온 서사일 것이다. (다만, 이 뻔한 서사가 아직도 계속된다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인간이 취할 수 있는 많은 행동양식 중에 가장 극단적인 형태를 보이는 이 "전쟁"은 당사자들에게 엄청난 희생과 고통을 안겨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뛰어넘는 무언가에 대한 (나는 여기서 그것을 "전략자원"이라고 말한다.) 욕망이 그와 같은 야만적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현상을 우리가 주목해야 한다. 입으로만 "지속가능한 사회"를 부르짖는거 보다, 이 전략자원의 흐름과 분배에 집중하는 것이 전쟁을 막고자하는 측에 보다 더 현명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저자는 그런 측면에서 "식물"을 택하여 보여주고 있고, 대중들에게도 잘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온 "나르코스 Narcos"라는 드라마에서도 등장하듯이 '코카인"에 대한 욕망을 둘러싼 처절한 투쟁은 이 책에서도 비슷하게 언급되며, 이 갈등의 근원에는 "나프타 NAFTA"로 대변되는 이른바 미국의 약탈적 경제침탈을 지목하고 있다. 다국적기업이 수많은 제품으로 멕시코의 시장을 초토화시키고, 밀려난 농부들과 빈민들은 생계를 위해 극단적으로 마약을 재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그것이다. 아무리 비도덕적이라고 우리가 그들을 비난할 지언정, 그들에게 그것은 생존의 문제이므로 여타의 선악개념을 그들에게 기대한다는 건 미봉책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런 사태를 해결하려면 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기울일수밖에 없다. 

또한 이 책에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풍부한 사진과 일러스트를 사용하고 있다. 이 책의 구조상 다양한 소재들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다루므로 자칫 잘못하면 내용이 방대하고, 일관되지 않으며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 점을 저자도 의식하는지, 각종 그림과 실제 작물의 여러 사진들을 보여주며 주목도를 유지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사실 역사책에서 남는 건 연표와 사진 뿐이라는 속설이 있다. 큰 흐름과 그 당대의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내는 사진 하나가 몇백줄이 넘어가는 서술보다 훨씬 전달력이 좋기 마련이다. 이 점에서 저자는 현명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4. 아쉬운 부분...



먼저 이 저서를 접하기 전에 사전 정보를 듣고, 제목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종자전쟁"에 대한 비중이 꽤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현재 각국의 치열한 경쟁 중 하나로 소리없이 대두되는 분야가 "종자산업"이다. 농업은 어느 국가나 근간 산업이다. "식량주권"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들이 외부 환경이나 정세에 얼마나 휘둘리는 지 이미 너무나 많은 사례에서 목도하고 있다. (이 점에서는 대한민국도 상당히 우려스럽다.) 이 소리없는 전쟁의 한복판에는 "종자"에 대한 개발과 독점, 이로 인한 갈등과 극복을 위한 노력 등이 상당히 진행중이다. 물론 이 책에서도 고무나무 같은 사례를 들어 소개하고 있지만, 제목에서의 의도를 생각해보면 좀더 많은 부분을 이 분야에 할애해야 옳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추후 저자의 시리즈에 소개될지도 모르겠다.) 

5. 나오며...

오늘도 뉴스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기사가 나오고, 실제로 우리는 이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불러오는 물가인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 전 지구적으로 경제 네트워크는 구성이 되어 있고, 단순히 한 지역의 분쟁으로만 전쟁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전체 네트워크를 타고 매우 실시간으로 그 영향을 받고, 그로 인해 또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한다. 다시말해, 한 나라의 "전쟁"은 단순히 국지적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드시 "국제전"으로 확대하지 않더라도 그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전례없이 평화가 위협받는 이 시대에 다시금 "평화를 원한다면 자원을 준비하고 논의"하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세대에 다시 끔찍한 전쟁의 기억을 남기는 것은 후세대에 갚지못할 빚을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a_seong-mo

#세계역사와지도를바꾼씨앗전쟁 #씨앗전쟁 #도현신 #이다북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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