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
고승덕 지음 / 마켓데일리주식회사(개미들)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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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이라고 해서 반드시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감동을 줄 필요는 없으나 위 책은 좀 더 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책을 읽는 내내 깊은 공감을 느낀적이 단 한차례도 없고, 단지 고승덕 이사람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하는 경탄과 부러움만 계속 들었다. 재학중 고시 3관왕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은 솔직히 일반인에겐 너무 먼 꿈만 같은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러나 저자는 그를 묵묵하게 큰 감흥없이 술술 써내려 간다.

초등학교때 부터 그는 남달랐다는 것이다. 책만 보는 책벌레 였으며, 수학을 못해서 몇달동안 수학공부만 팠다는 등 무언가 특출나다는 점을 은근히 강조하고있다. 그리곤 중학교나 고등학교땐 전교1등을 줄곧 해왔다는 둥 자기자랑이 매우 많았다. 뭐 자서전이니깐 그런내용이 들어가면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나는 단지 무언가 나에게 공감을 줄 수 있고 감동을 느낄만한 내용이 있길 바랬기에 선뜻 구입했던 것인데, 이 책은 그냥 말 그대로 자화자찬 자서전이였다. 내가 삐딱이라서 이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그랬다. 그나마 고승덕 변호사의 뛰어난 고시3관왕 합격기까지만 어찌어찌 읽을만은 했으나, 그 뒤로 유학을 가는 내용과 변호사로서의 생활.. 나중에 주식투자에 관한 성공담등은 얼마나 지루하던지 그만 끝까지 못읽고 책을 덮어버리고 말았다. 정말 공부는 잘하시는것 같지만, 글쓰기는 그다지 재주가 없으신것 같다고 감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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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2-01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님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리뷰를 썼더니 저보고 책을 제대로 안읽었다는 둥 다시 쳐 읽으라는 둥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댓글을 달더군요.

저도 고시공부하는 사람인데, 이쪽에 있는 사람들은 고승덕같은 사람을 보고 고시에 최적화된 사람, 혹는 '난사람' 이라고 표현합니다. 이쪽으로 소질이 있는거죠. 평범한 사람이 막연하게 고승덕의 시험 수기를 읽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루트를 타거나 목표를 잡는 것은 99프로의 사람이 좌절하게 되는 지름길입니다.

고승덕씨의 공부에 임하는 마음과짐과 목표를 설정하는 능력은 본받을 만 하지만 이 책을 '노력'에 대해 진리를 설명해주는 바이블과 같이 숭배하거나 터무니 없니 높은 가치를 설정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서 안타까웠습니다. 소경에게 구부러진 지팡이를 쥐어주는 격이겠죠.
 
미시경제학 - 제4판
이준구 지음 / 법문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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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경제학을 수강하게 된 일이 있었는데, 보통 들어보지도 못한 여러가지 책들로 수업을 진행하는 분반이 많았으나 딱 한 분반만이 이준구교수님의 위 교재를 사용하는 강의가 있었다. 이 책의 명성을 전부터 자자하게 들어왔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그 강의를 택하게 되었다.

미시경제학이라 하면 일단 덮어놓고 어려울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었던 나에게 위 책은 신선한 충격이였다. 소설책을 읽듯이 술술 읽어내려가도 될 만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된 교재였던 것이다.  타교재들이 수학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으로 설명되어있는 부분도 우리말로 간단명료하게 풀어놓았다. 그나마 어렵고 수학적인 내용은 일반균형이론 정도에서만 나타나고 있으며, 그도 타 교재에 비해서 비교적 이해가 쉽다고 한다.

고시나 회계사 준비생들이 어째서 미시분야에선 이책이 선도적인 교재라고 칭송하는지 매우 공감하였다. 실재로 그들은 미시교재를 선택함에 위 책을 압도적으로 많이 선택하고있다. 대학교재로도 널리 채택되고 있다고 들었다. 수강 초 그리 좋은 성적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위 책으로 열심히 공부한 결과 A+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있었다. 미시경제학에 대한 수강을 준비하는 학생은 위 책을 사용하는 강의를 듣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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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 1
칼 세이건 지음, 이상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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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부터 유난히 별들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고향이 시골이여서 그랬던건지는 몰라도 저녁만 되도 까만하늘에 별들이 꽉꽉들어차도록 찬란히 그 빛을 발했다. 목에 담이 걸리는 줄도 모르고 넋 놓고 별들을 바라만 보다가 파스냄새를 몇일 간 풍기고 다닌 일도 심심치 않게 많았다. 단순히 어릴적 호기심이라면 누구나 우주에 대한 동경을 할 수 있지만은 청소년, 성인이 되어서도 우주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자라나기란 현대사회에선 참 힘든 일이 아닌가 싶다.

내가 천문학도나 우주공학도가 아니고서야 우주에 태양이 가장 밝은 별이 아님을...태양의 몇천배나 밝고 거대한 별들도 무수히 많다는 것을... 우리은하가 우주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은하가 150억광년의 넓은 우주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그런 수도없이 많은 별들 중에서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존재 할수 있을 수도 있다는..아니 있다는 것을 굳이 알 필요는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불쑥 자랐음에도 화성탐사선 발사소식이나 , UFO출현, 한국최초 우주인 기사등등.. 우주관련 기사를 보면 이토록 흥분되고 집중하게 되는지 모른다. 한땐 천체망원경을 사달라고 부모님께 조르다가 눈물나게 혼난적도 있을정도로 나의 우주에 대한 애정..( 평소엔 무관심하다가도 관련 기사나 책등을 우연히 접할때 광적인 집중력..)은 특별했다.

콘택트는 나의 이러한 다소 치사한(?) 열정에 매우 부합하는 소설이였다. 칼 세이건이라는 고명한 우주과학자분께서 쓰신 이 소설은, 우주의 광활함에 대한 무한한 경외와 우주에 또 다른 생명체(지능체)의 존재에 대한 확신에 가까운 믿음을 기반으로 쓰여졌다. 이 책은 그런 작가의 생각을 일반 대중들에게 소설이라는 매우 유연한 방법으로 깊숙히 마음으로부터 전달을 시도 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 "엘리"는 어릴적부터 우주에 대한 깊은 동경을 가진 소녀였다. 소녀는 우주를 바라보며 상상하는 것을 즐기는 일반 어린이들과 다를 바 없었으나, 자라나면서도 그러한 열정이 사라지지않고 오히려 더 굳건해 진 다소 특별한 아이이다.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쓸대없는 공상이나 할 시간있으면, 공부라도 한자 더하라고 타박을 받기 일쑤이던 엘리는 결국,  자라나 유능한 우주과학자가 된다. 그리곤 인류사를 바꿀 중대한 사건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외계인으로 추정되는 존재의 신호발견이다.

외계인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있던 엘리는 흥분하며, 그를 전 지구적인 문제로 대두 시키기에 이른다. 그 신호들를 조합한 결과는 어떠한 우주선과 비슷한 형체의 조립설계도라는게 드러나고, 세계각국은 이를 제작하기 위해 공동연합을 구축하게 된다.  인류적 충격에 대한 갈등과 대립이 없을 수는 없으나 결국 인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게 된다는 설정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대목이다.  

완성된 우주선을 통해 엘리는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된다. 그것은 수백억광년을 뛰어넘는 거리를 단 몇초만에 다녀오는 경험이다. 웜홀이론이라는 이론을 실제로 소설에 응용하여 실존하는 이론임을 단정하고 그를 통해 아득히 먼 거리의 외계인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은 다름아닌.. 앨리의... 너무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것 같다.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 바라며.. 어쨋든 그 들은 지구인에 매우 호의적이며 우주선까지 만들게 하여 인류와의 만남을 바래온 다소 평화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며 장차 인류가 걷게될 우주역사에 대한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한다. 

인류의 역사는 제법 오래 되었다고 하나, 지능체로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또한 급격하게 과학적 진보가 이루어진것은 단 백여년전이니 그 발전 속도는 전 지구적인 역사로 볼 때,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급속한 과학발전을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만은 없다. 과학의 발전이 만들어 낸 대량살상무기는 언제든 인류를 사멸할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과학발전이 야기한 환경문제는 건강문제 차원을 떠나 인류 생존문제와 직결되어 가고 있다. 소설은 이러한 과학발전으로 인한 인류의  파괴적이고 부정적 성질을 우주에 대한 무한한 신비감을 일깨움으로 인류의 미래가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어줍잖은 생각을 해본다..

칼세이건은 우주를 맹목적으로 사랑했던 학자였지만.. 그건 단지 우주에 대한 사랑이 아닌 인류에 대한 깊은 사랑이였음을 소설을 통해 충분히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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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을 위한 변명
조유식 지음 / 푸른역사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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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어떨까? 왕건이 궁예와 견훤에게 져서 고려를 성립하지 못했다면..? 흥선군이 적극적인 개화파였다면 국치를 면할수 있었을까?..등의 역사적인 의문점을 품어본적이 없었던 사람은 드물것이다. 역사적 의문이란.. 만약 이랬다면 어땠을까 하는 식으로 생각해 보고, 아 그때 고구려가 삼국통일했으면 우리나라는 지금보다 더 강대국이였을텐데~ 하는 근거불명의 우월감을 한때나마 만끽해보려는 식의 생각을 말한다.(그렇다고 본다..난)  우리민족의 가슴아픈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저항이라고 해야할지는 몰라도 나는 그런 식의 역사적 상상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이 책도 그러한 나의 역사적 상상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조선 초는 태종이 즉위하기 전까지는 조선사회는 전반적으로  고려에 대한 잔재와 망상이 남아 뒤숭숭하고 혼란이 가중되던 시기였다. 그를 더욱 부채질 한 것은 이성계의 자손들이 제들끼리 치고받고 죽인 왕자의 난이라는 사실일 것이다. 이방원(태종)은 태생적으로 정권욕이 왕성한 자라서, 조선 개국에 결정적 역할을 한 자신이 차기 왕좌에서 소외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아무렴 고려말엔 정몽주등 조선에 따르지않는 충신들을 마구죽이는등 공을 세우려고 혈안이 된 인물임을 보면 그 정권욕이 왕성한게 이상할 것도 없지만 말이다. 결국 이방원은 이성계세력의 우두머리격이자 두뇌인 정도전을 제거함으로써 권력을 손에 쥐게 되고 결국 자신이 조선 제3대왕이 되게 된다.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고려를 전복시키고 조선을 개국한 일등공신이자, 대국 명나라와도 맞서 당당히 외교를 펼치며, 급기야는 명나라에서조차 두려워한 지략가 정도전이 어째서 이렇게 허망하게 이방원에게 당해버렸느냐 하는 것을 정도전입장에서 해명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는 이방원이 이성계세력을 전복하려는 음모를 꾸미고있는 와중에도  대국적차원의 생각만을 고수 하고 있었다.  명나라와 조선과의 관계에서 실리를 찾으려는데 온 힘을 쏟느라고 자신의 코 앞에 있던 위험요소를 간과하고 말았던 것이다.

만일 정도전이 국내적인 불안요소에도 신경을 집중하여, 이방원세력에게 지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것이 이 책에서 내가 느낀 역사적 유희였다. 그는 당시 명나라  개국초라서 국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임을 파악한 정도전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군사를 내어 옛 고구려 고토인 요동을 수복하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도 그러한 생각을 실천에 옮기려 했다. 당 태종과의 신경전에서도 지지않는 영웅적모습을 보며, 실제로 정도전이 죽지 않았다면 요동수복이 가능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타까워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결국 코 앞의 칼날을 간과한 정도전에게 대업을 이루는 것은 애당초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위로를 했다. 또한 태종도 왕권쟁취과정에서 비윤리적인 모습을 남기긴 했으나, 실지로는 왕권을 강화시키고 조선왕조를 안정시킨 나름대로 뛰어난 왕이 아닌가..?

역사적 유희에 대한 심각한 맹목은 옮지 않다고 본다. 언제나 그랬으면 어떨까..? 아.. 아쉽네.. 뭐 하지만 별수없지~  거기 까지가 전부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단지, 또 다른 역사의 가능성에 대해 잠시나마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 이상의 집중은 역사의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처럼 역사적 유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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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비타민
한순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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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지만(전공은 아니고..) 경제학은 쉬운것 같기도 하면서 또 어렵기도한 묘한 학문이다. 딱딱한 경제학 전공서들을 보고있노라면 공부해도 공부하는게 아닌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많았다. 균형이니 독점..과점등 수많은 경제이론들이 실상활에서 얼마만큼 활용되고 적용되고있는지 정확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은 드물 것이다.(내가 그렇다고 일반화 시키는 걸수도있구;;) 

그래서 인지 시중엔 경제학관련 교양서적들이 나오기 시작해 요새는 범람하고 있기까지 하다.. 과격한 표현같지만 경제학콘서트라는 책에서 많이 실망을 해서 말이다. 그 책은 분명 많은 내용을 담고 있긴 하지만, 이야기식으로 풀어놓은 교과서에 지나지 않았다. 이야기도 잘 풀어쓴것도 아니다. 빙빙돌려서 써놓았는데 오히려 맨큐의 경제학이라는 교과서가 더 재미있지 않나하는 생각 마저 들었다.  그 책은 졸립고 집중하기 힘든책이여서 언제나 나의 벼개옆에서 수면제로 활용되곤했다. (지극히 내 주관적인 생각임을 밝혀둔다)

그러나, 이 책은 좀 달랐다. 어줍잖게 어려운 이론들을 이야기로 풀어쓰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냥 이론들을 배제한체 경제학적 마인드로서 여러가지 사회현상들을 재미있게 풀어놓았다고 해야하나..? 뭐 어쨋든 술술 잘 읽혀진다는 뜻이다. 한국 교수님께서 쓰신책 답게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의 이야기들로서 나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경제학콘서트는 읽는데 2년걸렸지만(ㅡㅡ;;), 이 책은 하루걸렸다.  뭐 무슨 복잡한 경제이론을 쉽게 알려고 경제학교양서를 읽는건 우스운 일인것 같다. 저명한 교수님들이 쓰신 교과서로도 이해하기 힘든데, 일반교양서로 그것들을 이해하는 것이 어디 쉽겠냐 말이다.

경제학비타민은 말그대로 교양을 위한 경제학 "비타민"역할을 한다. 비타민이 보약처럼 비싸지도 않으면서 값싸고 쉽게 건강을 챙길수 있듯이, 편안한 마음으로 술술 읽어내려 가기만 해도 교양에 도움이 되니 말이다. 진정한 경제학 교양서란 이런책을 두고 하는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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