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 1
칼 세이건 지음, 이상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적 부터 유난히 별들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고향이 시골이여서 그랬던건지는 몰라도 저녁만 되도 까만하늘에 별들이 꽉꽉들어차도록 찬란히 그 빛을 발했다. 목에 담이 걸리는 줄도 모르고 넋 놓고 별들을 바라만 보다가 파스냄새를 몇일 간 풍기고 다닌 일도 심심치 않게 많았다. 단순히 어릴적 호기심이라면 누구나 우주에 대한 동경을 할 수 있지만은 청소년, 성인이 되어서도 우주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자라나기란 현대사회에선 참 힘든 일이 아닌가 싶다.

내가 천문학도나 우주공학도가 아니고서야 우주에 태양이 가장 밝은 별이 아님을...태양의 몇천배나 밝고 거대한 별들도 무수히 많다는 것을... 우리은하가 우주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은하가 150억광년의 넓은 우주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그런 수도없이 많은 별들 중에서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존재 할수 있을 수도 있다는..아니 있다는 것을 굳이 알 필요는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불쑥 자랐음에도 화성탐사선 발사소식이나 , UFO출현, 한국최초 우주인 기사등등.. 우주관련 기사를 보면 이토록 흥분되고 집중하게 되는지 모른다. 한땐 천체망원경을 사달라고 부모님께 조르다가 눈물나게 혼난적도 있을정도로 나의 우주에 대한 애정..( 평소엔 무관심하다가도 관련 기사나 책등을 우연히 접할때 광적인 집중력..)은 특별했다.

콘택트는 나의 이러한 다소 치사한(?) 열정에 매우 부합하는 소설이였다. 칼 세이건이라는 고명한 우주과학자분께서 쓰신 이 소설은, 우주의 광활함에 대한 무한한 경외와 우주에 또 다른 생명체(지능체)의 존재에 대한 확신에 가까운 믿음을 기반으로 쓰여졌다. 이 책은 그런 작가의 생각을 일반 대중들에게 소설이라는 매우 유연한 방법으로 깊숙히 마음으로부터 전달을 시도 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 "엘리"는 어릴적부터 우주에 대한 깊은 동경을 가진 소녀였다. 소녀는 우주를 바라보며 상상하는 것을 즐기는 일반 어린이들과 다를 바 없었으나, 자라나면서도 그러한 열정이 사라지지않고 오히려 더 굳건해 진 다소 특별한 아이이다.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쓸대없는 공상이나 할 시간있으면, 공부라도 한자 더하라고 타박을 받기 일쑤이던 엘리는 결국,  자라나 유능한 우주과학자가 된다. 그리곤 인류사를 바꿀 중대한 사건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외계인으로 추정되는 존재의 신호발견이다.

외계인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있던 엘리는 흥분하며, 그를 전 지구적인 문제로 대두 시키기에 이른다. 그 신호들를 조합한 결과는 어떠한 우주선과 비슷한 형체의 조립설계도라는게 드러나고, 세계각국은 이를 제작하기 위해 공동연합을 구축하게 된다.  인류적 충격에 대한 갈등과 대립이 없을 수는 없으나 결국 인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게 된다는 설정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대목이다.  

완성된 우주선을 통해 엘리는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된다. 그것은 수백억광년을 뛰어넘는 거리를 단 몇초만에 다녀오는 경험이다. 웜홀이론이라는 이론을 실제로 소설에 응용하여 실존하는 이론임을 단정하고 그를 통해 아득히 먼 거리의 외계인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은 다름아닌.. 앨리의... 너무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것 같다.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 바라며.. 어쨋든 그 들은 지구인에 매우 호의적이며 우주선까지 만들게 하여 인류와의 만남을 바래온 다소 평화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며 장차 인류가 걷게될 우주역사에 대한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한다. 

인류의 역사는 제법 오래 되었다고 하나, 지능체로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또한 급격하게 과학적 진보가 이루어진것은 단 백여년전이니 그 발전 속도는 전 지구적인 역사로 볼 때,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급속한 과학발전을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만은 없다. 과학의 발전이 만들어 낸 대량살상무기는 언제든 인류를 사멸할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과학발전이 야기한 환경문제는 건강문제 차원을 떠나 인류 생존문제와 직결되어 가고 있다. 소설은 이러한 과학발전으로 인한 인류의  파괴적이고 부정적 성질을 우주에 대한 무한한 신비감을 일깨움으로 인류의 미래가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어줍잖은 생각을 해본다..

칼세이건은 우주를 맹목적으로 사랑했던 학자였지만.. 그건 단지 우주에 대한 사랑이 아닌 인류에 대한 깊은 사랑이였음을 소설을 통해 충분히 느낄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