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불행사회
홍선기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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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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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6/02/17 ~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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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은 책이였다.

'최소불행사회' 라니.

이 무슨 역설적인 말인가.

최대행복이 아니라 최소불행이라고?

그래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싶지만, 조금만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내 수긍을 하고야 만다.

고도 성장기가 끝나버린 한국.

역대급 세계 최소 출생률을 찍고 있는 한국.

이 나라의 우울한 모습들을 머리에 떠올리며 생각을 해보자.

'최소불행사회' 라는게 어쩌면 우리가 종국적으로는 목표점으로 삼아야 할 모습이 아닐까 싶다.

완전히 폭망하는것보다야 좀 덜 망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씁쓸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기자 출신으로, 일본을 수십번 왔다갔다하며 보고 겪은 일본의 여러 사회 모습들을 명확한 자료 근거와 확고한 본인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아주 간결하게 잘 풀어내었다.

버블의 끝자락부터 가장 최근의 일본 모습들까지, 다양한 소재들을 연도별로 나열하며 한국의 현재 모습들을 진단하고 있다.

우리는 왜 일본을 알아야할까?

왜 일본을 공부해야할까?

난 왜 일본어를 배웠고, 나 혼자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본 책들을 들여다보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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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어른들이 일본에 대해 자주 했던 말 중 하나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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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일본은 20년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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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말이였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난 이 말을 맹목적으로 신뢰한다.

절대적으로 맞는 말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1인당 GDP가 똑같은데 뭔 개소리하냐고 할 수도 있는데, 단순히 1인당 GDP나 구매력을 기준으로 삼는게 아니라 제반 여러가지 사회 현상이나 흐름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했을때 20년 차이가 난다는 소리이다.

20년 뒤쳐지는 부분들도 분명 있으나, '뒤쳐진다' 에 중점을 둘게 아니라, '20년' 이라는 부분에 촛점을 맞춰야한다.

일본을 알면 그만큼 우리의 미래 모습을 훨씬 더 자연스럽게 그려볼 수 있다.

훨씬 더 깊게 파악할 수 있고, 그만큼 더 쉽게 대비할 수도 있으니, 일본을 공부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

반일감정은 둘째 치고라도 일본을 알아야만 우리는 앞날에 대비할 수 있다.

일본이 싫고 좋고를 떠나 일본을 공부하면 우리가 훨씬 더 잘 살 수 있는데 언제까지 감정에 매몰되어 반일만 외치고 있을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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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한때는, '중국과 일본중 난 누구를 더 싫어하는가' 라는 물음이 내 인생의 화두였을 정도였다.

(지금은 단연코 이 물음에 대한 정답을 확실히 외칠수 있지만 그게 중요한건 아니니.)

그러다 일본 문화를 공부하고 일본어를 공부하고 일본에 여행가고 일본으로 연수도 다녀오고 그러면서, 점차 생각이 넓어져 맹목적인 반일에서 벗어나 실리를 추구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동안 반일 vs 친일 프레임에 갇혀 상대방만 비난하고 있는 사이에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더 빠른 초고령사회로 나아가고 있으며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출생률을 기록하게 되었다.

아무리 이렇게 이야기해도 친일파라고 손가락질하고 헐뜯는, 말 귀 못 알아먹는 사람들 분명 많다.

어쩔수 없다. 그런 인간들까지 다 껴안고 함께 나아가기에는 이미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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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생각이 트여 있다면, 조금이라도 이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강력히 권하고 싶다.

절대 '신세기 에반게리온 (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 때문이 아니다.

ㅁ, 무..물....물론 난 지금도 여전히 운전할때마다 '잔혹한 천사의 테제 (残酷な天使のテーゼ)' 를 듣고 있으며, 심지어 어제 밤에도 넷플릭스로 애니를 보며 신지쿤 때문에 고구마 100개는 먹은 듯한 답답함을 느끼긴 했지만 이런 나의 덕질과는 무관하게 이 책을 권한다.

아아 나의 미사토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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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박이도 이런 판박이가 없다.

버블 닛케이 지수 폭등이 자연스레 떠오르고, 현재 닛케이 지수 폭등과 궤를 함께 한다.

코스피의 폭발적 상승을 어떻게 봐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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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할까봐 미리 먼저 까발리고 쓰는데, 우리 가족 역시 국장에 미장만큼이나 투자중이고 국장 오르면 좋았으면 좋았지, 국장 오른다고 싫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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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봐야할 것인지는, 달리 생각해야하지 않을까?

상법 개정과 주식 분할 등 주주 환원 정책들이 시행되며 그동안 저평가되어 있던 코스피가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걸까?

만약 그렇다면 나도 손해볼게 없으니 좋지만, 뭔가 불안한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1장과 2장에서 일본과 한국의 모습들을 비교 대조하여 재밌게 설명하고 있으며, 3장에서는 저자 본인이 생각하는 해결 방안들 총 9가지를 설명한다.

일목 요연하게 9가지 항목들을 표로 만들어 알아보기 쉽게 제시해주었다.

각 항목들에 대해 자세한 부가 설명들이 들어 있어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내가 평소 생각했던 부분들도 있고, 정말 획기적이라고 해야하나, 진보적이라고 해야하나,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주장들도 있다.

백퍼, 천퍼, 만퍼 공감하는 부분들도 있고, 또 그에 비해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부분들도 있다.

그리하여 이 9가지 각 항목들에 대한 자세한 분석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이런 주장들이 나와주는 것,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 여겨진다.

즉, 내용의 적합성이나 타당성은 일단 제쳐두고 뭔가 이런 주장들과 토론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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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내가 일본에 대해, 일본 사회 현상에 대해 관심이 많다보니 이런 리포트나 르포류의 책들을 그동안 좀 읽어보았는데 부실한 내용들과 알맹이 없는 공허한 주장들이 많아 헛웃음이 나올 때가 많았다.

반면, 이 책은 두꺼운 볼륨안에 가득찬 내용들이 모두 하나같이 알차고 흥미로워 읽는 맛이 매우 좋았다.

사회 문제들을 다루는 책이긴 하지만, 난이도가 어렵지 않고 일본 사회와 문화에 대한 내용들도 많아 일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읽어도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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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한국이라는 이 나라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어떻게든 버티고 버텨내여 최소불행사회로 진입할 것인가, 아니면 파국적 종말을 맞이할 것인가.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의 방향성을 잡아보면 어떨까?

이토록 좋은 요리 재료가 있는데, 요리가 마음에 안든다고 그 아까운 재료를 썩힐순 없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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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오리지널 커버 에디션)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알토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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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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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6/02/14 ~ 202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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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이래저래 바쁜 설날 연휴에 짬을 내어 이 책을 다 읽었다.

미나토 가나에라면, 일전에 '일몰' 이라는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다.

상당히 인상 깊었던 소설로, 소설을 다 읽은 뒤에 드라마판까지 찾아봤을 정도로 당시에 매우 흥미롭게 읽었었다.

참고로, '일몰' 이라는 소설의 드라마판은 WOWOW에서 '낙일(落日)' 이라는 제목으로 방영이 되었으며, 국내에서는 티빙에 올라와 있다.

총 4편까지 있으며, 티빙 베이직 이용권은 되어야만 시청이 가능하다.

이거 분명 처음에 나왔을때는 어떤 이용권이든 다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가장 싼 광고형으로는 시청을 할 수 없게 만들어놨다.

OTT놈들의 상술에 다시 한번 더 치를 떨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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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2년이 지나 다시 한번 더 읽은 이 작가의 이번 소설은 어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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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 소개에는 이 작가에 대해 '이야마스 (꺼림칙한 미스터리) 의 여왕' 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놨던데, 이전에 읽은 '일몰' 을 돌이켜봤을때, 약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뭐 그렇게까지 꺼림칙하진 않았는데.

원래는 꺼림칙한 소설들을 쓰는 사람인데 내가 유일하게 봤던 '일몰' 만 그러지 않았던 것인가, 싶은 생각을 하며 이번 책을 읽었고, 다 읽은 지금은, 왜 '이야마스' 라고 소개했는지 다소 이해가 가기도 한다.



이 책은 과거에 출판되었던 버전의 '오리지널 커버 에디션' 으로 전에 출판되었던 책 표지를 찾아봤는데, 그 표지보다 지금 표지가 훨씬 더 깔끔하고 소설과 부합하는듯하여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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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어느 17세 여학생이 다세대 주택 4층에서 떨어지는 사건을 시작으로 하고, 엄마와 딸의 독백이 서로 번갈아가며 등장하여 이야기를 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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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낳았으나 딸보다 엄마가 우선인 루미코.

아이 사랑은 과연 진정 내리사랑인가?

아이보다 내 부모를 더 사랑할 수 있는가?

사랑의 정도나 무게를 비교 및 계측할순 없지만, 둘중 무엇이 맞는 선택인가.

모성은 congenital 인가, acquired 인가.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해놓고 둘중의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게 불편하고 꺼림칙하다.

이래서 '이야마스의 여왕' 이라고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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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시도한 딸 사야카는, 루미코만큼이나 착한 딸이다.

비록 엄마 루미코의 눈에는 차지 않을지라도, 딸 사야카는 루미코와는 다른 형태로, 다른 방식으로 엄마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엄마를 대신해 가끔 사이다도 날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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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이지만, 엄마 루미코와 딸 사야카의 기억은 서로 다르다.

이 간극이 소설 이야기를 따라가보면 생각보다 굉장히 크게 보이지만, 딸 사야카의 쿨한(?) 성격 때문에 보이는것만큼 크게 실제로 벌어지진 않는다.



소설에는 또 특이하게도, '말테의 수기' 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시인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詩) 들이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 있다.

찾아보니 이 시들은 모두 '어머니(Mutter)' 라는 시집에 속해 있는 시(詩) 들이라고 한다.

책의 제목과 내용에 매치되는 묘한 시(詩) 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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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읽었던 이 작가의 다른 소설만큼이나 재밌게 읽은 소설인데, 설정상의 오류인지, 아니면 개정판을 내면서 잘못 수정이 된건지, 그것도 아니면 내가 소설을 잘못 이해한건지, 이상한 점들이 눈에 띄였다.

일단, 소설의 시작에는 딸이 다세대 주택 4층에서 화단으로 떨어졌다고 되어 있는데, 소설을 끝까지 읽어보면 딸이 자살을 시도한 장소는, 다세대 주택이 아니다.

그리고 자살을 한 방식도 추락사가 아닌 것으로 나온다.

어찌된 일인지.

또 하나 더하자면, 엄마 루미코는 결혼전에 섬유 회사의 사무직으로 일했다고 소설 초반에 나오는데, 개정되기 전의 책에 대한 누군가의 독후감에는 은행 직원이였다고 쓰여져 있다.

내가 직접 읽은게 아니라 정확하진 않지만,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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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고로 이 책은 2022년 '토다 에리카' 주연의 영화로도 개봉이 되었으나 국내에서는 볼 수가 없다.

DVD라도 구해볼까 하다가 자막 없이 일본 영상을 본지가 너무 오래되어 자신감이 떨어져 있어 차마 시도해볼순 없을것 같다.

혹시라도 나중에 일본어를 다시 손대게 되면 그때 한번 고려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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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메이커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박현주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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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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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6/02/11 ~ 20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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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시 슈발리에 (Tracy Chevalier).

1962년생 미국 워싱턴 D.C 에서 태어나 쭉 자랐고, 결혼후에는 현재 영국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난 이 작가를 이미 약 20여년전부터 알고 있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보고 싶어하는 소설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꾹 참고 여태까지 버티고 있는 소설인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를 쓴 작가라 매우 친숙하다.

난 원래 어렸을때부터 맛있는건 제일 나중에 먹었다.

게다가 맛있는 간식과는 다르게 이 책은 아낀다고 똥 될리가 없기에 계속 계속 묵혀둘 예정이다.

그럼 도대체 그 책, 언제 읽을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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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내킬때".



그녀의 새로운 신작이 나오게 되었는데 이렇게 또 좋은 기회에 나오자마자 바로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아, 정말이지. 이 소설을 뭐라고 이야기해야 되나.

3일간 푹 이 소설에 절여져 있다가 아직 여운이 짙게 남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곧 설날 연휴라 독후감 쓸 시간이 부족할거 같아 미리 쓰려니 죽을 맛이다.

1월에 장바티스트 앙드레아의 '그녀를 지키다' 를 읽고 그 향기와 여운때문에 아직까지도 독후감을 못 쓰고 남은 소설의 잔향들을 나 홀로 몰래 음미하고 있는 중인데, 이 책은 그럴 겨를이 없이 바로 독후감을 써야 해서 못내 아쉽기만 하다.

이 책도 한달간은 계속 계속 음미해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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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새로운 신작의 무대가 또 공교롭게도 '그녀를 지키다' 와 같이 이탈리아다.

너무 매력적인데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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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이 아주 독특하여 소설 초반엔 이 독특함 때문에 다소 진입 장벽이 좀 있어 보인다.

소설의 배경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바로 옆의 무라노라는 섬이고, 주인공은 오르솔라 로소라는 9살 소녀로 1486년 르네상스가 한창인 시대에 이야기가 시작된다.

유리 공예집 막내딸인 오르솔라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인생이 급격하게 요동치게 되는데, 같은 섬에 살고 있는, 유리 공예 경쟁 가문의 마리아 바로비에르가 오르솔라에게 조언을 해주며 오르솔라는 당시 시대에 매우 드문 여성 유리 공예가로서의 길을 가게 된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주인공 오르솔라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이라고 보면 된다.

근데, 여기서 다른 소설과의 가장 큰 특별한 차이점은, 바로 '시간의 흐름' 이다.

재밌게도 소설 속 주인공과 주인공 주변 사람들의 시간의 흐름은 일반적인 시간의 흐름보다 매우 더디게 흘러, 1486년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2020년 코로나 종식 시점까지 가면서도 오르솔라와 주변 인물들은 여전히 살아 있다.

작가는, 납작한 돌멩이를 물가에 던져 일으키는 물수제비로 이러한 시간 압축 이야기를 표현한다.

나로서는 처음 보는 신기하고도 재밌는 소설 기법이였다.

초반에 이런 소설의 설정을 견딜수만 있으면 정말이지 이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소설이 술술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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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솔라의 인생 일대기가 기본으로 깔려 있고, 그에 따로 그녀의 주변의 인물들, 가족들이나 연인들, 지인들의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는 서사 소설의 느낌이 너무나도 좋다.



또한, 오르솔라의 멘토라 할 수 있는 마리아 바로비에르, 나폴레옹 부인인 조세핀, 희대의 난봉꾼 카사노바, 20세기 초 이탈리아 출신의 인플루언서 루이사 카사티까지.

실제 역사에서 살아 숨쉬었던 인물들이 이 소설 중간 중간에 등장하여 이야기의 흥미를 끌어 올려준다.

이러한 팩션 요소들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 장르중 하나이며, 또한 그렇기 때문에 내가 더더욱 이 작가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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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감 넘치는 베네치아와 고요하고 잔잔한 그 옆의 무라노는 서로 대비되는 모습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 나중엔 하나로 합쳐지게 되는데, 변증법적인 이런 진행 요소들도 오르솔라의 인생 이야기와 함께 보면 더욱 재밌다.

2026년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미 나에게 올해 두번째로 좋았던 소설은 이 소설로 결정이 난것 같다.

(물론 첫번째는 '그녀를 지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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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적인 느낌의 팩션을 좋아한다면 무조건 이 작가의 소설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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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더 잘 보이는 단위 도감 ㅣ 알고 보면 더 잘 보이는 시리즈
나인완 지음 / 기린미디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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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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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6/02/08 ~ 202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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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언젠가부터 길이에 대한 단위를 어려워하길래 이걸 어떻게 설명해줘야하나 난감했었다.

자기 키가 130이라고만 알고있지, 아직은 130cm인지 130m인지 정확히 구분하지 못한다.

아뿔사!

단위에 대한 어려움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었다.

육아의 길은 역시나 멀고도 험하다.

산 하나 넘으면 또 이어서 산이 계속 나타나는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아주 기발하고도 재밌는 책을 하나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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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부터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림들이 가득 들어 있어 아이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단위에 대해 쉽게 설명해줄수 있으리라 기대하게 만든다.


책은 60페이지 정도로 두껍지 않으며 공원, 할머니 집, 주방, 거실, 학교, 도로 등등 일상 생활에서 함께 하는 장소들과 관련된 단위들을 간단한 그림으로 쉽게 설명해준다.

처음엔 내 아이도 익히 알고 있는 쉬운 단위들이 주로 먼저 나와 난이도 배분이 적당한것 같다.



그림에 이어 다음 페이지에는 각 단위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첨부되어 있는데, 요 페이지가 이 책에 있어서 가장 핵심 페이지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춰 정말 쉽게 설명되어 있다.

단위에 대해 어떻게 알려줘야 되나 고민하는 나같은 초보 부모들에게 정말 금과옥조같은 페이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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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한다는 생각보다는, 아이랑 같이 논다는 느낌으로 같이 페이지를 읽은 뒤에 이런 저런 예시를 들며 단위를 측정해보게 하니 아이가 훨씬 더 수월하게 받아들이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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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키를 한번 재볼까?"

"저 인형 키는 얼마일까?"

"기차 장난감은 20 밀리미터일까, 센티미터일까, 미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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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에 대한 단위 부분에서도 아이가 좋아할만한 내용을 소재로 측정해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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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무게는 얼마인지 측정해봐."

"당근은 몇 그램이야?"

"저 오렌지 쥬스는 얼마 들어있는지 어떻게 말해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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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아이에게는, 단순히 만화책 보듯이 책장만 넘기는것보다는, 이런 방식이 훨씬 더 효과적이였다.



책의 후반부에는 아이의 나이가 아직 너무 어려 도저히 소화하기 어려운 단위들이나 다른 나라 화폐 단위들까지도 나온다.

당연하게도 이런 파트는 고학년이 되어야만 이해할 수 있기에 내 아이는 그냥 만화책 보듯이 스윽 훑어보기만 했다.

몇번 보고 처박아둘 그런 책은 절대 아닌것 같아 아이의 눈에 쉽게 들어오게끔 거실 책장에 꽂아두었다.

계속 반복해서 측정해보고 놀며 책을 보다보면 어려운 단위도 시계 보는것처럼 조만간 쉽사리 넘어가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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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만 잘 한다면 아이에게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학습만화이니 7~8세 이상의 아이가 있는 초보 부모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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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읽는다 정사 삼국지 지식도감 ㅣ 지도로 읽는다
바운드 지음, 전경아 옮김, 미츠다 타카시 감수 / 이다미디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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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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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6/02/05 ~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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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첫번째로 보는 이다미디어의 '지도로 읽는다' 시리즈이다.

내 최애 시리즈중의 하나가 이 '지도로 읽는다' 시리즈인데 여태까지는 주로 세계사에 집중되어 책을 냈었는데 이번엔 '삼국지' 가 주제이다.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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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三國志)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바로 그 삼국지.

유년 시절, 유관장 삼형제의 도원결의에 가슴이 웅장해지던 바로 그 책.

대학 시절, 밤을 꼴딱 지새우며 눈이 뻘개진채 중원 통일을 위해 미친듯이 마우스질을 했던 KOEI 삼국지.

지금도 삼국지는 황석영 삼국지 기준, 전권 모두 내 책장에 꽂혀져 있고 그 전에 읽었던 수많은 삼국지들과 e-book 으로 사서 보기도 하고 대여해서 보기도 했던 다른 삼국지들까지, 몇십번을 봤는지 셀 수 조차 없을 정도이니, 내 최애 시리즈 두개가 콜라보가 된 이 책을 보고 어찌 설레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책의 구성은, KOEI 삼국지처럼 중요한 시대들을 나눠 순차적으로 배열하였고, 각 챕터마다 시작 부분에 위처럼 진영의 세력도를 색깔별로 구분하여 한눈에 중원의 세력 다툼 양상을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놀랍게도 이 책에는, 정사 삼국지에 등장한 수많은 전투들의 전체적인 흐름이 자세한 지도로 표시되어 있다.

이러한 지도가 진짜 끝도 없이 나온다. 무려 130개에 달한다고 한다.

전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으면서 이런 지도들까지 뒷받침해주니 읽을 맛이 막 샘솟는다.

시대가 흘러가는게 아까울 지경이다.



중간중간에 관도대전, 적벽대전과 같은 삼국지상 매우 유명하고 중요한 전투들은 이런 가상도까지 첨부되어 있어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KOEI 삼국지 하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도파민이 막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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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또 하나의 매우 중요한 장점을 하나 더 꼽아 보자면, 제갈량 사후의 역사도 아주 충실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점이다.

당연하게도 제갈량 이후 삼국지 이야기는 아무래도 힘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긴 하지만 분량을 압축시키거나 생략하거나 그런거 없이 촉한과 오의 멸망, 진나라 이야기 등 빼놓지 않고 꼼꼼히 채워넣어 아주 만족스러웠다.

나도 처음 알게 되는 이야기들도 많아 더욱 흥미로웠는데, 특히나 육항과 양호의 '선정 전투' 는 낭만, 그 자체가 아니였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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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양주(凉州)와 양주(揚州)를 구분해서 표기하지 않은건 좀 아쉬웠다.

삼국지를 좀 본 사람들이야 서량의 양주(凉州)와 강동의 양주(揚州)를 한자를 보지 않고서도 대충 문맥상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처음으로 삼국지를 접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엄청 헷갈릴것 같다.

그래서 기존의 다른 책들에서는 양주(凉州)를 '량주' 라고 많이들 표기하는데, 이런 부분이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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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 책 자체가 후한 말부터 진나라 통일까지 100여년의 방대한 이야기들을 꾹꾹 눌러 담은 압축된 책이다보니 삼국지 초보자에게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삼국지 중수라면 어떨까?

생각해보면, 중수도 막 그렇게 쉽다고 느낄것 같지 않다.

주경야독하던 그 순박한 시골 청년 보즐의 아들중, 장남 보협은 나헌한테 털리고, 차남 보천은 황제 손호가 무창으로 불러들이는 이유를 눈치 까고 진나라로 넘어갔다가 육손의 차남인 육항에게 털린다는것 정도는 알아야 이 책을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분명 쉬운 책은 아니지만, 나같은 삼국지빠들에게는 천금같은 책이라 할 수 있다.

밤새 키워짓하며 삼국지 토론하던 때를 회상하며 느긋한 마음으로 전투 하나하나 음미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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