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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시작한 불은 책으로 꺼야 한다 - 박지훈 독서 에세이
박지훈 지음 / 생각의힘 / 2025년 11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11/21 ~ 2025/11/24
책을 보는 행위, 즉 '독서' 로 먹고 살 수 있는 길이 뭐 있을까?
고민해본적이 있었다.
아무리 봐도 내가 제일 재미있어하고 내가 제일 하고 싶은건 책 보는건데, 문제는 이걸로 먹고 살 만한 길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거지.
게다가 내 전공도 '독서' 와는 거리가 먼 분야라 전공을 살리면서 '독서' 를 병행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으니 자연스레 그런 희망은 헛된 망상으로 치부하고 여태 살았다.
책은 그냥 나만의 소소한 취미로만 영유할뿐, 그 이상의 무언가가 될 순 없었다.
아니 근데 이 '독서' 로 먹고 사는 사람이 있었네?
나도 이 책의 저자처럼 국문학, 아니면 그 비슷한 어떤 다른 인문학을 전공했더라면 '독서' 로 먹고 살 수 있었을까?
글재주가 없어 힘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뭐 혹시 모르지?
저런 학문을 전공한다면 글재주도 같이 늘어날 수도?
이 책의 저자는 십수년간 일간지의 출판 담당 기자로 일하며 주당 200권 가량 들어오는 신간들 가운데 3~4권의 책에 대해 서평을 썼었다 한다.
이때의 일을 바탕으로 최근 몇년 사이에 읽었던 책들에 대해 서평을 썼으며 이를 책으로 엮어내었다.
매주 200권 신간들이 들어온다니.
내 품으로 쏙 들어오는 그 신간들을 상상해본다.
크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진짜.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은 총 34권이며, 각 장(章) 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또 다른 책들이 더불어 소개되고 있어 총 100권에 가까운 책들이 수록되어 있어 책 전체가 무척 풍성하게 느껴진다.
또한, 소개되는 책들은 시나 소설등 문학에서부터 인문, 사회, 과학, 경제, 역사, 철학 등에 이르기까지 장르 또한 아주 다양하다.
주로 2010년대나 2020년대에 나온 책들이 대부분인데 부끄럽게도 전체 수십권에 달하는 책들중에 내가 읽은건 고작 몇권에 불과하다.
그러니, 이 작가가 얼마나 엄청난 독서광이란 소리인가!
많이 읽은만큼 글도 잘 쓴다.
글을 잘 쓴다는 말의 의미는, 전문 작가들처럼 유려하게 쓴다라기 보다는 책의 소감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명징하게 잘 표현해낸다는 의미로서, 과연 이 사람이 기자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와 나이가 얼추 비슷하고 가족 구성원이 비슷해서 그럴까?
어렸을때 이야기나 흘러가버린 청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올땐 작가의 생각와 감상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최애 작가인 고(故) 박완서 선생님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는 나 또한 저 작가처럼 생각했었지라며 무릎을 탁 칠 정도였다.

소개되는 모든 책들이 다 궁금하고 너무 보고 싶지만, 그중에서도 딱 하나만 먼저 고르라고 한다면, 역시나 마쓰이에 마사시의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이다.
현재 국내에 이 작가의 책이 4권 출판되어 있는거 보니 유명한 작가인가보다.
인근 도서관을 얼릉 검색해봤더니 다행히 4권 모두 비치되어 있다.
웬지 책을 여름에 읽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데, 이거 내년 여름까지 잘 참을수 있을련지 모르겠다.

책의 마지막에는, 그동안 소개된 모든 책들을 일목요연하게 깔끔히 정리해주는 꼼꼼함까지.
귀찮게 내가 따로 리스트업을 해둘 필요가 없으니 더욱 좋다.
벌써부터 배가 부른것 같네.
사람들마다 각자 생각이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이 사람 역시 나와는 맞지 않는 부분도 분명 있다.
동성애에 대한 부분이라던가 매우 왼쪽으로 치우친 정치적 스탠스라던가, 이런 부분은 확실히 나와는 맞지 않는다.
뭐 그래도 그런 부분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또 그러한 책들은 내가 안보면 되니까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이렇게나 많은 책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겠지.
아 달콤한 아이스크림처럼 꼬드기는 저 많은 책들을 어찌해야할꼬.
진짜 로또라도 당첨되면 나도 가족들 데리고 어디 외국 나가 살며 책이나 실컷 보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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