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2 팡세 클래식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카나 그림, 보탬 옮김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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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11/01 ~ 2024/11/12

아니, 이런 미친.

이 소설이 이렇게 여운이 오래 남는 소설이였다고?

하아.

엄청난 볼륨 때문에 처음엔 약간 압박감을 느낄 정도였던 이 소설을 지난 2주간 정말 꿈같은 기분으로 어느샌가 다 읽어버렸다.

그리고 그 여운은 아직도 가시질 않고 있다.

워낙에나 유명한 소설이니만큼 어렸을때부터 많이 들어봤었고, TV에서 예전에 만화가 방영했고, 또 유명 여배우들이 출연한 영화가 있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사실 그동안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성별에 따른 이질감 때문이지 않았을까?

시골의 거친 환경에서 자라는 남자 아이가 작은 아씨들을 본다는게 아무래도 좀 weird 하긴 하다.

아무튼 그래서 여태 살면서 이 작품에 대한 책, 만화, 영화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좋은 기회가 되어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책을 기다렸는데 아뿔싸!

2권만 기회가 닿았다.

아 이런. 몹시 난감했다.

부랴부랴 좀 검색해보니 모 출판사에서 나온 1, 2권 합본판이 유명했고, 인근 도서관을 찾아 그 책을 빌려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이 시리즈의 1권에 해당하는 부분까지는 그 책 (도서관에서 빌린 1, 2권 합본) 으로 보고, 2권부터 이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결과적으로 둘다 모두 만족스러웠다.

1, 2권 합본판은 양장본인데다 겉 표지 색도 그렇고, 19세기에 어울리는 활자체까지 있어, 고풍스럽고 중후한 느낌이 19세기와 딱 어울리는듯했다.

반면, 이번에 읽은 이 책은 열림원어린이 출판사에서 출판한 책답게 어린이 (당연히 여자아이들) 들을 타겟으로 하여 산뜻하고 발랄한 느낌이 들었으며 중간중간 이렇게 삽입되어 있는 일러스트도 너무 올드해보이지 않고 현대적인 감각을 지닌 채로 당시의 시대상을 표시해주는듯하여 소설과 아주 잘 어울렸다.



이 작품이 너무 스토리텔링이 부각되어서인지, 의외로 작가의 글솜씨에 대한 내용들은 별로 없는듯 하던데, 베스의 죽음 장면에서는 작가의 뛰어난 글솜씨를 그대로 느낄수 있어서 더 슬펐다.

신파류의 죽음이였다면 아마도 매우 실망했을텐데, 담담하고 잔잔하게, 그러면서도 남은 가족들이 베스의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슬퍼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이 작품에서 가장 압권인 부분이라 생각된다.



조가 대고모에게서 물려받은 플럼필드 저택에 학교를 세우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나는데, 이후에도 3권 작은 신사들, 4권 조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으로 시리즈는 이어진다.

보통 1권과 2권 작은 아씨들이라는 제목으로 함께 묶어 그동안 국내에 출판했었고, 상대적으로 3권과 4권은 덜 알려진 편이긴한데, 그래도 다행히 전 시리즈가 모두 번역되어 출판되어 있으니 지금의 이 여운이 조금 가라앉으면 3권과 4권도 읽어볼까 고민중이다.

무조건 읽겠다가 아니라 고민중인 이유는 아무래도 1권에 비해 2권은 개인적으로 좀 재미가 덜했기 때문이다.

메그, 조, 베스, 에이미 4자매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1권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봐버렸는데, 2권에서는 각자 가정도 꾸리고 베스는..그렇게 되고 여러모로 1권에 비해 재미가 없었다.

원래 어떤 시리즈이든 처음이 제일 재밌고, 그 뒤로 가면 갈수록 덜 재밌지 않았던가.

조금만 더 4자매의 모습을 느끼고, 그녀들의 모습이 점차 흐릿해져갈때쯤 뒤이은 시리즈들을 읽어보면 색다른 느낌을 받을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너무나도 멋지고 러블리한 소설이였고, 늦었지만 이제서라도 이 책을 읽어볼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막상 내가 직접 책을 읽어보니, 너무 어린 친구들은 읽기 버거울것 같고, 적어도 초등학교 5-6학년 정도는 되야 읽을수 있을것 같은데 요새 5-6학년 애들이 이런 책을 읽을까 싶긴 하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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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극장 피카 그림책 17
아라이 료지 지음, 황진희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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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11/10 ~ 2024/11/10

참으로 멋진 그림책을 하나 발견했다.

그런데 이렇게나 아이와 나와 취향이 안맞는다.

난 진짜 너무나도 아름답고 멋진 그림책이라고 생각하며 봤는데, 아이의 반응은 영 시큰둥하다.

그동안 너무 자극적인 것들에 길들여져 있었나보다.

벌써부터 도파민 중독인건가.

슬슬 추워지고 있는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생각보다는 덜 춥다.) 계절에 어울리는 표지의 그림책이다.

12월 눈 내리는 겨울에 봤으면 더 잘 어울렸을테지만, 그때까지 기다릴순 없으니 냉큼 먼저 읽어버렸는데 역시나 눈이 오길 기다릴걸 그랬나 아쉬움이 든다.



아이는 집에서 아빠가 아끼던 나비 도감을 친구와 함께 가지고 놀던 중에, 친구가 도감을 빌려달라 하여 그걸 막다가 그만 책 페이지가 찢어지고 만다.

애써 붙여보려 노력해보지만 무리인듯싶다.

아빠가 나비 도감을 너무나도 아끼기에 아이는 아빠가 화를 낼까 두려워 스키를 타고 밖으로 나간다.

여기저기 눈밭을 맴돌다 그만 움푹 패인 구덩이에 빠지고 마는데..



거기에서는 놀랍게도 화려한 극장이 있었고, 작은 눈 사람들과 인형들의 멋진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 책의 표현에서는 '포슬포슬한 무대' 라고 쓰여져 있다.

겨울밤에 느낄수 있을 법한 약간은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면서도 조용하고 또 이불속의 따뜻함도 같이 느껴지는 마법같은 단어였다.

잘 쓰이지 않는 단어인데 어떻게 이렇게 딱 알맞게 번역을 하였는지 이건 정말 번역가의 힘인듯하다.



뱅글뱅글 도는 눈 사람과 인형들의 움직임이 점차 격해지며 눈발도 같이 더 강하게 흩날린다.

상상속의 세계와 현실 세계가 같이 합쳐져 격렬하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그러다, 아빠가 나타나 아이를 구해주게 되고 아이는 환상에서 깨어난다.

이야기 자체는 사실 크게 색다를게 없는데 이 그림책에서 놀라운건 역시나 황홀한 붓 터치와 밀도 높은 색채감이다.

본격적으로 눈 극장이 시작되기 전의 장면은 겨울밤 집안의 느낌이 확 들 정도로 따스하며 마치 오타루에서 팔던 크리스마스 오르골같기도 하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고 노래가 울려퍼지면서 극이 점차 하이라이트를 향해 달려가면서 동시에 그림도 점차 점차 경계가 허물어지며 흐트러진다.

이 부분에서 난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이 떠올랐다.

눈이 휘몰아치는 니가타같지 않은가?

거기다 일본 특유의 저 '어~이' 라는 함성도 그렇고.

정말 오랜만에 아주 훌륭한 그림책을 본것 같아 매우 만족스러웠다.

난 아라이 료지라는 작가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미 그림책 부분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작가였다.

너무 인상 깊었던 그림책이라 인근 도서관 검색을 해보았더니, 국내에 출판된 대부분의 책들이 비치되어 있는걸 확인했다.

거기다 대출까지 가능한것 같으니 조만간 전부 다 빌려서 아이와 함께 읽어볼 예정이다.

물론, 도파민에 이미 절여져버린 아이가 별 흥미를 못 느낀다 하더라도 나 혼자서라도 꼭 읽어봐야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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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또 가게 비우고 여행 가세요? - 열 달 일하고 두 달 떠나는 N잡러가 살아가는 법
권진실 지음 / 에이블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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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11/09 ~ 2024/11/10

신비롭고도 몽환적이고 멋드러진 우유니의 풍경이 표지부터 이 책은 여행 에세이라는걸 직관적으로 알려주는듯하다.

늘 그렇듯이 난 우유니를 보면 항상 아제로스의 소금평원을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그러찮은가.

못가보니까 비교할수 없는거지, VR이든 뭐든 달빛조각사처럼 증강 현실이 온전히 100% 리얼하게 구현만 된다면 우유니 따위가 어딜 소금평원에 비교할 수 있겠는가.

만약 가볼수만 있다면, 난 소금평원에 도착하자마자 감동의 눈물부터 흘릴것 같은데.

근데, 제목이 좀 재밌기도 하면서 약간은 당황스럽기도 하다.

사장이 가게 비우고 해외로 여행을 간다고?



실제 이 책의 저자인 저 30대 아가씨는 남해에서 카페와 잡화점을 운영하며 동시에 여기저기 여행 다니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에는 그렇게까지 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과정들이 쓰여져 있으며 저자의 성공담이면서도 창업을 하려고 마음 먹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마인드와 내용들이 함께 담겨져 있다.

물론, 난 개인적으로는 그런것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래도, 남해 저 카페는 꼭 가보고 싶다.

찾아보니 이미 TV에도 많이 나왔고 아주 유명한 가게로서, 심지어 인근 지역에 비슷한 컨셉의 가게들이 속속 생겨났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독일마을도 있고 하니 안그대로 가족들과 함께 국내 여행지로 적합하겠다 싶어 언젠가는 꼭 가봐야지 마음은 먹고 있는데 언제끔 갈 수 있을련지 아직은 기약이 없다.



젊은 아가씨가 일찍부터 영국부터 시작해 남미, 미국, 중국, 유럽 등등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여기저기를 많이 다녔다.

근데, 이 책에서 소개되는 여행기의 거의 절반 이상은 스페인이다.

스페인이 가장 마음에 들었나보다.

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기 바로 전에, 스페인역사 다이제스트를 읽었는데 이어 읽은 이 책에서도 스페인이라니.

스페인이라.

버킷리스트까지는 아니지만 나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긴 하다.



나와 같이 사는 사람의 말로는 스페인 음식이 그렇게 짜다던데.

저런 음식 용어 뿐만 아니라, 이 책에도 소개되어 있는 'Poca sal porfavor' 를 외우고 다녀야되지 않을까 싶다.

여행하며 살아가는 삶이라.

나도 분명 어렸을때는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여행에 흥미를 잃었다.

아니, 여행에 흥미를 잃었다기보다는 여행에 흥미를 가질 여유가 없어진거라고 해야되나?

여전히 마음 속에서는 가보고 싶은 곳들이 많은데, 먹고 사는게 바쁘다니, 챙겨야 할 가족들이 있으니, 여행은 우선 순위에서 뒤로 한참이나 멀어져버린듯하다.

그렇다.

나는 이 책에서 저자가 다소 한심스럽게 바라보는, 전형적이고도 너무나도 뻔한, 그런 틀에 박힌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저 눈 뜨면 나가서 일하고, 일 끝나면 집에 돌아오고, 돈 쓰는게 아까워 여행은 커녕 한푼이라도 아낄려고 노력하고.

뭐 현재 내가 그러한 삶을 살고 있지만, 뭐랄까 내 입장에서 이번 책의 저자는 그다지 부럽지 않았다.

출판사인 에이블북을 어디서 본것 같아 지난 서평을 찾아보니 딱 1년전, 작년 이 맘때, 이 출판사의 '아프리카 이리 재미날 줄이야' 를 보았었다.

그 책의 저자인 70대 어르신은 정말 너무나도 부러웠다. 내가 아직 살아보지 않은, 내 입장에선 먼 미래의 이야기라 내가 그 나이대가 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했었으니까.

그런데, 이번 책의 저자는 정말 대단한 사람인건 인정한다.

끝없는 노력 끝에 자수성가하고 자기가 원하는 삶을 아주 멋지게 살아가고 있으니.

내가 저 나이때 얼마나 철이 없었나 생각해보면 새삼 부끄러워질 정도이다.

그래도, 이미 지난 세월은 어쩔수 없는거고, 뭐 내 젊은 날의 청춘이 부끄러운적도 많았고 나름 사연도 많았었던데다 한심스럽기도 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잘 이겨내어 여기까지 왔다 생각하기에 저 젊은 아가씨가 부럽진 않다.

오히려 저 아가씨는 나의 지금의 삶의 기쁨을 모르기에 정작 내 인생을 본다면 부러워할수도?

아마 절대 모를거다.

정말 말도 안되는 비싼 돈을 주고 1박 2일 에버랜드 드림투어랑 셀렉트투어를 했음에도 아이의 기뻐하고 좋아하는 모습 때문에 전혀 아깝지 않고, 오히려 한달짜리 베낭 여행보다도 더 큰 충만감을 준다는걸 알까?

가성비 최악인 동남아 풀빌라 여행인데도 장인, 장모와 함께 했기에 그 돈이 단 1원도 아깝지 않다는걸 알까?

난 여행을 이젠 더 이상 젊었을때처럼 다니지 않지만, 이미 살아봤기에 더 이상 이 책의 저자가 부럽지 않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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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1
이강혁 지음 / 가람기획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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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11/04 ~ 11/08

정말 아껴가며 한땀 한땀 읽은 책이다.

다이제스트 시리즈들을 여태 몇권 읽었는데, 그중에서 라틴아메리카역사 다이제스트를 쓴 작가가 스페인역사까지 썼다.

라틴아메리카역사 다이제스트를 너무나도 흥미롭게 읽었고 작가의 훌륭한 글솜씨와 해박한 지식, 그리고 현직 교사다운 친절한 설명들이 결합되어 처음 접하는 역사인데도 머리에 쏙쏙 박힐 정도였기 때문에 이번 스페인역사 다이제스트도 기대감이 충만했었고 내 기대를 그대로 온전히 충족시켜준 책이다.

한땀 한땀 1장씩 넘어갈때마다 가슴이 아플 정도였다.

기본적 구성은 다른 시리즈와 동일하다.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체 역사가 100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으며, 그런만큼 꽤나 깊숙히 파고 들기 때문에 세계사에 대한 기초가 부족하다면 이해하기가 어려울수도 있다.

대신, 어느정도 세계사를 좀 공부했거나, 수박 겉핥기정도만 되더라도 역사에 대한 이해도가 비약적으로 늘어남을 경험할 수 있다.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교도들이 이베리아 반도를 침공한 이후부터 여러 왕조들을 거쳐 마지막에 그라나다 왕국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에 대한 역사가 대단히 복잡하고 어려워 몇번 시도했다가 이내 포기하곤 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짧지만 아주 깔끔하게 요약되어 있다.

이 정도만 알아도 충분할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이 바로 이러한 점이다.

중요한 부분은 세세히,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부분은 간단히.

다만, 책이 나온지 꽤 오래되었다 보니, 새로 편집을 했다 하더라도 오래된 용어들이 구석구석 남아 있는 편이다.

용어의 통일성을 위해서, 그리고 책의 이해도를 높히기 위해서라도 꼭 이런 부분은 수정되어야 한다.

'옴미아드' 왕조라는 말은 우마이야 왕조를 가리키는 말이다.

과거에 쓰였던 용어로서 최근..도 아니고 꽤 지난것 같은데 아무튼 꽤나 오래전부터 교과서에서부터 수정되어 이제는 모든 책에서 전부 다 우마이야 왕조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스페인에 합스부르크 왕조가 들어서게 되는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23장 아라곤과 카스티야의 통합 파트와 함께 연계해서 꼭 완벽히 이해하고 넘어가야할 스페인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파트이다.

중세 스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카탈루냐쪽의 아라곤 왕국과 중부 스페인쪽의 카스티야 왕국의 통합 과정에서부터 가톨릭 왕 (아라곤의 페르난도 2세 + 카스티야의 이사벨라 1세) 들의 시대(레콩키스타의 완료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 를 거쳐 이사벨라의 죽음 이후 페르난도 2세의 야망으로 빚어진 합스부르크 왕조가 스페인에 입성하게 되기까지, 그 무엇하나 버릴수 없는 아주 흥미롭고 중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을 확실히 알지 못하면, 그 이후 스페인 역사 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 역사가 절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어지는 부르봉 왕조가 스페인에 들어서게 되는 과정도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데, 사실 합스부르크 왕조에 비해 기간이 짧아 그 중요도가 다소 떨어진다 할 수 있다.



스페인하면 각자 사람들마다 여러가지 것들이 떠오를테지만 난 가우디 건축물과 돈키호테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어렸을적 아동 문학 전집으로 돈키호테를 읽었을때는 괴짜 기사의 방랑 이야기 정도로 나름 재밌게 읽었었지만, 20대 대학 시절에 제대로 된 돈키호테를 다시 읽었을때는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 괴짜를 넘어선 기행 이야기로 받아들여져 매우 난해하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나이를 더 먹어 30대에 다시 읽었을때는 오히려 20대 때에 비해 조금 더 전체 이야기가 머리속에 들어오며 뭔가 흐릿하기만 했던 안개가 조금 걷혀가는 기분으로 다소 편하게 책을 읽었었다.

그 이후로는 아직 읽어보진 않았는데, 다시 이 책을 보면 어떤 느낌일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조만간 시간을 꼭 내어 다시 돈키호테를 읽어보리라.

스페인이라는 나라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썩 좋아하지 않는 나라이지만, 역시나 유럽 국가답게 역사는 그야말로 스펙터클하다.

이탈리아 역사만큼이나 고대에서부터 중세, 근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난이도는 분명 매우 높은 역사이지만 차근차근 세계사들을 공부하다 어느정도 경지에 이르렀을때 이 책을 본다면 아주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너무나도 멋진 역사책 시리즈이다.

기회가 된다면, 프랑스나 영국, 캐나다 등 다른 나라 시리즈도 꼭 보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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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아기 오리 지식 그림책 3
이루리 지음, 바루 그림,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기획 / 이루리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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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11/06 ~ 2024/11/06

이름부터가 딱 감이 온다.

안데르센의 '미운 새끼 오리' 와 뭔가 느낌적으로 비슷할 것 같다는 감.

혹은,

안데르센의 '미운 새끼 오리' 와 뭔가 직, 간접적으로 스토리가 어떻게든 닿아있을 것 같다는 감.

아니면,

안데르센의 '미운 새끼 오리' 를 오마쥬했던지, 살짝 이름을 집어 넣었든지 했을것 같다는 감.

과연 이 책은 내 감에 딱 맞아 떨어졌을까?

유네스코 어쩌고 하는 저 센터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뒤로 미루고 짧게 책에 대하여 소개를 해보자면,



친한 친구 곰과 하루 종일 같이 재밌게 놀다 헤어진 오리는 아쉬워 한번 더 곰을 찾아 가지만, 곰은 잠을 자야되서 오리를 되돌려 보낸다.

문득 슬퍼진 오리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다 달님과 만나게 되었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오리는 달님과 서로 재밌게 이야기하며 친해지게 된다.



오리과 달님이 서로 주고 받는 몇가지 질문을 보더니 아이는 금새 답을 맞췄다.

그동안 아이에게 동화책을 많이 읽어준 보람이 있다.

다행이다.

오리와 곰과 달님, 딱 등장인물 셋만 나오는 단순한 스토리이지만 배경 일러스트 그림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책의 이야기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그림들이였는데 밤이라는 시간적 배경에 어울리게 검은색 바탕이 주를 이루었고, 뭔가 덜 그린것 같으면서도 은근 구석 구석 디테일은 다 들어가 있으며, 책을 읽은뒤 아이들이 누구나 다 세 등장인물들을 따라 그려볼 수 있을 정도로 쉽게 그려져 있다.

시간적 배경 이외에 건물이나 실내 등의 배경은 다 물감으로 칠한것 같은데 은은한 색깔들이 많고 여백을 일부러 준것 같은 포인트가 강조되어 동양적인 느낌도 주지만, 막상 그린 사람은 프랑스 사람이다.



책의 저자는 유명한 아동 문학 작가라고 하는데 사실 처음 보는 작가였다.

그리고,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라는 곳에서 기획했다 하며, 세계기록유산이라는 이름까지 들어가 있어 굉장히 혼란을 줄 수 있다.

예쁜 아기 오리,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기획, 세계기록유산.

핵심 키워드들을 늘어놓고 보니 마치 이 책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남을만큼 막 엄청나고 위대한 책이라는 느낌까지도 든다.

마추픽추, 피라미드랑 동급이라고?

그럼, 이제 저 센터 어쩌고 하는 곳에 대해 알아보자.

저기는 작년에 청주에 개장한 센터로 유네스코에서 인증했다 한다.

인증.

그래, 이거 참 애매모호한 말이다.

관계가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

유네스코가 돈 쏟아부어 그럼 저 센터를 지은건가?

유네스코랑 청주랑 뭔 관계지?

청주에 뭐가 있나? 국제기록유산이라는 말만 들어도 엄청난걸 왜 청주에?

막 온갖 궁금증이 생긴다.

난 원래 성격이 사실 매우 네거티브적인 면이 많은 사람이였고 어린 나이에서부터 부모 곁을 떠나 홀로 살아왔다보니 의심병이 극한까지 다다른 사람이다.

이런거 보면 막 마구마구 파헤치고 싶어진다.

그래서 알아봤다.

일단 여기 재단법인이다.

이미 이야기가 다 끝난것 같지만,

시작부터 냄새가 솔솔 나지만,

인내심을 갖고 조금만 더 파헤쳐봤다.

여기는 유네스코 카테고리 2 센터, 혹은 유네스코 카테고리 2급 기관으로 분류가 되는데, 절대적으로 유네스코 조직이 아.니.다.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서류상 표현으로는, 설립국의 법적 재정적 기반에 근거하고 있는 기관으로 유네스코 목적과 활동에 기여하기 위해 유네스코과 공식 협정에 따라 설립된다고 한다.

즉, 유네스코는 이름만 빌려주고 결국 정부 돈으로 지은 정부 기관이라는 소리이다.

현재 여기는 국가유산청, 즉 과거 문화재청이라 불리던 우리나라 중앙행정기관에 소속되어 있는 그냥 대한민국 기관일뿐, 유네스코와는 관련이 없다.

'아니, 그래도 대한민국 기관이니 믿을만한거 아닌가?'

여기는 대한민국의 정부 산하 기관이므로 지금 정부 꼬라지를 보면 대충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지 않을까 싶다.

기껏해야 아이들 보는 책이라 그런갑다 넘어갈 수도 있지만, 뭐 나같은 사람도 있어야 안속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

책 자체는 무척 마음에 든다.

친구와의 우정, 달님과의 우정, 여백이 느껴지는 좋은 분위기의 일러스트, 어렵지 않은 스토리.

딱 5-6살 정도의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은 책이라 이 나이대의 아이가 있는 부모에게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래서 더욱, 차라리 유네스코 딱지 떼고 책이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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