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6/23 ~ 2025/06/26
굉장히 재밌는 책을 찾았다.
사실 역사, 세계사 공부에 있어 지리의 중요성은 뭐 더 말해봐야 소용이 없을 정도로 익히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그에 따라 지리에 대한 책들도 부지기수로 나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책이라면 역시나 뭐니뭐니해도 팀 마샬의 '지리의 힘' 이지만, 사실 이거 은근 보기 어렵다.
볼륨감이 커서 그런것도 있지만 생각보다 이 책이 되게 불친절하다.
배경 지식에 대한 내용이 부실하여 익숙치 않은 지역의 경우에는 나도 구글링을 해가며 읽어야 할 정도이다.
게다가 번역이 진짜 한숨이 나올 정도의 수준이라 그 유명세에 비하자면 사실 그다지 좋은 책이라 보긴 어렵다.
아니, 어느 정도껏 해야지.
현재 요르단 왕가인 '하심' 가문을 '하시미테' 라 번역하면 되겠냐고.
뭔 일본 막부도 아니고.
아무튼 시중에 나와 있는 세계사와 지리에 관련된 책들을 나도 꽤나 많이 본 편인데 딱히 막 마음에 드는 책을 찾기가 힘들었다.
눈 높이가 '총균쇠' 에 맞춰서 있어서 그러나?
아무튼 그러던중 이번에 이 책을 알게 되었는데, 이거 진짜 깔끔하고 명쾌하며 쉽고 재밌다.
저자는 기자 출신의 유튜버로서 '두선생의 역사 공장' 이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무려 구독자가 24만이 넘는다.
나도 이번에 구독했다.
역사 전문가도 아닌데 세계사적 지식이 매우 해박하며 자기 나름대로의 지리와 연관된 세계사적 관점이 분명하고 무엇보다 이 사람, 전달력이 매우 좋다.
역시 24만 유튜버는 다르긴 다른가보다.
나도 워낙 역사, 세계사를 좋아해 이런 저런 채널 구독한 곳들이 많은데 이 사람 정도면 가히 수준급을 넘어서 탑급이라 보면 된다.
강의의 퀼리티 또한 은근 괜찮다. 칠판에 막 그리는것 같아도 디테일이 괜찮고, 무엇보다 같은 곳인데도 언어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를 경우 매우 헷갈릴수 있는데 그런 점도 고려하여 몇번씩 반복해서 읊어주는 등 강의가 아주 마음에 든다.
이 책은 이 저자가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강의했던 내용들을 글로 옮긴 책이라 보면 된다.

동양 편이라는 책의 제목에 맞게끔 책은 크게 중국, 한국과 일본, 중앙 아시아와 인도, 동남 아시아, 이렇게 4개의 단원으로 나눠져 있다.
사실 난 이 4개의 단원중 한국과 일본 파트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책의 문제라기 보다는, 워낙에나 내가 국사를 싫어하는데다 일본 역사는 이미 지겹도록 외우고 외우고 또 외워서인지 감흥이 별로 없어서이기 때문이리라.
중국 역사는 내 기어코 언젠가는 제대로 한번 다시 공부하리라는 마음은 아주 오래전부터 갖고는 있었다.
과거 중국 역사를 줄줄줄 읊을 수 있을 정도로 나도 공부를 많이 했는데, 아니 세상에나, 내가 중국 역사에 관심을 끊은 이후로 명칭이 너무나도 달라져 버렸다.
한자라면 뭐니뭐니해도 정체자가 정파 아니겠는가!
유서 깊은 9대 문파(!!) 와 뼈대 있는 5대 세가(!!)..비슷한 그 언저리의 교육을 받은 나로서는 도저히 사파스러운 간자체나 한어병음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낙양을 낙양이라 부르지 못하고 뤄양이라 불러야 하는 이 믿기지 않는 현실에 그만 눈을 감은 채로 살았더니 이제는 중국 역사를 다 까먹은것 같아 다시금 공부를 하고는 싶었으나 이미 중원은 사파가 다 먹어 버린 상태라 나같은 까막눈 수준에게 알맞는 교재는 전혀 없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되었으니, 실로 고맙다.
'대흥안령산맥' 과 '다싱안링산맥' 이라는 발음을 수십 차례나 반복해주는 사람은 이 사람뿐이다.
이 사람 없었으면 난 지금까지도 다싱안링산맥이 대흥안령산맥인지 몰랐을거다.

이 책에서의 가장 하이라이트 부분은 바로 이 유목 민족에 대한 파트이다.
돌궐, 흉노, 선비, 숙신, 읍루, 말갈, 강족, 저족 등등등 온갖 유목 민족들은 학창 시절부터 많이 접하던 이름들이였으나 사실상 그때는 뭐가 뭔지도 제대로 몰랐었고, 그나마 학부 시절부터 삼국지 게임을 접하면서 슬슬 친해지며 자연스럽게 공부를 하던 사람들이였다.
그러다 제대로 유목 민족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을때 가장 큰 난관은 지도였다.
아니, 저 많은 쟤네들이 대체 어디에 있는지 그거라도 좀 알아야 머리속에 개념이 잡힐텐데 보는 책들마다 다 글로만 설명이 되어 있고 정작 지도 한장 없는 답답한 현실에 골머리를 썩혀야했었다.
요즘같으면야 나무위키, 구글링만 해도 온갖 화려한 형형색색의 지도들이 무한정으로 튀어나오지만 그때 당시 언감생심 그런걸 꿈꿀수도 없었을때니 결국 미련하게 반복학습으로 머리속에 강제로 쑤셔 박기만 했었는데 그때 이런 책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유목 민족, 이 파트는 책도 물론 훌륭하지만, 저자의 유튜브 채널에 따로 유목 민족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이 포함된 재생 목록이 준비되어 있으니 유목 민족에 대해 초반 개념을 잡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이 유튜브를 정독하길 추천한다.

유목 민족만큼이나 우리에게 낯설고 복잡하기만한 인도차이나 역사에 대한 부분도 아주 재밌었다.
배경 지식 전혀 몰라도 이 책만 천천히 읽어만 가도 기본 개념은 누구나 잡을수 있다.
저자의 표현대로 정말 '역사 아는 척하기' 에는 최고인 책이다.
정말 간만에 좋은 유튜브 채널을 알게 되어 한동안 심심하지 않을것 같다.
아 그나저나 언제 방콕 오리엔탈 호텔에서 차오프라야 강을 보며 '달과 6펜스' 를 음미해보나.
나카야마 미호가 죽은지도 벌써 수개월이 지났는데, 언제쯤이나 되야 방콕 오리엔탈 호텔에서 그녀의 격정 넘치던 그 열정적인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지.
괜실히 지도 들여다 보다 차오프라야 강 때문에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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