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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밥 먹기 싫어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22
이민혜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난 밥 먹기 싫어
날이 더워지니 밥맛도 없고... 뭐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없는 요즘...
딸아이도 이 썩기 딱 좋은 아이스크림이나 슬러시만 찾고 도통
밥은 잘 먹으려 들지 않습니다...
은근 입맛이 촌스러워 걍 대충 밥상을 차려줘도 고맙게 먹는 녀석인데
거참^^; 간간히 밥 안먹는다고 할 때면 걱정도 되고 은근 화도 납니다...
부엌울렁증을 참아가며 나름 열심히 먹일려고 버벅대며 밥상을 차렸더니
몇 숟갈 깨작깨작 대다가 배가 아프다는 둥, 졸립다는 둥, 아까 뭘 먹어서
지금은 먹기 싫다는 둥...
이런저런 핑계를 댈때면 "너 앞으로 밥 차려주나 봐라~" 소리가 절로 나온다는...

* 책 제목 : 난 밥 먹기 싫어
* 글.그림 : 이민혜 * 출판사 : 시공주니어
엄마 몰래(?) 연신 사탕을 맛있게 빨고 있는 아이에게 엄마가 밥 먹으라고
소리를 칩니다...
하지만 군것질이 더 좋은 아이는 이내 못들 척 엄마 말을 무시...
(꼭 우리 집을 보는 듯...)
결국 엄마에게 어쩔 수 없이 끌려나와 밥상 앞에 앉은 아이는 무섭게 노려
보는 밥통의 공격을 받고 이번엔 결코 지지 않을거라며 평소 좋아하는
군것질거리로 공격을 개시... 밥이랑 채소를 먹으라는 밥통을 이기고
마음껏 군것질거리로 배를 채웁니다...(정말 이럴 때 엄마들은 어이상실^^;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소리를 안지를 수가 없죠. ㅎㅎㅎ)
자기가 먹고 싶은 걸 마구 먹고 비대해진 몸...
결국 자신이 밥통을 공격했던 지렁이들이 배를 뚫고 나오는 자못 무섭기까지한
상황이 발생하고 그게 꿈으로 끝나긴 하지만 아이는 여전히 밥은 먹기 싫고
군것질거리에 미련이 남는 걸로 이야기는 끝납니다...
하지만...........
이 그림책을 읽은 아이와 엄마의 이야기는 절대 끝나지 않죠...
왜 이 아이는 밥을 먹기 싫어하는 지... 밥을 안먹고 군것질만 하면
결국 어떻게 되는 지를 엄마는 은연중에 아이에게 일러주고...
아이는 이 그림책에 나온 열린 결말처럼 그래도....... 밥은 먹기 싫고
다른 음식이 땡긴다며 반박을 할 수 있죠...
아니면 엄마 말에 수긍을 하고 며칠 간은 밥을 잘 먹을 지도. ㅎㅎㅎ
재미난 그림(밥을 먹기 싫어 입을 수건으로 막은 아이의 모습)과 여러가지
자잘한 그림 속 내용들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그림책...
우리 아이는 이 그림책을 읽는 내내 연신 깔깔 웃으며 잼나했습니다.
* 책 놀이
마침 시원이 단짝 친구이면서 뭐든 지 골고루 잘 먹는 승희가 놀러와 시원이랑
그림책을 같이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래서 둘이 한 번 소리내어 읽어보라고 했더니 수줍음 많은 승희는 시원이가
읽으면 옆에서 들을거라며 이번에도 슬며시 그림책을 시원이 앞으로 밀어놓습니다.
"승희야~ 너도 읽어 봐..."
"싫어... 니가 읽어..." 무척이나 쑥스러워하는 승희...
"으응.... 니가 읽어보라니깐..."
"싫다고... 니가 읽으라니깐......"
당췌 그림책을 서로 밀기만해서 엄마의 중재로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시원이가 읽게
되었습니다...
시원이가 옹알옹알 버벅대며 읽는 옆에서 연신 깔깔 웃어주며 잼나게 들어준
승희랑 서로서로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음식 이야기도 하고 언제 밥을 먹기
싫은 지도 이야기해봤습니다...
"난 재미난 TV보고 있을 때 엄마가 밥 먹으라고 하면 분위기를 망쳐서
밥 먹기가 싫고... 식당가서 보미랑 시우랑 채원이랑 놀 때도 밥 먹으라고 하면
싫더라..." 하고 시원이가 포문을 여니...
"나도 나도... 저번에 식당 놀이방에서 장난감 가지고 노는데 엄마가 밥을 먹으라고
해서 내가 안먹는다고 했는데 계속 먹으라고 해서 내가 안먹는다고!!! 하면서 소리를
질렀어..." 하며 승희도 맞장구를 칩니다...
그래서 아이들 이야기를 다 듣고 그럼 왜 자꾸 밥을 안먹는다고 하는데도 엄마들은
밥을 먹으라고 할까?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두 녀석다 "키 크라고요... 밥을 안 먹으면 아프니까요..." 하며 대답은
또 기가 막히게 엄마 맘을 헤아려 잘하더군요. ㅎㅎㅎ (알면 좀 먹어주지...)

마침 학교 숙제로 독서록을 작성해가야 해서 시원이랑 승희 둘 다 독서록에
동그란 접시로 밴다이어그램을 그려주고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 그리고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한 음식을 적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승희는 응가가 마렵다고 화장실로 직행.......
승희가 시원하게 볼 일을 보는 동안 시원이만 후다닥 밴다이어그램을 작성했네요...
그나마 다행인 건 싫어하는 음식보다 좋아하는 음식과 그 중간쯤인 음식을 많이
적었다는 거... ㅎㅎㅎ
앞으로도 골고루 편식하지 않고 먹길 바란다는 엄마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긴 했는데
과연 얼마나 오래갈 지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긴........ 엄마도 고칠 점은 있네요...
부엌이 무섭고 싫고... 음식 만드는 걸 귀찮아 하는 태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