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서사원 일본 소설 3
이즈미 유타카 지음, 이은미 옮김 / 서사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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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요코하마(横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이시다 아유미의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라는 노래로 유명한 도시. 수도인 도쿄 인근의 항구도시여서 우리나라로 치면 인천과도 같은 도시.

이즈미 유카타의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라는 소설을 읽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요코하마라는 도시에 대한 친숙함과 호기심이었다.

<불편한 편의점>의 성공 이후 유사한 소설들이 많이 출간되었는데,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도 지붕에 등나무(?)를 얹고 있는 2층 벽돌로 된 코인 세탁소의 전경과 그 뒤로 푸른 바다와 하늘이 펼쳐진 요코하마 항구의 모습이 수채화로 그려진 표지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 소설은 한 마디로 상처 입은 사람들이 치유받는 이야기이다. 

코인 세탁소는 옷만 세탁하는 곳이 아니라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까지 말끔히 세탁해 주는 곳이다. 

오랫동안 요양원에서 근무하다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를 운영하게 된 마나와 지난 3년 간 악덕 부동산 회사에서 영혼까지 털린 주인공 아카네, 정년 퇴직 후 갑작스런 아내의 죽음으로 평생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가사일을 하게 된 슌조, 서른다섯살의 이혼남인 직장인 오쓰카와 대학생 켄고 등 이런 저런 이유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건조기에서 꺼낸지 얼마 안 돼 뽀송하고 부드러운 빨래처럼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보통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큰 차이가 없고, 저마다 살기 위해 바둥거리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 아닌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를 읽으며 뉴스 보기가 겁이 날 정도로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음에 잔물결을 일게하는 이런 소설을 읽는 것도 현실을 견딜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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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타이완 This Is Taiwan - 타이베이 타이중 까오숑 타이난 컨띵 타이동, 2025~2026년 최신판 디스 이즈 여행 가이드북
신서희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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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여행'. 단 두 음절로 된 짧은 단어이지만 이 단어만큼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말이 있을까?

총각 시절에는 며칠의 시간적 여유만 있으면 혼자서 훌쩍 이곳저곳으로 여행을 다녔는데, 그 때 가장 많이 갔던 곳이 중국이었다. 의사소통이 안돼 답답하고, 바가지를 쓰는 경우도 많아 중국어를 배웠고, 그 핑계로 중국은 여러 번 갔었는데 한참 뒤에 일 때문에 가게 된 타이완(대만이 더 익숙한 건 나이 탓일까?)은 완전히 새로운 곳이었다.


일 때문에 간 것이라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일정에 쫓겨 방문지 근처의 유명한 곳에서 인증샷만 찍고 와서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야시장도 방문했었지만 그저 현지 직원이 사주는 것을 먹었을 뿐 천천히 구경하고 골라 먹는 재미는 느껴보질 못했다.

그러다 가족들과 함께 타이완 여행을 떠났었는데, 와이프가 중국인인 관계로 주로 중국 인터넷에서 정보를 구했더니 철저히 중국인 입장에서 구성한 것이어서 입맛에 맞는 음식도 별로 없고 때로는 아쉽게 지나친 곳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 여행서 전문 출판사인 테라 출판사에서 출간된 <디스 이즈 타이완>은 말 그대로 대만 여행 한 권으로 끝내기이다. 중국어를 전공한 여행 작가이자 교육청 장학사인 신서희 씨가 집필한 2025~2026년 최신판 <디스 이즈 타이완>은 철저히 여행객의 시선에서 타이베이, 타이중, 까오숑, 타이난, 컨띵, 타이동 등 대만의 주요 명소를 소개하고 있고, 여행 일정을 짜는 법과 현지에서 꼭 봐야 할 것, 먹어야 할 것 등을 자세히 알리고 있어 그저 이 책만 들고 가면 굳이 현지어에 능통한 가이드가 없어도 충분히 대만의 곳곳을 만끽할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다.

마침 환갑 기념으로 가족과 함께 대만으로 자유여행을 떠나는 직장 동료가 있어 이 책을 빌려 주었더니 난생 처음가 본 대만 여행이었지만, 이 책 덕분에 아주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었다는 평과 함께 펑리수 한 상자를 선물로 얻을 수 있었다. 

대만 여행을 기획하거나 아님 일 때문에 대만에 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디스 이즈 타이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네비게이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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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한자 어휘 - 한자에 약한 요즘 어른을 위한
권승호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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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아동 수당은 커녕 어린이집도 없고, 유치원도 별로 없던 시절.  7살 때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 한글을 떼고 처음 읽은 책이 만화 천자문이었다. TV도 흑백시절이고 어린이가 볼 만한 방송이 일요일 아침 말고는 별로 없어서 자연스레 독서에 빠지게 되었고, 집에 책이 별로 없어 말 그대로 책이 너덜거릴 정도로 만화 천자문을 반복적으로 읽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한자를 익히게 되었고 초등(국민)학교 입학 전에 익힌 천자문은 이후 국어, 한문 뿐만 아니라 여러 과목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국문과에 진학한 후 우리말과 우리 문학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우면 배울 수록 한자 실력의 중요성은 더욱 강해졌다. 한자를 모르면 고전 문학의 깊이 있는 독해도 어렵고, 한자를 모르면 우리말의 거의 70%를 차지하는 어휘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한자능력검정시험 3급 이상을 취득해야 했고, 그때 익힌 한자 실력은 이후 중국어를 배우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자에 약한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한자 어휘는 나보다 조금 어린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어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우리 때는 출석부도 한자였고, 신문도 국한문 혼용이었는데, 1980년대가 성인이 된 2000년대 이후는 거의 한글 전용 신문이 많고 이전 세대에 비해 한자를 많이 쓰지 않았기 때문에 한자 실력이 우리 세대보다는 약하기 때문이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상대방의 어이없는 어휘력과 문해력에 당황한 적이 몇 번 있었고, 영어 단어보다도 우리 단어를 모르는 모습에 솔직히 한심하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이 책이 이러한 어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 책에 수록된 112개에 달하는 필수 한자 어휘는 요즘 어른들의 언어 생활을 보다 풍부하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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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국가 카자흐스탄 - 디지털 노마드 시대, 선두주자의 꿈을 향해
손치근.조은정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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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스탄'으로 국명이 끝나는 나라는 여전히 먼 곳으로 인식되지만 개인적으로 30년 전 우리 학교로 유학온 대학 선배 때문에 구 소련에서 막 독립한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일제 강점기 <낙동강>을 쓴 유명 작가 조명희 선생의 외손주였던 그 형은 성이 김 씨고, 이름은 열 자가 넘었는데 당시 독립한지 겨우 2년 된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유학생이었다. 

지금은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어학과 교수를 한다고 하는 그 형은 내게 우즈베키스탄 말고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이 있다고 설명해 줬지만 솔직히 별로 와닿지 않았다.


벌써 30년이 흘러 이제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이는 운영을 할 수 없는 업종도 많고, 거리를 오가며 외국인을 보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정도가 되었다. 

자연스레 다문화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도 우리 산업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기도 하다.


<형제국가 카자흐스탄>은 일제 강점기 스탈린에 의해 강제 이주된 고려인이 많이 살고 있는 나라인 카자흐스탄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표지에는 한민족과 카자흐민족 사이에 존재하는 친연성을 따라 카자흐스탄으로 떠나보자라고 밝히고 있는데, 우리 한민족의 시원과 카자흐스탄과의 고고학, 알타이어족, 인류학, 역사적 연관성을 토대로 두 나라와의 관계를 조명하였다.

그리고 카자흐스탄의 여러 관광 자원과 도시의 특징 등을 설명하며 관광이나 비지니스 등의 이유로 카자흐스탄을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가이드 북 역할을 하고 있다.

전체 올컬러 사진을 수록하여 카자흐스탄의 아름다운 풍광을 생생히 볼 수 있고,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도 친절히 소개하고 있어 카자흐스탄 방문 때 이 책만 있으면 충분히 기본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카자흐스탄에 관심이 많거나 방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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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한정림 옮김 / 정은문고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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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 工巧)롭다'는 생각지 않았거나 뜻하지 않았던 사실이나 사건을 우연히 겪을 때 쓰는 말이다. 

살면서 공교롭다고 느낄만한 경험은 많지만, 특히 어제 2024년 12월 3일은 무척이나 공교로운 일이 발생했다. 

그것도 한 권의 책 때문이다.

1979년 격동의 시기에 우리나라에 일본어 강사로 부임한 일본인 요모타 이누히코가 자신이 경험한 10.26 사태로 인한 계엄령과 다음해 초에 일본으로 귀국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논픽션 형식의 소설로 쓴 <계엄>이 사무실에 도착한 것이 바로 어제였다. 

어린 시절 서울의 유명 대학교 바로 앞에 살아서 10.26으로 계엄령이 선포되었을 때, 집 앞 대학교 정문에 짚차와 완전 무장한 군인이 눈을 번뜩이며 사주경계를 하던 모습을 본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그 시기를 일본인은 어떤 시각에서 봤는지 궁금해 이 책을 선택했는데, 채 30페이지를 보기도 전에 TV에서 뉴스속보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발동이 보도되었다. 

처음에는 2024년에 계엄령 발동이라니 도저히 믿기지 않아 가짜뉴스라 여겼는데, 채널을 여기저기 돌려보니 사실이었다.

서슬퍼런 계엄사 포고령 1호가 발동되고, 국회의원들은 담장을 넘어 국회로 들어가고, 헬리콥터를 타고 온 계엄군은 완전 무장한 상태로 국회로 난입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중계되었다. 

소설 <계엄>속에 묘사된 45년 전의 일이 2024년에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역사는 반복적으로 순환된다고 하는데, 이런 비극적인 역사는 결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계엄>의 에필로그에서 주인공은 계엄령을 겪은 후 일본으로 귀국하며 "나는 수많은 질문을 가방에 넣은 채 서울을 떠났다. 1년 전에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 질문이었다. 국가란 무엇인가. 군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나 역시 비슷한 감정이다.

국제적인 망신과 국민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채 비상 계엄령은 158분만에 끝났지만, 피가 솟는 듯한 울분을 <계엄>을 탐독하며 달래려 한다.

이 책은 공교롭게도 요즘 읽기 딱! 좋은 소설이니 말이다.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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