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시루의 가을과 겨울 강아지 시루
아키쿠사 아이 지음, 전소미 옮김 / 생각의집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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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시루의 가을과 겨울>은 일본 작가인 아키쿠사 아이가 글을 쓰고 직접 그림까지 그린 그림책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자연적이지만 인공적인 색상의 채색이 아닌 일일이 공들여 색연필로 색칠한 그림에서 작가가 얼마나 공들여 그렸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아날로그적인 따뜻한 감정과 서정성이 그림 전체에 물씬 풍깁니다.




제목처럼 이 책은 강아지 시루와 친구인 생쥐군이 함께 돌아다니며 체험한 가을과 겨울의 풍경과 시루와 생쥐군이 목격한 여러 식물과 동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분명하지만 풍토가 다르니만큼 그 땅에 사는 동식물은 다소 다를 것입니다. 우리나라라면 해질녘 강가 자갈밭에서 수많은 박쥐떼가 하늘 저편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우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마지막 부분에 내용 속에 등장하는 동물과 식물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어 아이에게 가을과 겨울에 볼 수 있는 동식물을 소개하는 데 적합하고, 교육적으로도 좋습니다. 

비록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서 아이가 읽기에는 더욱 편한 것 같습니다. 한 장 한 장이 마치 예쁜 엽서와도 같은 따뜻한 그림에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단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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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무녀전 조선의 여탐정들
김이삭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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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지난 옛날에 참형당한 장수와 재상들의 성명을 종이에 써서 장대(木竿)에 걸어 놓고 두박신(豆朴神)이라고 호칭하므로, 동리마다 전해 가면서 서로 모방해서, 어리석은 백성들이 놀라며 의혹해서 제사를 지내는 데에 이르렀는데, 종이와 베(布)를 다투어 가면서 내어 놓기를 조금도 아끼지 않았다. (중략) 보정 등이 명령을 받들어 추핵(推覈)하여 양성(陽城)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만든 사람인 강유두(姜流豆)·박두언(朴豆彦)·최우(崔雨)를 잡았다.


-세종실록 72권, 세종 18년(1436년) 5월 10일 을해 1번째 기사


 



우리 역사상 가장 성군(聖君)으로 추앙받는 세종 시절. 태평성대를 구가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상은 많은 일이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에는 당시 일어났던 사건들이 자세히 기록되어 전해지는데 전 왕조인 고려조의 충신인 최영(崔瑩) 장군과 조선 건국의 기틀을 다졌지만 태종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한 정도전(鄭道傳) 등을 신(神)으로 섬긴 백성들이 붙잡혔지만 곧 그 유래가 오래되었음을 인정하고, 무당에 의지하는 것처럼 화(禍)를 피하고 복(福)을 빌려는 의도로 보아 죄를 감해 주었다고 합니다.


 


<감찰무녀전>은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신병에 걸린 척하여 궁에서 탈출했지만 신기 없는 것을 들키면 안 되는 전직 감찰궁녀 출신의 무녀 무산과 귀신을 보는 서자 설랑, 눈이 먼 판수 돌멩, 이렇게 세 사람이 펼치는 거대한 활극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현대 과학으로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는 무속(민속) 신앙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혼기가 찬 처녀가 시집을 가지 못하고 죽은 것이 한이 되어 주로 자기 또래의 혼기 찬 처녀를 괴롭히는 악귀인 손각시(처녀귀신)을 왕신으로 모시는 마을과 도성과 경기 지역에 널리 퍼진 두박신 신앙 등 당시의 생활상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 소설을 읽다보니 요즘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가 생각났습니다. 예전 드라마 <전설의 고향>이나 대학 시절 즐겨보았던 <이야기 속으로>나 <미스터리 극장 – 위험한 초대> 등 초자연적이고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다룬 프로도 연상되는 것이 귀신 이야기는 언제 봐도 재미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예전 대학시절 읽었던 최초의 소설 <금오신화>에 실린 다섯 편의 전기 소설이나 <설공찬전>, <장화홍련전> 등이 연상되는 <감찰무녀전>은 조상들이 즐겨 읽었던 전기(傳奇) 소설의 현대적 변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간혹 등장인물 간의 대화가 너무 현대적이라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작가가 얼마나 공들여 자료 조사를 했는지 내용 곳곳에 당시의 생활 풍습이나 무속 신앙이 생활에 어떻게 자리잡았었는지 자세히 묘사하고 있어 마치 현장을 직접 보는 듯한 착각마저 자아낼 정도입니다.


삐꺽대는 듯 하지만 기막힌 호흡을 이루는 세 인물의 모험극을 읽다보면 추리소설답게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감 있고, 재미와 교훈까지 줍니다. 이 소설 <감찰무녀전>의 영상화가 기대되며 지인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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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국어1등급으로 만들어주마 : 문학편 - 최신개정판 너를 OO1등급으로
김범준 지음 / 메리포핀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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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를 마치고 아르바이트로 학원 강사를 시작한지 벌써 27년이 흘렀습니다. 긴 세월 동안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늘 염두에 두었던 것이 어떻게 하면 좀더 쉽게 그리고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가 였습니다.


제가 강의를 시작한 것은 IMF 무렵이었고, 수능이 시작된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아직 체계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입시 제도는 수도 없이 바뀌었고, 물과 불 수능을 오가며 문제의 난이도에 따른 학생들의 희비도 여러 번 갈렸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전염병을 겪으며 학생들의 성적은 급강하를 했습니다. 아무리 책보다는 영상을, 글자보다는 화려한 화면을 접해온 디지털 세대라고 하지만 이전 세대에 비해 너무도 떨어진 문해력과 어휘력은 혀를 차는 것을 너머 안타깝기만 합니다.

또한 기본에 충실하기 보다는 그저 수많은 문제를 풀며 요령만 익히는 경우가 많아 작품이나 지문이 바뀌면 속수무책으로 찍기에 급급한 학생도 여러 번 봤습니다. 기초가 약한 공부는 말 그대로 사상누각에 그치지만 시간에 쫓기고, 학교에서도 굳이 가르쳐주지 않는 것을 하려는 학생은 더욱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특히 국어 1등급을 맞고 싶은 학생들에게 <너를 국어1등급으로 만들어주마>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이 책은 글쓴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공부법과 실제 기출문제를 토대로 문제 발문 및 선지를 꼼꼼히 분석하며 해법을 가르쳐주는 적용편, 그리고 점검을 통해 다시 한 번 중요한 점을 일깨우며 수능 및 모의고사 나아가 내신에서 문학을 공부하는 방법과 문제 푸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습서나 평가문제집만 풀던 학생이 보기에는 문제보다는 설명으로 가득 차 있어 생경할 수도 있지만, 소설책 읽듯 하나 하나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실력이 쌓임을 인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고등학교의 첫발을 내딛을 예비고1 학생부터 고3 수험생, 나아가 수능 성적이 신통치 않은 재수생까지 모두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강추합니다.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시중에 존재하는 문학 공부책을 20권 이상 봤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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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보게 하소서
노을진 지음 / 좋은땅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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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보다 조금 어린 같은 또래의 유명 배우가 세상을 떠났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담담히 자신의 심정을 기자들에게 밝히던 그가 예쁜 아내와 사랑스러운 두 아들을 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솔직히 그가 내가 가장 좋아하던 배우라고는 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그가 출연한 작품 중 재미있게 본 작품도 많고, 어떤 배역을 맡던 찰떡같이 소화해내던 배우였기 때문에 대중에게 많은 인기를 얻은 스타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그가 몇달 전부터 떠들썩했던 마약 사건에 연루되어 세 번이나 경찰에 소환되어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그때마다 포토라인에 서서 참담한 심경을 밝혀야만 했다. 전과 6범의 화류계 여성의 진술에만 의존한 경찰의 수사는 범죄 혐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고, 수사 관련 내용은 계속 유출되어 수많은 입구설에 오르내려야만 했다. 거기다 이른바 녹취록까지 공개되어 마약 혐의는 불륜으로 옮겨갔고 그는 아마 형언할 수 없는 모멸감에 시달렸을 것이다. 자극적인 소재를 찾는 언론의 이슈몰이와 돈 벌이에 혈안이 된 유튜버, 그리고 무능한 경찰이 한 가정의 가장이자 유명 스타인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사회적 살인을 당한 것이다.


그의 처지에 울분을 느끼고, 그의 죽음을 애도할 때 읽게된 노을진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빛을 보게 하소서> 중 <날카로운 입술>이란 시가 유독 마음에 와닿았다. 마치 그의 죽음을 예상이라도 한 듯 화자가 겪는 마음의 상처가 유명을 달리한 배우에 오버랩되어 그가 겪었을 심적인 고통과 마음의 상처가 느껴진다.


날카로운 입술


눈에 거슬리는

그의 모든 언행들이 나를 향해 휘몰아친다

마치 집어삼킬 듯한 격한 언행이 

온갖 날카로운 소리로

나의 귓속을 끝없이 울린다


마음처럼 쉽지 않은

불길 같은 소리가 나의 심장을 뛰게 하고

나의 뼛속에 사무쳐 있다

선택의 기로에 서서

사납고 억눌린 입술로 말이다


일그러진 얼굴로

그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나의 입술은

바람에 나부끼는 낙엽이 되고

점점 이성을 잃어가는

나의 영혼은 꺼져만 간다

- p. 42



만약 그의 생전에 이 시집을 전달할 기회가 있었다면 <수렁에서 나와야>라는 시를 추천해주고 싶다. 어려운 상징이나 함축이 없이 직설적인 언어로 화자는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격려로 용기를 주고 있다.


수렁에서 나와야


수렁에 빠져 있는 당신

그곳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가

제발 힘을 잃지 말아라

다 내가 마음먹기 달려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라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아니하여도

내가 내 스스로 일어나라

조금씩 걷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말아라

있는 힘을 다해 앞으로 나가라

그렇지 않으면 수렁에서

어쩌면 계속 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곳을 나와야 한다

- p. 78


노을진의 시집 <빛을 보게 하소서>는 표지에서 밝힌 것처럼 독자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고, 길을 안내하기 위한 76편의 시를 모았다. 어려운 상징이나 함축처럼 난해한 내용이 없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상적인 언어로 쓰여 있어 문학성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독자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시 모음임은 분명하다. 마음이 아파서 위로가 필요한 현대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집이다.

어제 유명을 달리한 배우 이선균씨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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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가수, 홍도가 온다 꿈꾸는 문학 14
김문주 지음, 강영지 그림 / 키다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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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의 주역인 K-POP이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에 사랑받은지 이미 오래가 되었다. 불가능이라고 여겨졌던 빌로드 차트를 우리 노래가 석권하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뉴스거리가 아니다. 우리 가수와 노래에 매료된 외국 K-POP 팬들이 한국에 오고 싶어하고 또 실제 방문으로 이어져 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90여 년 전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지금과 같은 전세계적인 인기는커녕 일제의 억압으로 우리 말과 노래도 제대로 부르지 못한 실정이었다. 음반을 취입하려면 일본에 가야했고, 몇 안되는 가수 특히 여성 가수들은 일본인의 시중을 들거나 첩이 되어야만 했다. 궁중의 약방이나 상방(尙房) 등에 소속되어서 약을 달이거나 바느질하는 일을 하다가, 궁중의 연향(宴饗)이 있을 때에는 노래나 춤을 추던 관기(官妓)들은 국권을 상실한 이후 기생조합인 권번을 만들어 후학들에게 시문(詩文음곡(音曲습자(習字가무(歌舞예의(禮儀)를 가르쳐 명맥을 이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홍도는 장터에서 노래를 부르며 생계를 꾸린 아버지가 부자 잔치가 갔다가 주검이 되어 돌아온 후,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달성 권번을 찾아간다. 초등학교 4학년 나이인 11살에 고아가 된 홍도는 스스로 기생이 되기를 원하지만, 아버지와 인연으로 홍도를 받아들인 행수 향화는 기생보다는 다른 길이 좋겠다고 권한다.

독립운동가의 장례를 치러졌던 이유로 붙잡힌 향화가 우여곡절 끝에 감옥에서 죽고 홍도는 조선의 이름난 가수로 성장하는데,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1930년대 말부터 해방까지의 우리나라의 상황과 그리고 당시 유행했던 판소리 <춘향가>와 홍도가 향화를 생각하여 만든 <향화에게>라는 노래 등 1930년대 우리 조상들이 즐긴 노래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조선의 가수, 홍도가 온다>는 역사책에서는 다루지 않았을 일제 강점기 기생과 가수 등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 초등학생들에게 교육용으로 적합한 소설이므로, 초등학교 4학년인 우리 딸에게도 강력히 추천한 소설이다.

 

일본인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거, 너무 힘들었어요. 노래 부르는 게 즐겁지 않았어요. 제 노래를, 일본 관리들 앞에서 부르기 싫었어요. <중략>
저는 제 노래를 조선 사람들을 위해 부르고 싶어요. 그게 제가 불러야 할 진짜 노래잖아요.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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