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 SF 앤솔러지
고호관 외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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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 의심을 존중해. 의심해본 적 없는 믿음은 믿음이 아니라 세뇌거든." ( 미소 , 문이소) - P113

끝없이 이어진 하얀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쇼윈도 안으로 들어갔다. 에그 뒷면의 벌어진 틈은 내 가슴 높이에서 물결무늬를 그리고 있었다. 그 완만한곡선을,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단단하고 견고하면서도 자칫부서질 것 같은 감촉이었다. 안에서 온기가 새어 나왔다. 벌어진 틈 사이로 손을 넣어보았다. 살아 있는 짐승의 내장처럼따뜻하고 말캉했다. 반은 생물이라던 담당자의 말이 떠올랐다. 괜찮아, 아프게 하지 않을게. 에그에게 속삭이며 머리를넣었다. 에그 안은 어두운 분홍빛으로 빛났다.
어서 와.
에그가 내게 말했다. 나는 에그 안으로 가슴을, 허리를, 마침내 다리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옆으로 누웠다.
접힌 다리를 두 팔로 끌어안았다.
에그 안은, 완벽했다. (에그, 남유하)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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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리커버)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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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영감을 주는 비욘, 감사합니다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한 어머니가 가신 곳은 따뜻하고 푸근한 부처님 품일테니 지혜롭고 자애로운 깨달은분들 곁일테니 이제 죄책감을 좀 내려 놓을게요 ㅜㅜ
그냥 좋은 추억들로 그리운 마음을 채워 가 볼게요
고마워요 비욘

토마스 산체스의 그림도 정말 다시 찾아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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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리커버)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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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하더라도 충동을 잘 조절할 만큼 마음을 연마한 사람, 또는 어떤 충동을 따르고 어떤 충동을 내려놓을지 선별할 수 있는 사람을 보면 무척 흐뭇합니다.
부처님은 그런 이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기 행동과 말에 책임지는 사람, 진실을고수하고 규칙을 존중하는 사람, 다른 사람을 일부러 해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은 열대의 밤하늘에 뜬 보름달처럼 구름 뒤에서 서서히 나타나온 세상을 환히 비춰준다." - P271

우리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살아가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그리고 내일은 그보다 더 많이. 인생은 짧습니다. 우리가그 점을 진정으로 이해할 때, 우리가 그 사실을 마음으로깨달을 때, 상대를 내 뜻대로 휘두르려고 하지 않을 때,
지금 누리는 것들을 당연히 여기지 않을 때, 우리의 삶은지금과 달라질 것입니다. - P272

‘지금 제게 정말로, 진실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제 상황에선 이 질문이 특별히 더 절박하게 다가옵니다.
제일 먼저, 남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 덜 중요해졌습니다. 예전에는 그러고 싶지 않을 때조차 저도 모르게 늘그것부터 챙기곤 했지요.

반면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너무도 중요해졌습니다. 대다수 사람이 저와 같기 때문입니다. 다른이들이 자신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있는지를 잘 모르지요.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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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티코, 기적이 일어날여지를 꼭 남겨두세요."
그 순간 제가 꼭 들어야 하는 말이었습니다. 제가 잊고 있었던 진실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스님의 말이 옳았습니다. 실제로 저는 모든 걸 통제하려 들고 있었습니다.
그럴수록 삶은 외롭고 고달프며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법인데 말이지요. 삶을 좀 더 믿고 맡겨야 했습니다. 삶에서 가장 좋았던 일들은 거의 대부분이 제 계획이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을 지시하고예측하려 들수록 즐거움은 사라지고 더 괴로워집니다.
긴장할수록 지성의 일부가 사그라질 뿐이지요. - P175

사람들이 떠올리기만 해도 수치심을 느끼는 일들, 다른 사람들이 행여나 알까 두려운 일들은 모두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도 저지른 짓입니다. 진정 무거운 짐이지요. 그 짐을 끌고 다니는 일상은 지난하고 괴롭습니다. 그 대신 이 삶의 여정에서 어두운 과거가 너무 많지않다면, 품위를 저버렸던 고통스러운 기억이 너무 많지않다면 어떨지 한번 상상해봅시다.
그것이 자기 이득을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이지 않는 것의 가치입니다. 자기 목적을 이루고자 다른 사람을 해하지 않고, 자기 마음과 몸이 당장 편하겠다고 진실을 회피하고 굽히고 왜곡하지 않는 것의 가치입니다.
그런 행동들은 평범하고 인간적인 것이지요. 저지르기 무척 쉬운 잘못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우리의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기 시작한다면 아름다운 일이 일어납니다. 내 어깨 위에 얹힌 무게가 줄어들게 되지요.
결국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그렇게 사는 것입니다.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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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리커버)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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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이 자신과 맞지 않는 다른 존재를 성가시다고여깁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지요. 하지만 누군가를 미워하고 불편하게 여길 때 우리는 엄청난 기운을 소모하게 됩니다. 우리의 힘이 줄줄 흘러나갈 구멍이생기는 것이나 다름없지요. 다행히도 그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누군가와 좀 더 편하게 지내고 싶고, 그 사람이 자기입맛에 맞게 행동했으면 한다면 기실방법은 딱 한 가지뿐이지요. 그들을 그 모습 그대로 좋아하는 겁니다. - P93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속으로 세번만 반복하세요. 어떤 언어로든 진심으로 세 번만 되뇐다면, 여러분의 근심은 여름날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스님의 손바닥 안에 있었지요.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다들 숨죽이고 스님의 다음 말을 기다렸지요. 스님은 몸을 살짝 내밀더니 극적인 효과를 내려고한 번 더 뜸을 들인 뒤 입을 열었습니다.
"자, 다들 그 주문이 뭔지 궁금하시죠?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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